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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빚내서 비싼 집 사라는 정부...서민들의 마음은?

강효진 기자

(사진=news1)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새 경제팀이 최근 강한 의지로 경제 살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에만 26조원을 쏟아붓고 내수 진작과 민생 안정을 위한 각종 후속 대책도 서두르고 있습니다.

모든 정책에 대한 반응이 그렇듯 새 경제팀의 이같은 한국판 양적완화 시동에도 기대와 우려가 공존합니다.


◆ 나 떨고 있니..
얼마 전 대학교 동기와 요즘 집 값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주택 경기가 가라앉았다는데 그 동네는 어떤지, 집 주인이 전세금 올려달란 소리는 안하는지 등에 관한 대화였습니다.
친구는 '집 값 내렸다는 곳이 어딘지 좀 알려달라'고 했고 자기는 2년을 주기로 불안에 떨며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처음 2년이 지난뒤 전세값 올려달란 소리가 없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4년째가 되니 그 때부터 5천씩,6천씩 많게는 1억씩 올린다는 이야기가 들리니 불안에 떨 수 밖에 없었단 볼멘소리였습니다.


◆ "부동산 거품 빠졌다"는 경제부총리
최근 (28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방송기자클럽토론회에서 현재 우리나라 부동산 경기에 대해 "한겨울이다. 확실한 침체기"라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거품이 거의 다 빠진 상태니 이제부터 정상화시키겠단 뜻이었습니다. '정상화'라는 애매한 표현을 썼지만 매매수요를 일으켜 집 값 끌어올리겠단 이야깁니다.
최 부총리는 LTV와 DTI라는 금융 규제까지 풀어 집 값 지키기에 나섰습니다.
사실 대출이 적어서 집을 못 산다기 보다는 집 살 엄두가 안나서 집 사는 걸 포기하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싶은데 말입니다.


◆ 아파트값, 2006년보다 45%나 올랐는데..

한국감정원에서 이달 15일 발표한 아파트 실거래 가격지수를 보면 올해 4월말 현재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145.0 입니다.
2006년 1월 아파트 가격을 숫자 100으로 잡고 그 이후 아파트 가격이 얼마나 변동했는지를 알 수 있는 통계치입니다.
숫자가 100에서 145로 뛰었으니 8년만에 전국 아파트 가격 수준이 45% 올랐다는 뜻입니다.
서울과 수도권이 각가 130.6, 133.2로 표시됐고 지방은 157.2로 나타났습니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 지수는 08년 7월 즈음 150에 육박하던 때도 있었던데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많이 내려왔습니다.
최 부총리도 고점 대비 아파트 가격이 많이 내려온 걸 두고 '침체기'라고 표현했지만 절대 가격 수준이 이렇게나 많이 올라와 있는 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서민 가랑이 찢어지는 아파트값..서울 평균 5억

지수로 보니 감이 잘 안 잡혀 현재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6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나타난 현재 전국의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2억 5천만원입니다. 이건 전국 평균이고 서울은 4억 9천, 수도권은 3억 4천만원입니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65%, 66% 수준입니다.


◆ '평균 5억'과 '침체기'..어울릴까?
거품이 빠졌다는 서울 아파트값 평균 시세가 5억입니다.
이 모든 건 평균치니 여기 나온 가격보다 더 싼 아파트도 있을 테고 더 비싼 아파트도 있을 겁니다.
평균이 모든 걸 대변해주지는 못하지만 대체적인 수준을 가늠해볼 수는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평균 5억'과 최 부총리가 말한 '부동산 침체기'는 어울리는 말일까요?
무주택 서민들의 눈높이에서 5억은 가랑이 찢어질 가격인데 여기서 집 값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누구를 위한 주택 경기 부양인지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흔히 경제를 사람의 몸(건강상태)과 비교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대로된 진단입니다.
정밀 진단이 되지 않았는데 무조건 수술을 했다간 감당 못할 부작용이 찾아옵니다.

자기에게 전적으로 몸을 의지한 환자에게 의사가 잘못된 판단으로 해서는 안될 처방을 한다면 환자는 절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경제는 한 사람이 아닌 수천, 수만 명의 생계를 다루는 중대사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강효진 기자(standup@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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