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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잔혹사'된 도쿄지점...연쇄사건의 교훈은?

신새롬 기자

국내은행의 도쿄지점이 연일 도마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불법 대출로부터 시작해, 우리은행, 기업은행에서도 불법.부당 대출이 횡행했다는 사실이 잇달아 드러났습니다. 금융당국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으로 뒷북 조사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관련자가 스스로 목숨을 저버렸습니다.

금융당국이 우리은행 전 지점장 자살 사건으로 일시 중단했던 도쿄지점 관련 조사를 재개했으니, 앞으로도 잊을만하면 도쿄지점 비리가 이슈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숱한 해외 지점 중 하나인 도쿄지점이 왜 이렇게 '말썽꾸러기'가 됐을까요.

그 배경을 두고서는 은행권 내에서도 평가와 해석이 엇갈립니다.

국내 시중은행에서 도쿄지점장을 지낸 한 관계자는 “도쿄지점 전체의 관행적인 문제가 아닌 개인의 도덕적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외환은행이나 신한은행 등 도쿄에 지점을 둔 모든 은행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고, 문제의 지점장들이 특정 브로커의 꼬임에 넘어간 개인 비리라는 게 그 분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속된말로 '잘 나간다'는 자리인 도쿄지점장의 '일탈'이 한 은행도 아니고 여러곳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다른 시각으로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은행별로 다른 통제 시스템이 우선적으로 거론됩니다. 신한은행과 외환, 하나은행에서는 비슷한 비리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봐서도 설득력이 충분합니다.

하나은행의 경우 도쿄지점에서 개인대출을 아예 취급하지 않습니다. 지점장의 재량인 전결권도 없습니다.
해외 영업점포의 지점장도 본점의 여신심사를 거치도록 해놨습니다.

신한은행은 지점이 아닌 법인 형태로 운영을 하기 때문에 감시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다고 합니다. 현지법인이기 때문에 감사부와 인사부가 별도로 운영되고, 일본 당국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합니다. 재일교포 지주가 큰 영향력이 행사하는 은행인만큼 일본 내 관련 정보도 다른 곳보다 충분하다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유추됩니다.

반면 외환은행은 하나.신한처럼 구조적인 감시 체계는 없지만 다행히도 도쿄지점 비리커넥션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도쿄지점의 비리가 확인된 국민.우리.기업은행은 시스템의 부실과 개인의 모럴 해저드가 화합.상승 작용을 일으켜 망신을 당한 케이스라 볼 수 있겠죠.

한편에서는 도쿄지점장의 전성시대가 저물면서 비리에 취약해졌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모 은행권 인사는 "과거에는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등 도쿄지점장 출신이 승승장구했지만, 최근에는 '말년'들이 부임하면서 한탕하고 떠나는 곳이라는 인식이 횡횡했다"고 전합니다.

각설하고, '도쿄지점=비리 온상'이 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흔한 말이지만 은행 내부의 뼈를 깎는 노력이 우선돼야 할 것입니다. 맞을 매는 맞아야 하고, 고칠 것은 고쳐야 합니다.

금융당국도 도쿄지점에 감춰진 문제를 속속들이 파해쳐 다시는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도쿄지점 '잔혹사'의 교훈은 바로 여기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신새롬(shinno@m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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