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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인피니티 Q50, '독일차 천하' 깰 수 있을까?

조정현 기자

수입차 시장은 독일차 천하다. 올 들어 2월까지 수입차 판매량 가운데 74%를 독일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일본차의 점유율은 10% 선에 그친다.

하지만 2000년대 중·후반만 해도 상황은 지금과 달랐다. 특히 2006년 국내에 상륙했던 인피니티의 G세단은 많게는 월 600여 대의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수입차 판매 1, 2위를 다투는 BMW의 520d와 폭스바겐의 월 판매량이 600~700대 수준이니 과거 인피니티의 인기가 얼마나 높았는 지 알 수 있다.


인피니티가 새로 선보인 스포츠 세단, Q50은 일본차의 부활을 목표로 하고 있다. Q로 시작하는 새로운 인피니티의 명명체계에 따른 주력 모델로, BMW 3시리즈와 벤츠C클래스, 아우디 A4 등을 라이벌로 삼고 있다.

워낙 경쟁자들이 쟁쟁하다 보니 초기 시장 안착이 관건이다. 한국닛산은 인기 몰이를 위해 최근 대대적인 미디어 시승회를 열었다.

시승차는 고급형에 해당하는 4,890만 원짜리 익스클루시브 트림. 차선이탈 경고 및 방지, 어라운드 뷰 모니터, 전방 추돌 경고 및 회피 등의 사양을 더 갖췄는데, 이런 호사스러운 기능들이 필요 없다면 4,350만 원의 프리미엄 트림으로도 충분하다.

우선 외관은 강렬하다. 인피니티 특유의 공격적인 외관은 여전하다. 역동성이 과거 G세단보다 한층 강화됐다. 넓은 전폭과 낮은 전고, 눈을 부릅뜬 헤드램프와 굵고 강인한 느낌의 보닛 주름 등은 스포츠 세단 디자인의 '좋은 예'라 꼽을 만 하다.

착석하면 우선 우수한 마감 품질이 인상적이다. 곳곳을 부드러운 가죽으로 감쌌고 심지어 눈에 띄지 않는 도어 포켓 안쪽조차도 촉감 좋은 천 재질로 감싸 감성 품질을 높였다. 대시보드가 굉장히 짧아 시야 확보에도 좋다.

14개의 스피커를 장착한 보스의 사운드 시스템은 동급 최고 수준으로 꼽을 만 하다. 중저음을 훌륭하게 구현해 낸다.


다만 내부 디자인은 다소 아쉽다. 강인한 외관과 우수한 내부 마감 품질에 비해 딱히 특별한 인상을 풍기지 못한다.

Q50의 2.2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170마력과 40.8kg·m의 최대토크를 구현한다. 경유 1리터에 15.1km를 갈 수 있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320d와 비교하면 최고출력은 낮고 최대토크는 높다. (320d 184마력, 38.8kg·m) 연비는 18.5km/ℓ인 320d에 못 미친다.

가속페달을 밟는 느낌은 묵직하다. 초반 가속 반응이 생각보다 즉각적이지 않다 보니 묵직한 느낌이 더하다. 경쾌한 초반 가속을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압권은 고속 주행이다. Q50에는 전면과 후면부에 무양력 디자인, 즉 차체를 뜨지 않도록 하는 ‘0 리프트’ 디자인이 적용됐다. 실제로 상당한 고속 주행에서도 차체가 도로에 붙어 있는 느낌을 받았다. 고속에서의 방향 전환에서도 자세를 빠르게 바로 잡았다. 낮은 전고 등 스포티한 디자인 덕분에 풍절음도 덜했다.

기어노브 뒤쪽에 자리잡고 있는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조작하면 때론 스포츠 등 여러 주행 모드를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버튼의 위치가 다소 뒤쪽이다 보니 팔을 구부려 넣어야 해서 조작감이 자연스럽진 않단 느낌이다.

Q50은 프론트 미드십이다. 엔진과 변속기가 앞 차축보다 다소 뒤쪽에 자리잡고 있다. 53대 47의 무게 배분을 구현해 날렵하고 정확한 핸들링이 가능하다. 후륜구동이지만 오버스티어 경향은 덜하다.

인피니티는 보스와 사운드 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다. 액티브 노이즈 콘트롤을 적용해 엔진 소음을 잡았다. 엔진음과 정 반대의 사운드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 잡음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그렇다고 사운드를 모조리 잡아버리면 스포티한 감성이 덜해진다. 그래서 인피니티는 액티브 사운드 크리에이터, 즉 인위적으로 스포티한 배기음을 생성하는 시스템을 장착시켰다. 이 인위적인 배기음은 스포츠 모드에서 2,500rpm 이상부터 강하게 구현된다.

결국 ‘고속 주행에선 디젤엔진의 소음이 저감되니, 중저속의 디젤 소음만 극복하자’는 생각으로 Q50을 택했다간 낭패다. 중저속에선 중저속 대로 디젤 특유의 소음이, 고속에선 고속대로 인위적인 배기음이 귓전을 울리니 취향에 따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시승 결과 Q50이 ‘독일 디젤차 천하’의 구도를 깨긴 아직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행감성이나 연비, 내부 디자인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강점이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설 자리 역시 충분해 보인다. 경쟁모델이 따라올 수 없는 강인한 인상의 외관에 더 우수한 내부 마감 재질, 4천만 원 초반 대의 가격, 경쟁모델보다 40mm 이상 더 넓은 실내 공간, 준수한 운동능력과 경제성을 두루 갖췄다. 트렁크 공간도 500리터로 동급 최대다. 동급의 프리미엄 모델에서 이런 조건들을 모두 갖춘 경우는 없다.

Q50의 월 판매 목표량은 200대 수준인데 이정도 목표 달성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독일 디젤 천하를 바꾸진 못하더라도 인피니티의 부활의 발판을 마련하긴 어렵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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