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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신형 카니발의 진면목, 국산디젤 경쟁력 입증했다

조정현 기자

"지금 같은 추세면 올해 3만 대 판매 목표 달성은 무난합니다"

정선과 영월 일대에서 열린 신형 카니발 시승회에서 기아차 김창식 부사장이 자신 있게 밝히 목표치다.

당초 기아차가 설정한 신형 카니발의 판매 목표는 월 4천 대. 하반기가 다 돼서야 시장에 선보인 만큼 올해 2만여 대 정도만 팔려도 목표치는 달성하는 셈이다. 그런데 실제 계약에 들어가니 속된 말로 '대박'이 터졌다. 불과 한달 반 만에 1만 7천 건이 계약됐다. 출시 초기에 수요가 급격하게 몰린다는 점을 감안해도 기대 이상의 성적이다.

지난 1998년 1세대 모델로 국산 미니밴 시장을 개척한 카니발은 곧 내수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인기의 절정은 1999년~2002년. 2002년에 무려 7만 2천여 대가 판매되는 등 위 기간 동안 연 평균 6만 6천 대에 가까운 판매고를 기록했다. 신형 카니발의 경우도 지금 같은 추세면 당시 기록에 근접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제품이 나오기도 전의 계약 건수이니 만큼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아빠가 가르쳐 준 세상'을 기치로 기아차는 RV 수요층을 적극 공략했다. 자녀들과 부모가 함께 여행과 캠핑을 즐기는 신세대 가족을 겨냥해 '편안하고 안전한 프리미엄 미니밴'의 이미지를 내세웠다.


'프리미엄'을 앞세운 이같은 전략은 실제 품질이 받쳐주지 못하면 지속될 수 없다. 강원도 정선과 영월 일대 110km를 달리며 카니발의 진면목을 알아봤다.

운전석에 앉으면 우선 몸을 편안하게 감싸주는 착좌감과 탁 트인 개방감이 인상적이다. 지난 5월 말 출시회 당시 기아차 이삼웅 사장의 자신에 찬 말이 떠올랐다. 당시 이 사장은 "K9 같은 대형 고급세단의 운전석에서 느꼈던 고급감을 카니발의 운전석에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카니발의 운전석에 꼭 앉아 보라"고 신신당부했다.


내부 공간이 안락하고 착좌감이 좋아도 디젤 엔진의 소음과 진동을 억제하지 못하면 '가족여행을 위한 프리미엄 밴'으론 낙제점이다.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과 비교해 폭발 압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엔진 투과 소음을 줄이기 위해 카니발의 엔진룸 주위에 흡차음재를 보강했다. 센터 플로어의 언더 커버를 보강하고 플로어 카페트 재질을 개선해 노면 소음도 줄였다. 와이퍼의 위치가 풍절음 크기를 좌우하기도 하는데, 신형 카니발에선 와이퍼의 위치도 소음을 줄일 수 있도록 최적화됐다는 게 기아차 측의 설명이다.

신형 카니발에는 현대차 그랜저 디젤에도 탑재된 R2.2 디젤 엔진이 얹혔다. 국산 고급세단 최초의 디젤차인 그랜저 디젤의 정숙성도 뛰어난 수준이지만 카니발의 정숙성은 그랜저를 미세하게 뛰어 넘는 것 같다. 실제로 기아차 관계자도 "각종 소음 방지책을 적용한데다, 카니발의 차체가 그랜저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을 차체가 흡수해 내는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카니발의 차체 길이는 5m가 넘는다. 중량은 2,130kg에 달해 '한 덩치' 하는 차다. R2.2 엔진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kg·m의 준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엔진이지만 카니발의 큰 차체를 가속 초기부터 급격히 밀어내긴 어렵다. 폭발적이라기 보다는 꾸준한 가속력이 부각되는 느낌, 어느새 법정 최고 속도에 달한다. 소음과 진동이 덜하고 차체 강성이 좋아져 속도감을 느끼기 쉽지 않다.

독일 브랜드의 디젤차를 중심으로 수입차 판매가 급격히 늘면서 완성차 업계의 디젤 전략 강화는 다양성 확보 수준이 아닌 생존을 위한 대응전략 수준으로 격상됐다.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6의 국내 도입이 코앞으로 다가왔고 그동안 프리미엄 수입 디젤을 경험한 깐깐한 소비자들도 기하 급수적으로 늘었다. 어느 때보다 까다로운 시장 환경 속에 완성차 업계는 디젤 경쟁에 나선 셈이다.

그랜저 디젤과 신형 카니발의 출시는 국산 디젤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기존 수입 디젤차에 말리부 디젤, SM5 D까지. 유례 없는 경쟁 구도 속에 소비자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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