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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기업 총수 2분기 보수 공개시작...실적악화 기업들 긴장

이충우

5억원 이상 등기임원 보수를 공시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올초부터 시행되면서 기업들은 회사 실적과 함께 경영진 보수를 공개해야 한다.

스스로 회사 경영진 보수 수준이 적정한지 봐달라며 공시하게 된 기업들은 매분기마다 긴장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기업들은 법이 시행된 올초부터 '분기마다 보수를 공개하는 것이 상당한 부담'이라며 보수 공개 시기를 연간단위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를 운영해야 하는 경영진의 보수를 분기 실적과 같은 단기성적표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인데 당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김없이 돌아온 2분기 보수 공개 시즌에 재계 총수 중에선 박용만 두산 회장이 첫 스타트를 끊었다.

재계 대표 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 수장도 겸하고 있는 박용만 회장은 (주)두산으로부터 올 상반기 6억 7800만원을 수령했다.

박용만 회장은 지난해 23억원의 연봉을 받았는데 성과급이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올해엔 아직 성과급을 받지 않은만큼 결코 지난해 보수 수준보다 적다곤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 2분기 전자부문의 실적 악화로 영업이익이 14%나 감소한 두산은 실적과 총수의 보수를 비교하는 것 자체에 대해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두산 관계자는 "성과급 지급 시기는 회사마다 다르고 같은 회사 안에서도 개인별로 차이가 있어 현 시점에서 지난해 보수 수준과 단순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 경영인 중에는 손석원 삼성토탈 사장 보수가 가장 먼저 공개됐다.

삼성토탈은 손석원 사장에게 올 상반기 총 17억 67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이중 설 상여금을 비롯해 목표인센티브 등 상여금이 13억 8900만원으로 전체 보수의 3분의 2가 넘는다.

삼성토탈은 석유화학 시황 악화로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66.3%나 급감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토탈은 설 상여금을 제외한 목표인센티브 등 대부분 성과급은 지난해 경영성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으로 업황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누적 보수가 공개될 때마다 '고액연봉' 논란에 휩싸일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삼성토탈과 마찬가지로 올 2분기 최악의 경영 성적표를 잇따라 꺼내들고 있는 정유업계 전반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실적발표를 앞두고 특히 긴장하고 있는 곳은 그룹 총수일가가 정유 계열사 등기이사를 맡고 있는 GS그룹이다.

GS칼텍스는 환율과 정제마진 하락 여파로 올 2분기 최대 570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허동수 회장은 GS칼텍스에서 지난해 14억 2000만원, 허진수 부회장은 10억 5000만원의 보수를 받은 점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 누적보수도 5억원은 넘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창사이래 처음으로 지난 5월 GS칼텍스의 구조조정을 단행해 임원의 15%를 감축한 GS는 경영진 보수공개에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최태원 회장 부재 1년 반만에 '최대 위기론'에 직면한 SK그룹도 마찬가지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아 고액연봉자 대상에 포함된 SK경영진은 총 14명으로 주요그룹 중 가장 많았다.

SK하이닉스와 SKC를 제외한 대부분 계열사들이 올 2분기 줄줄이 부진한 성적표를 꺼내들고 있어 경영진 보수 공개를 앞두고 특히 긴장하고 있다.

보수 공개를 분기에서 연간 단위로 완화해달라는 재계의 요구와 반대로 관련 규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미등기임원의 보수까지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시민단체들은 보수산정 방식을 더욱 상세하게 공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재계는 아직 시행된지 반년 밖에 안된 보수공개 제도의 효과와 부작용도 제대로 따져보지 않고 추가 법 개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충우 기자(2think@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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