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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정수기 업체의 '때아닌' 특허 소송...왜?

방명호

정수기 업계 2위인 청호나이스가 1위인 코웨이에 100억 원대의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내용은 이렇다. 청호나이스는 1개의 증발기에서 얼음과 냉수를 동시에 얻는 냉온 정수시스템 특허 기술을 코웨이가 베꼈다는 것이다.

청호나이스는 지난 2006년 '이과수 얼음정수기'를 출시하며 국내 최초로 이 기술을 선보였고, 국내는 물론 중국과 미국 등에도 특허 등록까지 완료했다고도 밝혔다. 그만큼 이 기술이 중요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또, 코웨이가 지난 2012년 얼음정수기 '스스로 살균'을 출시하면서 이 기술을 베꼈고, 이에 따른 피해추정액 660억 원 중 우선 100억 원만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청호나이스의 주장대로 '청호 나이스'와 '코웨이' 얼음정수기의 냉온 정수시스템은 유사한 구조다.

다만, 코웨이 제품이 냉수탱크에서 물을 끌어 올려 정수탱크를 거쳐서 얼음과 냉수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일부 차이가 있다.

업계에서는 코웨이와 청호나이스의 '물의 전쟁'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업계 2위를 위협받고 있는 '청호나이스'의 위기감이 소송으로 이어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 2003 청호나이스는 얼음정수기를 국내에 처음 출시하고 상당한 효과를 누렸다. 냉온 정수기의 약점을 얼음정수기로 보완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2011년부터 얼음정수기의 인기가 늘자 코웨이를 비롯해 쿠쿠전자와 동양매직, LG전자 등이 잇따라 얼음정수기를 출시하면서 청호나이스의 입지가 좁아졌다.

실제 청호나이스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0년 252억 원에서 2011년 100억 원, 지난해 76억 원으로 줄었다.

정수기 관리 계정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79만 계정으로 1위인 코웨이의 587만 계정과 비교해 7분의 1수준 밖에 안된다.

여기에 홈쇼핑을 앞세운 쿠쿠전자와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동양매직이 1~2만원 대의 렌탈 가격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이 크게 늘리면서 2위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따라서 청호나이스가 1위인 코웨이를 추격하고, 기존 원조 '얼음정수기' 제조사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업계는 해석하기도 한다.

정수기 업체 간 소송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1년에는 코웨이가 동양매직을 상대로 디자인을 베꼈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진행 중이다.

정수기 시장 규모로 볼때 상당한 금액대의 이번 소송은 신규시장 창출이 힘든 상황에 처한 정수기업계의 고민을 드러내는 단면이기도 하다.

이동통신 시장처럼 남의 고객을 뺏어오지 못하면 성장하지 못하는 한계상황에 처한 것이라면 향후 정수기업계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신호탄일 수도 있어 보인다.

머니투데이방송 방명호(bangmh99@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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