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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외국계 기업 고삐풀린 가격 인상…배짱 영업 백태

최보윤

<툭하면 값 올리는 해외 고가 브랜드들…사회 공헌에는 '콧방귀'> 뉴스 화면 캡쳐

환율이 뚝뚝 떨어지는데 수입품들의 가격은 오히려 쑥쑥 오르기만 한다.

오름폭도 과감하다. 이제 가방 하나가 경차 한 대 값을 웃도는 것은 예삿일이다. 프랑스 브랜드 '에르메스'의 한 유명 핸드백은 2년 동안 998만 원에서 1,325만원으로 33%나 값이 뛰었다. 이탈리아 브랜드 프라다의 한 핸드백은 틈만나면 가격이 올라 2년 6개월만에 177만 원에서 244만 원으로 38%나 비싸졌다.

에르메스, 프라다 뿐만 아니라 샤넬, 루이뷔통, 페라가모 등 알만한 유럽 수입품들의 가격은 빠짐없이 모두 올랐다.

이들은 대부분 국내 판매 가격 인상의 이유로 "해외 본사 방침"임을 내세운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침인지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원ㆍ유로 환율이 1년새 10%나 내려앉은데다, FTA발효로 유럽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대부분 인하되거나 철폐된 상황에서 무리한 가격 인상인 것만은 분명하다.

고가 사치품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화장품부터 식음료까지.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업체들의 가격 인상은 유독 거침없는 행보를 보인다.

올 초부터 디올, SK-Ⅱ 등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대표 수입 화장품들의 가격이 줄줄이 오른 것은 물론이고, 코카콜라와 스타벅스 등 대표 음료 값도 줄줄이 뛰었다.

이들과 경쟁을 펼치는 국내 업체들은 그나마 가격 인상 전에 정부나 소비자들의 눈치라도 샅샅이 살핀다. 정부 압박이 심해 아예 가격 인상을 포기하거나, 가격을 올렸다가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 다시 내린 촌극까지 있었을 정도다. 요즘은 웬만하면 외국계 기업이 먼저 가격을 올리면 이를 구실삼아 슬그머니 가격을 뒤따라 올리는 수순을 밟고 있다.

외국계 기업들이 더 얄미운 것은 이렇게 고가 정책으로 손쉽게 거둔 수익을 고스란히 해외 본국으로 보낸다는 점이다. 해외 브랜드들은 대부분 고배당 정책으로 수익의 대부분을 해외 본사에 송금한다.

그렇다보니 국내 사회공헌이나 기부 등 사회 환원에는 인색할 수 밖에 없다. 대부분 외국계 기업들의 기부금은 전체 순이익의 0.1%가 채 안된다. 기부금이 수년째 '0원'인 곳들도 수두룩하다.

사실 외국계 기업들의 이런 배짱 영업에 대한 언론의 지적은 셀 수 없이 많다. 그 때마다 여론은 들끓고 소비자들은 분개한다. 그런데 그 때 뿐이다. 반짝 화가 났다가도 결국엔 그것들을 다시 소비한다. 아마 외국계 기업들의 고가 정책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배경에는 '본사 방침' 보다는 이런 한국의 '인정(?)'이 더 큰 작용을 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그들의 배짱 영업을 부추긴 것도 '한국 소비자'고, 그들의 배짱 영업을 막을 수 있는 것도 '한국 소비자'일 것이다. 외국계 기업들의 적정한 가격 정책과 사회 환원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한국 소비자들의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머니투데이방송 최보윤(boyun7448@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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