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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노환규 회장 탄핵…의료계, 진흙탕 싸움 '점입가경'

임원식 기자

의료계의 집안 싸움이 결국 '갈 데까지 가버린' 모양이다. 임기 1년여를 남기고 현직 의협 회장이 탄핵을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지난 19일 임시총회를 열어 노환규 회장에 대한 불신임 안건을 올렸다. 이에 전체 대의원 242명 가운데 178명이 출석해 76.4%인 136명이 불신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의협 정관상 회장 불신임 가결 기준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다. 즉 대의원회가 노 회장 탄핵에 '성공'했다.

국가로 치면 국회에서 대통령을 탄핵한 셈인데 이는 의협 설립 10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 노 회장 탄핵은 '세대 갈등'이 불러온 참사

의료계 안팎에선 노 회장과 대의원회 간의 갈등이 이미 예견됐다고 한다. 당선 초부터 의료계 내 '신구 대결' 혹은 '세대 갈등'은 언젠가 불거질 문제였다는 것이다.

지난 2012년 3월 노 회장은 '의료계 개혁'을 공약으로 내걸며 젊은 의사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37번째 의협 회장에 뽑혔다.

당선 소감에서도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구호라며 "언젠가, 누군가 할 일이라면 지금 우리가 하자"며 의료계의 단결을 호소했다.

반면 대의원 상당수는 16개 시·도 의사회장 출신의 중견·원로 의사들이다. 아무래도 의사결정의 무게가 변화보다는 안정에 더 치우칠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 종신형인 대의원의 임기 또한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이에 노 회장이 들고 나온 카드가 대의원회 선출방식 개혁이다. 젊은 피 수혈로 대의원회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뜻에서다. 기득권을 쥔 대의원회에 일종의 도전장을 내민 셈이 됐다.

노 회장의 도전에 대의원들은 '당연히' 분노했고 '탄핵'으로 응수했다.

◇ 탄핵 무효 법정공방 등 '진흙탕 싸움' 심화될 듯

문제는 노 회장 탄핵으로 의료계 내 갈등이 일단락된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탄핵으로 예상되는 후폭풍은 한, 둘이 아니다.

일단 의협은 김경수 부회장을 회장 직무대행으로, 노 회장 탄핵에 따른 업무 공백 줄이기 분위기 쇄신에 들어갔다. 그러나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먼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정부와의 원격의료 시범사업 추진 논의에 의협이 제대로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의협을 이끌 새 수장을 뽑아야하는 것도 당면한 과제다. 정관상 60일 안에 새 회장을 뽑기 위한 보궐선거를 해야 하는데 이 또한 여의치가 않다.

탄핵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노 회장이 회장직 되찾기에 나서면서 급기야 의료계 집안 싸움은 법원으로 무대가 옮겨질 전망이다.

노 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의원회의 불신임 가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재신임을 묻는 온라인투표 참여 회원 1만6,376명 중 92.8%가 탄핵에 반대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세대 갈등'에서 빚어진 노 회장 측과 대의원회 사이의 대결은 다시 '노 회장의 반격'이라는 적나라한 속편으로 개봉될 모양이다.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온 국민이 비통에 빠진 있는 요즘, 권력다툼에 눈먼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의료계가 그저 안쓰러울 뿐이다.

머니투데이방송 임원식 기자 (novra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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