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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구글 신'의 등장…기대와 우려

이규창 기자


"구글이 신을 대체할 것인가? (Is Google Replacing God?)"

다소 자극적으로 들리는 이 화두는 수년전부터 미국에서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우스개소리에 불과했던 이 질문이 이제는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1998년에 설립된 구글은 정보를 검색하는 사람의 의도를 이해해 빠르고 정확한 결과를 보여주는 '검색 업체'로 등장했다. '똑똑한 검색'은 사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고 미국, 유럽 등 전세계 주요국에서 '인터넷'(internet)이라는 일반 명사를 '구글'(google)로 대체해왔다.

'빅데이터' 분석 기술까지 갖추게 된 구글은 더 많은 정보를 수집·분석할 수 있게 됐고, 이제 그 힘은 미래를 예측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질병·주식시장·선거결과도 예측…'검색'하지 않아도 추적 가능

2009년 네이처지에 구글이 보건당국보다 1주일 앞서 독감 유행을 예측해낸 사례가 소개됐고, 지난해에는 주식시장 예측 능력도 논문을 통해 입증됐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도 정확히 예상해냈다. 이 같은 예측은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구글 검색창에 입력하는 '검색어'를 분석한 결과다.


↑'구글 독감 트렌드'는 전세계의 독감 유행을 빠르게 예측해낸다.

누군가 검색창에 입력한 단어들 만으로 독감에 걸리거나 주식을 사고 팔거나, 심지어 대통령 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 분석해낼 수 있다는 뜻이다. 한 발 더 나아가 검색창에 아무 단어를 써넣지 않더라도 인터넷 사용 패턴만을 분석해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낼 수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꺼두면 '구글 신'의 눈을 피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를 심어둔 스마트폰은 물론 위성과 와이파이(WiFi), CCTV와 각 종 센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게다가 사물인터넷(IoT)으로 사람과 사물, 존재하는 모든 것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초연결사회'가 되면 구글은 말 그대로 세상 모든 것을 알게 된다.


월드컵 16강 100% 예측…'사물인터넷'으로 세상 모든 것 알 수 있어

구글은 최근 그 미래상을 살짝 맛 보여줬다. 브라질 월드컵 16강전에 진출한 팀들의 경기 결과를 예측해 미리 공개했는데, 놀랍게도 100%의 적중률을 보였다. 선수들의 데이터와 경기장에서의 운동량이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수집·분석되기에 가능한 일이다.


↑구글은 방송카메라와 유니폼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선수들의 움직임을 읽는다

전세계 축구 팬들을 놀라게 한 것은 물론 스포츠 전문 도박사들도 혼란에 빠졌다. 큰 판돈이 오가는 스포츠 도박에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그 결과를 예측해낸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관계자는 "불법 도박에 악용될 소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면서도 "분석의 영역이 된 주식시장처럼 스포츠경기도 분석이 가능하면 더 이상 도박이 아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지난해부터 뉴욕의 모든 택시들이 이동한 경로를 수집해왔다. 이동 경로를 통해 사람들에 대한 더 정확하고 많은 정보를 수집·분석하기 위해서다. 집과 직장을 알아내는 가장 단순한 단계-구글은 이미 '구글 나우'를 통해 당신이 알려주지 않은 집과 직장을 파악해내고 있다-부터 결혼 여부와 불륜, 심지어 그 상대가 누구인지도 예측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미래 예측'하는 구글, 미래 바꿀 수도…'빅 브러더' 넘어 '신'의 영역 도전?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 미래를 바꾸는 것 역시 가능하다. 구글의 다음 목표는 질병정보를 예측해서 한 해 10만명의 사망자를 줄이는 것이다. '인명은 재천'이라는 말이 '인명은 구글 손에'라고 바뀔 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구글의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는 사훈이 이런 미래까지 내다보고 만든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 본다.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주고 생명까지 구할 수 있는 힘을 악한 곳에 사용한다면, 우리는 '빅 브러더' 그 이상의 압도적인 공포를 마주하게 될 지 모른다.

↑구글은 브라질이 아르헨티나를 물리치고 월드컵에서 우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소식 하나는, 4강전에서 '독일 대 프랑스' 경기에서 구글의 예측이 빗나갔다는 것이다. 구글은 프랑스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독일이 이겼다. 반면 국가대표 축구선수였던 이영표 해설위원은 "알제리 전에서 많이 배운 독일이 전열을 정비해 프랑스를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결과는 적중했다.

구글을 이긴 이영표, 아직은 '구글 신'보다 사람이 더 믿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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