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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점심 때도 카톡에 바쁜 운용사 오너 CEO

이명재 기자

'한국형 헤지펀드'의 선두주자인 브레인자산운용의 박건영 대표와 며칠 전 점심을 했는데, 식사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들고 열심히 문자를 날리는 모습이 종종 '포착'됐다.

시장이 열린 때인지라 외부인들과의 약속 시간이지만 실시간으로 매니저들과 메신저를 주고 받으며 상황을 점검한 것.

박건영 대표는 "식사 중이거나 손님을 만나는 등 전화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카카오톡을 이용해 매니저들에게 지시하고 이야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설립 이후 한동안 대표이사와 운용부문 총괄(CIO)직을 겸임해왔던 박 대표는 지난 6월 새 CIO를 영입하고 큰 그림을 그리며 경영 전반을 총괄한다는 계획이었다. 회사도 자문사에서 운용사로 한단계 도약한 터였다. 그러나 신임 CIO가 3개월만에 회사를 뜨면서 경영에만 집중하는 시기는 오래갈 수 없었다. 원점으로 회귀해 경영과 운용을 직접 챙기기 시작한 지 어느덧 반년이 다가고 있다.

CIO를 다시 선정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그는 "우리는 주식 운용에 능한 사람을 원하는데 고르기가 여간 쉽지 않고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CIO 영입에 대해 '산과 들판'으로 비유를 들며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CIO는 전장의 지휘관과 같다. 들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데 병사들을 데리고 산으로 향하면 안되고, 산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을 때 사람들을 산으로 모을 수 있게 하는 역량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운용 노하우가 훌륭해야하고 또 운용사중 몇 안되는 오너 CEO인 자기와 '마음'까지 맞아야 믿고 CIO를 맡길 수 있는데,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고백도 얼핏 들렸다. 그래서 우선 본인이 하는 데 까진 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처럼 '사람'을 귀히 여기는 박 대표는 직접 매니저 관리와 교육을 챙기고 있다. 궁극적으로 사내 매니저들을 잘 키워내서 CIO까지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브레인자산운용은 전체 44명의 직원 중에서 19명이 리서치와 주식운용을 담당하고 있는데 특히 금융과 IT 업종에 각각 4명의 매니저가 전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융 부문을 1명의 연구원이 담당하는 것에 비하면 꽤 비중이 높은 편이다.

박 대표는 "이번에 들어온 신입사원 2명을 금융 부문 보조 애널리스트(RA)로 배치했고, 인원이 빠질 것을 대비해 넉넉히 뽑았는데 잘 교육받고 있다"며 웃었다. 인원 감축이 유행인 올겨울, 브레인 같은 회사가 있어 그나마 추위가 덜한 게 아닌지.

한편 국내 주식을 대상으로 한 롱숏전략의 헤지펀드로 성공을 거둔 브레인자산운용은 내년에 해외 자산 일부를 편입하는 상품을 검토 중이다.

박 대표는 "현재 애널리스트들한테 해외기업에 대한 정보를 그 나라 국민 수준으로 숙지하도록 지시했다"며 "해외자산 관련 스터디와 함께 법률적인 문제 파악 등 기초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기가 더해지고 있는 헤지펀드 시장에서 경쟁자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가운데 내년에는 브레인운용이 어떤 새로운 전략과 고객과의 소통으로 선두 자리를 유지해나갈 지 기대된다. 더불어 헤지펀드와 액티브펀드, 인덱스펀드 등 투자기법이 완전히 다른 펀드들을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가며 홀로 진두지휘해 나갈 박건영 대표가 혹시 건강이라도 해치는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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