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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동양사태 전쟁중인 금감원, 야전지휘관은 ‘휴가중’

권순우 기자

4만여 투자자의 피해를 낳은 ‘동양사태’ 관련 감독업무를 금융감독원에서 진두지휘 하는 야전 사령관은 김건섭 금융투자담당 부원장입니다.

그런데 금감원이 지난 26일 동양사태 관련 간부들이 총출동한 ‘동양그룹 사태 발생 이후 대응 현황’에 대해 중간 발표 현장에 김 부원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김 부원장은 ‘휴가중’입니다. 정확히는 현재 사표를 제출하고 출근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감사원의 동양사태 감사가 끝낼 때까지 사표를 수리하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사실상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보입니다.
간담회에서는 김 부원장의 사표를 두고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상급자의 인사 문제이기 때문에 담당 임원들은 난색을 표했고 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갈등이 있기도 했습니다. 김 부원장의 사표 제출 사유를 두고 이동엽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일신상의 사유”라고 답했습니다.
전쟁 중에는 장수를 내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며칠 전까지 업무를 진두지휘하던 사령관이 개인의 문제, ‘일신상의 사유’로 사퇴를 했다는 답은 궁색합니다.
금융당국 내부에서조차 뒷말이 무성합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개각과 관련한 전망이 나오면서 동양 사태에 대한 ‘희생양’이 필요했고 최수현 금감원장을 대신해 담당 부원장을 꼬리자르기 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퇴 할 때 하더라도 사태를 마무리하고 가는 것이 본인에게나 금융당국에게나 좋은 모양새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양 사태 수습보다 ‘희생양’을 요구하는 외풍이 금융감독원에게는 더 시급한 모양입니다.
“금융감독원은 맷집이 있어야 한다”
지난달 금융감독자문위원회에 참석한 교수의 말입니다. 이 교수는 “금융시장이 잘 운영되는 평상시에는 금융감독원이 하는 일이 드러나지 않고 반대로 사고가 나면 모든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동양사태 관련 감사원의 금감원 감사에 대해서는 쓴소리도 던졌습니다. “정책에는 시대적 상황과 맥락이 있는데 정책 감사를 명분으로 한달만에 전문가들의 판단을 제재한다면 유연한 금융감독을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 말에 여러 금감원 직원들은 깊이 공감하면서도 누구도 겉으로 표현하지 못했다는 후문입니다. 정도(正道)를 알면서도 정치권, 감사원 등 외풍에 휘둘릴 수 밖에 없는 본인들의 처지를 잘 알기 때문일 겁니다.
김건섭 부원장의 카카오톡 프로필에는 “인격은 정교한 그릇과도 같다. 좋은 그릇을 얻으려면 평생이 걸리지만 깨지는데는 5초면 된다”는 워렌버핏의 말이 적혀 있습니다.

IMF, 카드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평생을 금융감독과 함께 보내다가 가장 긴박한 상황에 뜻하지 않은 휴가를 보내고 있는 김 부원장이 말하고 싶어하는 ‘그릇’은 무엇일까요?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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