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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하오란, 무증도 아쉬운데 유증 폭탄이라니...

잉여금 1,700억원 넘는데 유증 결정, 주주들 분노
박승원 기자

중국원양자원 사태 이후 누그러진 차이나리스크가 재차 불거질 전망이다. 국내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인 차이나하오란의 유상증자가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


특히, 차이나하오란은 막대한 이익잉여금과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를 이유로 주주를 대상으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해 그 배경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차이나하오란, 현금자산 보다 적은 주주배정 유상증자 결정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차이나하오란은 전일 장 마감 후 시설자금 조달을 위해 183억4,000만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주식수는 1,400만주로 기존 주식수의 35%에 달한다.


차이나하오란의 유상증자 규모는 회사가 보유한 잉여금과 현금성 자산보다 적다.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차이나하오란의 잉여금은 1,732억6,700만원으로 이번 유상증자 규모의 9배가 넘는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 역시 301억6,700만원에 달해 유상증자 규모보다 많다. 즉, 회사 내부의 자금으로 시설투자 자금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차이나하오란은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5.91%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39억원으로 22%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27억원으로 109% 급등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차이나하오란은 시설투자 외에 미리 현금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유상증자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차이나하오란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 결정은 설비투자를 위해 필요 자금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운전자금 개념으로 미리 현금을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주가 '하한가'로 추락..주주들 손해 막심


차이나하오란의 수상한(?) 유상증자 결정은 바로 시장에 반영됐다. 주가는 하한가로 직행했다.


이날 차이나하오란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4.96%(300원) 급락한 1,70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초 2,060원이었던 주가가 6거래일만에 17.2%나 떨어진 것이다.


주가가 급락하자 증권 관련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은 차이나하오란의 행태를 비난하는 글로 도배된 상태다.


네이버 종목토론실에서 한 네티즌(아이디 'grou****')은 "무상증자를 해도 봐줄까 말까인데 유상증자라고 하니 언젠가는 상장폐지하고 나갈까 고민중일 것"이라며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해 쉽게 돈 버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다른 네티즌(아이디 lees****)도 "시총 800억짜리 회사가 184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는거냐"며 "성공 여부를 떠나 주가희석으로 인해 가망이 없다"고 말했다.


팍스넷 종목토론실의 네티즌(아이디 반격하다) 역시 "매년 100억원 이상 이익을 낸다고 하면서 유상증자가 무슨 말이냐"며 "재무제표도 거짓인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중국기업 회계투명성 재차 도마..전문가 "중국기업 유상증자 참여 위험"


이번 차이나하오란의 유상증자 결정이 잠잠했던 '차이나리스크'를 재부각시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앞서 중국고섬 중국원양자원 등에서 불거진 중국기업의 회계투명성 문제가 또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A증권사 스몰캡 팀장은 "현금이 300억원이 넘고, 잉여금이 1700억원이 넘는 상황에서 18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국내에 상장한 중국기업들의 재무제표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국 시진핑 주석도 방한하는 등 최근에는 중국기업들의 회계를 믿어주는 분위기였다"며 "이런 상황에서 유상증자 결정은 중국기업에 대한 신뢰를 무너지게 한다"고 덧붙였다.

B증권사 스몰캡 애널리스트도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중국기업은 자금조달의 창구로만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중국기업의 재무제표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기업에 대한 회계투명성에 대한 논란이 있는 만큼, 중국기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 가운데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방법이 유상증자"라며 "현금이 쌓여있는데도 채권 발행이 아닌 유상증자를 하는 것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황 실장은 이어 "유상증자에 나설 여건이 아닌데도 이를 감행하는 것에 대한 진짜 이유를 찾을 필요가 있다"며 "개인투자자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머니투데이방송 박승원(magun1221@mtn.co.kr)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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