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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면세점업계가 '면세 한도' 상향을 원하는 또 다른 이유

최보윤



국내 면세점업계 양대산맥인 롯데와 신라는 중국ㆍ일본 관광객들이 먹여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각각 3조 5,500억 원, 2조 865억 원의 매출고를 올렸는데, 이 중 70%가 외국인들 덕분이다. 장기 내수 침체 속에 내국인 매출은 계속해서 줄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외국인 '큰 손'들의 매출 비중이 꾸준히 늘면서 전반적인 성장세를 이끌었다.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이 국내 면세점에서 통 큰 쇼핑을 할 수 있는 데는 이 두 나라의 '면세 한도'가 한 몫했다. 일본인들은 최대 2,000달러까지 해외 여행 중 산 물품에 대한 세금을 물지 않아도 된다. 중국인들 800달러까지다. 물론 한국 면세점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있기에 관광객들이 지갑을 열었겠지만 이런 면세 혜택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 분명하다.

한 면세점업계 고위 관계자는 "만약 일본과 중국의 면세 한도가 400달러 였다면 우리나라 면세점 사업이 이 정도를 클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현행 400달러로 제한된 우리 면세 한도 문제를 꼬집은 것이다. 주변국들과의 형평에 맞지 않는데다, 글로벌 시대에 역행하는 규제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정부 규제로 국내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자, 최근 해외 시장 진출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롯데가 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며 해외 시장 개척에 신호탄을 쐈다. 롯데는 조만간 미국 괌 국제공항 면제점과 일본 간사이공항점도 줄줄이 개장한다. 이렇게되면 롯데는 인도네시아 2곳, 싱가포르 2곳, 괌 1곳, 일본 1곳 등 모두 6곳의 해외 사업장을 갖게된다.

신라의 경우 현재 해외 사업장은 창이공항점 한 곳이지만, 창이공항이 세계 최대 규모의 공항이어서 의미가 크다.

롯데와 신라는 이밖에도 해외 진출을 늘리며 글로벌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면세 한도 400달러는 국내 업체의 글로벌 경쟁력까지 발목잡을 수 있다는 것이 면세점업계의 주장이다.

물론 면세 한도가 면세점의 매출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면세 한도가 구매 한도를 뜻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쇼핑은 선택의 자유다. 다만 면세 한도에 따라 소비 심리가 달라질 수 있는데다, 글로벌 무대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비슷한 수준으로 면세 한도 상향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최근 정부는 18년 만에 400달러 면세 한도를 600달러로 상향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0달러 높이는데 18년이나 걸린 것은 세수 감소나 고소득자에 대한 세금 우대라는 비판을 우려해서다.

하지만 연간 해외 여행자 수가 5,000만 명을 넘어서고 우리 국민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소비 성향이 성숙해지면서 면세 한도 상향에 대한 반감도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실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지나치게 낮은 면세 한도가 쇼핑의 자유를 침해하고 해외 여행객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내몬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사회적 분위기나 산업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면세 한도 상향에 더 이상 주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조금 더 적극적인 정부의 움직임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최보윤(boyun7448@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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