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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시티, 삶의 속도 아닌 방향"

MTN 감성인터뷰 [더리더] 손대현 한국 슬로시티 본부 이사장
대담= 최남수 보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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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쟁, 쏟아지는 정보, 그리고 바쁜 발걸음, 현대 사회를 표현하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여유를 잃지 않는 것이 균형 잡힌 삶을 살아가는 방법 아닌가 싶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의 주간 대담프로그램 ‘더 리더’는 자연 속 여유 있는 삶을 통해서 느림의 가치를 전파하는 분이 계셔서 모셨습니다. 한국 슬로시티 본부 손대현 이사장님과 함께 합니다.

[대담: 최남수 머니투데이방송 보도본부장]

‘유용한 불편함’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슬로시티 제 1의 목적은 삶의 질 추구”
“느림은 속도가 아닌 삶의 방향 문제”
“슬로시티 전 세계 181개, 우리나라 10곳”

Q.슬로시티, 어떤 곳인지 설명 좀 해주시죠.

A.문자 그대로 슬로 시티는 슬로, ‘느림’과 시티, ‘공동체’를 뜻합니다. 느림은 속도가 빠르고 느림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관한 의미이며 또, 생명과 인간관계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공동체가 붕괴됐습니다. 그래서 이 공동체를 회복하자는 이야기는 행복 운동과 맞닿아 있습니다.

Q.전 세계적으로 슬로시티 운동이 확대되고 있는데, 배경을 짚어 주신다면요?

A. 서구의 산업 혁명이 1760년에 일어났는데 한국은 1960년에 산업화가 시작되어서 50년 동안 산업화, 자본주의에 치여 살다보니 우리의 삶의 정체성, ‘왜 사느냐’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슬로시티 운동은 1999년 10월에 이탈리아에 그레베 인 키안티(Greve in Chianti)라고 하는 도시의 시장이 창안해 냈고 지금까지 왔습니다. 맥도널드 햄버거가 로마 광장에, 스페인 광장에 침투했을 때 온몸을 던져서 막았는데 그 운동이 라돌체비타라고 해서 ‘우리의 달콤한 인생을 방해받지 않겠다’는 운동으로 시작된 겁니다. 이것이 오늘 날 슬로 시티 운동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죠.



Q. 한국 슬로시티는 언제 시작됐고 우리나라 슬로 시티 현황은 어떤지요?

A 한국 슬로시티는 2007년도 12월에 도입되어서 현재 10곳의 슬로시티가 있고요. 슬로 시티는 시장 군수가 가입된 시군 단위가 있는가 하면 부산과 같은 광역시가 슬로시티 협력도시로 들어와 있기도 합니다. 기업도 4군데 정도 들어와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도 가입을 하겠다고 20여 군데가 줄을 서있습니다만 슬로시티는 신청해서 1년 반에서 2년이 되어야 승인이 납니다.

Q 슬로 시티의 평가 기준은 어떤가요?

A.평가 기준이 엄합니다. 대분류 7개, 소분류가 71개 있습니다. 각 항목마다 5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만 통과됩니다. 가입 절차가 좀 까다롭고요. 한국은 50년 동안 우리가 너무나 고도의 경제 성장을 했기 때문에 많은 후유증이 있습니다. 그래서 천천히 슬로 시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특히 한국은 슬로 시티 정신에 해당하는 옛 풍류도적인 정신이 있습니다. 사람과 예술과 자연이 한데 어울려서 신명나게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슬로 시티에는 자연 생태, 전통 문화도 있고, 슬로 푸드도 있으며 그 지역의 특산품과 공예품도 있습니다. 지역 사회 주민들의 삶의 태도, 소위 정직성, 슬로 시티를 받아들이는 진정성도 있어야 합니다.

Q.국제적으로는 슬로시티는 몇 개 정도가 있는지와 대표적인 도시도 소개해주시죠.

A전 세계적으로는 1999년도 10월에 시작된 슬로 시티 운동은 작년 11월을 기준으로 전 세계 28국 181개가 있는데요. 자꾸 생기기 때문에 자꾸 숫자가 바뀝니다. 이탈리아가 제일 많습니다. 80여 개가 되고요. 그 다음 독일이 13개로 많고 그 다음이 프랑스입니다. 영국은 8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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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우리나라에는 어떤 도시들이 있습니까?

A.각 도 마다 슬로 시티가 다 있습니다. 전남 완도, 담양, 경남 하동, 전북에는 전주시가 있고요. 경북 상주시, 청송군, 그리고 충청남도는 예산군, 강원도는 영월군, 충청북도는 제천시, 서울에 가까운 경기도에는 남양주시가 있습니다.

Q. 슬로 시티로 지정을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A.슬로 시티는 파급 효과가 있습니다. 국제 슬로시티 연맹 로고마크를 보면 달팽이가 있고 삶의 질을 추구하는 국제 슬로 시티 공동체라는 말이 적혀 있습니다. 삶의 질과 행복을 어떻게 추구하느냐가 중요한데요. 왜 사는지 왜 일하는지,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으면 ‘행복하려고 하는 것이다’고 답할 수 있겠죠. 그런데 경제는 성장하지만 행복 지수는 떨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에는 제비가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제비가 없는 것을 모르고 있어요. 또 꿀벌이 벌통으로 안 들어옵니다. 급격하게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죠. 이미 슬로 시티는 국제적으로 번져서 벌써 주변에 걷기운동, 자전거 타기 열풍이 불고 있지 않습니까. 전 세계적인 현상인데 우리가 이런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보장이 되지 않습니다. 슬로 시티가 되면 삶의 질을 높이는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

Q.슬로 시티라는 것은 국제기구에서 지정한 여러 기준을 통과한 도시들에 대해 지정을 하는 것인데 지정이 되면 달라지는 게 있나요?

A.세계화라고 하는 것은 획일화가 될 수 있는 겁니다. 사고의 획일화는 문화의 다양성을 깨는 것이고 파괴되는 것인데 슬로 시티가 가장 중요시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차별화입니다. 각 슬로 시티는 이탈리아, 독일의 슬로 시티와 달라야 합니다. 또 한국의 10개 슬로 시티는 다른 지역의 슬로 시티와 또 달라야 합니다. 이것이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는 것이죠. 국제 슬로 시티에 가입하게 되면 전 세계 네트워크망에 들어가기 때문에 국제적인 브랜드화가 될 수 있습니다.



Q. 국제적인 브랜드화라고 하면, 일종의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측면인가요?

A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고 인지되어 외국인들이 개인적으로 그 지역을 방문을 하기도 하고, 이때 그 지역의 각종 전문 뉴스들을 실시간으로 공유 하면서 정보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널리 알려지는 것이죠.

Q.우리나라 슬로 시티는 어떤 차별성 있는지 또 우리 슬로시티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수반되어야 하는지 말씀 해주시죠.

A.우리나라에 슬로 시티가 지금은 10개지만 12개 가운데 한곳은 탈락이 됐고 한곳은 1년간 자격정지가 됐습니다. 슬로 시티 지정 후 5년마다 평가를 합니다. 모니터링을 해서 재평가를 하는데 두 곳이 문제가 생겼습니다. 장흥과 신안입니다. 슬로 시티가 잘되는 곳은 장려해서 좋은 모델이 되도록 하고 잘못하는 곳은 차별을 두고 있습니다. 충청남도 예산군 같은 경우는 슬로 시티가 참 잘되고 있습니다. 민이 앞장서고 관이 뒤에서 후원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여기에 잘 부응하는 충남 예산이나 경상북도 청송군, 또 충청북도 제천시 같은 곳은 불과 1년 밖에 안됐지만 제대로 과정을 잘 밟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슬로 시티는 사람이 찾는 관광 목적도 있지만 그 지역 특색에 맞게 사람들에게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널리 알리는 것도 역할도 키워 나가야 할텐데요. 앞으로 슬로 시티의 역할, 어떻게 보시나요?

A.슬로 시티 제1의 목적이 삶의 질 추구입니다. 지역 사회 주민 스스로 행복해서 방문객들에게 환한 웃음을 보일 수 있는 진정성과 정직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유럽 같은 경우는 슬로 시티에 온 사람들이 9박 10일, 심지어는 몇 개월씩 있습니다. 손님들이 가족 관광이나 교육 목적으로 오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도 관광객들 많이 유치해서 수익을 올리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은 잘못된 방향입니다. 하지만 슬로 시티 도입 후 정착되기까지 시간이 꽤 소요되기 때문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해 나가고 있습니다.

Q.한국사회가 여러 가지 물질적 성과를 이뤘지만 바쁘고 복잡한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데 슬로 시티 운동을 이끌고 계신 입장에서 문화가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A.지난 50여 년 동안 무절제한 산업화로 인해 인간관계가 단절되어 버렸습니다. 돈이면 뭐든지 해결이 된다는 사고방식이 많이 자리 잡아서 기업의 CEO나 고위 행정직 있는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정신없이 바쁘다’는 것입니다. 그런 얘기는 마치 과적차량을 몰고 질주하는 것과 같은 겁니다. 이 운동은 무조건 빨리 가는 것을 느리게 가자는 것이 아닙니다. ‘빠름’과 ‘느림’의 조화를 맞추자는 겁니다. 삶의 양과 질,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를 맞추고 농촌과 도시의 조화를 맞추자는 운동입니다. 이를 통해 이상적인 도시와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국제적으로 모범이 되는 슬로 시티 한곳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A.슬로 시티의 발상지인 이탈리아의 그레베 인 키안티라고 하는 도시는 주요 사업이 포도 하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포도로 140 여 가지의 상품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관광객이 200만 명가량 옵니다. 낮에 손님들이 오면 양조장의 포도 맛이 좋다고 항상 낮에도 손님들에게 술을 권해요. 방문객들이 가면 우리 커피 들 듯이 포도주를 마시게 된단 말이죠. 낮에 조금은 취해 있는 사람도 있지만 방문객들과 함께 생활하고 어우러지면서 행복하게 잘 살더란 말입니다. 우리도 많은 것을 만들려고 하지 말고 각 지역 특산품 한 가지라도 잘 만들어서 세계적인 상품을 만들어내면 승부를 걸 수 있다고 봅니다.

Q. 한국 슬로시티 본부 이사장을 맡고 계신데 계기가 무엇인가요?

A.원래 한양대학교 관광학과 교수고요. 1968년도에 유학을 가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관광학을 공부를 했습니다. 관광의 궁극과 슬로시티의 궁극이 모두 결국 행복이더라고요. 행복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동참하게 됐습니다. 삶의 양에서 삶의 질로 가고 속도 위주에서 깊이와 품위를 가져야겠다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슬로 시티 운동이 삶의 혁명이라고 봐요. 슬로 시티를 통해 생명 운동을 다시 하지 않으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습니다. 최근 먹거리 문제가 아주 심각합니다. 이런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Q. 슬로 시티의 가치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활동들을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해 보이는데요. 어떤 계획 있으신지요?

A. 포털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중국어, 일본어, 영어, 한국어로 정보를 내보냅니다. 그 밖에도 지혜동인이라고 하는 국민운동인 슬로 시티 클럽이 있습니다. 현재 70명 정도 가입해서 슬로 라이프의 행동 강령 17가지를 실천하고 알리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자동차를 타지 않는 날로 정하고, 유용한 불편함을 즐기자는 내용과 같은 것들인데요. 세상이 너무 편리해지면서 결국은 생명과 멀어집니다. 현대인들이 너무 빠름과 편리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자동차가 많아진다거나 하는 도시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Q. 슬로 시티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지자체나 정부가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부분이 있다면요?

A.우리나라에서 슬로 시티 운동을 시작한지 5년이 좀 넘었지만 정착이 잘 안 됩니다. 민간이 주민협의를 내세워서 뒤에서 시군이 지원을 합니다. 그래서 주민협의체에서 소위 지도자의 발굴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Q.한국 슬로시티 본부의 앞으로의 활동 방향과 청사진을 제시해 주시죠.

A.전통적으로 공동체 문화는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국가입니다. 홍익인간이 공동체 문화죠. 하지만 지금은 공동체가 거의 붕괴된 상태라고 봅니다. 우리가 슬로 시티를 통해서 작은 지역 단위에서나마 슬로 시티 공동체를 만들고 있는데 다행스러운 것은 5명만 모이면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습니다. 공동체 문화를 만드는 하나의 바탕이 되는데 이를 통해 공동체 문화가 작은 지역 단위에서도 꽃피리라 봅니다.

Q.마지막으로 슬로 시티 운동과 관련해서 이렇게 살자 제언을 해 주시죠 .

A. 17가지의 새로운 생활양식을 만들어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슬로 라이프를 통해 운동도 되고 에너지도 절약하는 운동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시면 우리 모두가 넉넉하고 행복한 공동체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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