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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돋보기] 삼성전자 '재채기'만 했는데…계열사들은 '독감'

이지원

스마트폰 시장 포화로 삼성전자의 이익이 주춤한 가운데 삼성전기와 삼성SDI 등 계열사들도 줄줄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놨다.

그만큼 삼성의 전자 계열사들이 삼성전자, 특히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심하기 때문인데 전자 계열사들이 '갤럭시' 의존도 줄이기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늘 삼성전기는 지난해 4분기 3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고 발표했다.

4분기 매출은 1년전 같은 기간보다 18% 줄어든 1조 7,101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어닝 쇼크'다.

당초 증권가에선 삼성전기가 4분기에 300억원 수준의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치도 기존 추정치에 비해 60% 가량 낮아진 수준이었는데, 실제 영업이익은 이렇게 낮아진 기대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기는 '갤럭시' 스마트폰 판매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기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 노트 시리즈 등 고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 등을 납품하며 '갤럭시 효과'를 톡톡히 누려왔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고가 스마트폰 판매가 둔화되면서 실적이 눈에 띄게 악화된 것이다.

기판과 칩 부품, 카메라 모듈 등 전 사업부문의 매출이 감소했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수요 정체가 지속되고 하반기 주요 거래선의 재고 조정 심화와 원화절상 영향 등이 더해져 경영지표들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효과'가 약화되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은 건 삼성전기 뿐 만이 아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의 실적 역시 줄줄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배터리 등을 납품하고 있는 삼성SDI 역시 지난해 4분기 5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삼성전기와 마찬가지로 삼성SDI도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부문인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는 4분기 영업이익이 1년전 기간에 비해 1/10 수준으로 떨어진 1100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전기와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의 급격한 실적 악화 원인이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사업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는 사업 구조에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고가 스마트폰이 불티나게 팔릴 때는 이득을 봤지만, 삼성전자가 고가 스마트폰 비중을 줄이고 중저가 스마트폰 생산을 확대하자 수익 하락이라는 부메랑을 맞은 것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중저가폰 판매 확대 전략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실적이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계 기준으로 삼성그룹이 지난해 거둔 이익의 93%가 삼성전자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지난 4분기 8조원대에 달하는 이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위기설이 대두되는 이유는 삼성전자의 실적 둔화가 단순히 전자에 머물지 않고 이처럼 삼성의 전자 계열사, 더 나아가 그룹 전체의 실적 악화로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재채기만 해도 계열사들은 독감 걸리듯 쇼크 상태에 빠진다.

거래선을 다변화하는 등 삼성전자로 지나치게 편중된 사업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삼성전자발 나비효과에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지원 기자 (easywo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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