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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사업ㆍ자식 다 잘키워놨는데"...'사면초가' 효성의 한숨

이충우


<조석래 효성 회장, 장남 조현준 사장,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 삼남 조현상 부사장>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에어백. 모두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효성의 주요사업들이다.

효성가 장남인 조현준 사장은 예일대,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은 하버드대, 삼남인 조현상 부사장은 브라운대 출신으로 모두 미국 동부 명문 아이비리그에서 학업을 마친 수재들이다.

'잘 키운 사업, 잘 키운 자식들에게 물려줄 일'만 남았던 조석래 효성 회장의 한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평안한가 싶던 효성가문에 사단이 생기기 시작한 건 지난해초부터다.

둘째아들인 조현문 전 부사장이 다른 형제들과 회사 경영방식을 두고 마찰을 빚은 끝에 회사를 등지고 나가면서 '1차 형제의 난'이 발생했다.

효성의 주요사업인 중공업 부문장직에서 사퇴한 조현문 전 부사장은 회사를 떠난 뒤 가족과 상의없이 보유하고 있던 지주사 지분 7%를 대거 내다 팔았다.

조현문 전 부사장의 지분매도로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단숨에 33%에서 26%대로 떨어지면서 그룹 지배력이 약화된 효성 측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효성이 국세청 세무조사부터 검찰 수사까지 받게된 지난해 여름 가족간 불화설은 정점에 달했다.

사정당국이 그룹 내부의 세세한 사정까지 파악하고 있어 조 전 부사장의 제보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안팎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 전 부사장은 "오랜 기간 동안 말할 수 없는 많은 음해와 루머에 시달려 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감정의 골은 더 깊어졌다.

급기야 지난달 10일 조 전 부사장은 형과 동생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의 대표를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이른바'2차 형제의 난'이 재발한 셈인데 조 전 부사장은 형과 동생이 계열사 대표의 배임 행위를 묵인했다며 사실상 형제들에 대한 검찰조사를 요구한 것이다.

최악의 경우 조 전 부사장의 고발이 올초 잇따라 계열사 등기이사직을 새로 맡는 등 경영권 확대 행보에 나선 다른 형제들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효성가의 중심을 잡아야 할 조석래 회장 본인에게도 악재가 겹쳤다.

분식회계를 통한 탈세혐의로 재판이 본격화되는 와중에 금융당국이 조회장에게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라며 해임권고 조치를 내린 것이다.

효성은 일단 재판결과를 지켜보자며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올초 조석래 회장이 구속수감을 면할때만 해도 큰 고비는 넘겼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던 효성 내부에선 깊은 한숨 소리들이 들려온다.

그룹 총수가 전국경제인연합회장과 한일경제협회장 등을 역임한 효성은 재계에서 대표적인 명문가로 불리며 순조로운 승계가 예상돼 왔다.

재계는 효성마저 다른 재벌가와 마찬가지로 가족간 내홍을 겪으며 창사 57년만에 그룹 뿌리까지 흔들릴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며 걱정스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충우 기자 (2think@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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