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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삼성重 "6시간 출장 이코노미", 조선업계 전방위 원가절감

조정현

6시간 이내 해외출장은 이코노미석 탑승. 삼성중공업이 시행 중인 비용 절감 대책이다. 삼성중공업은 3천6백억 원 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직후인 지난 5월부터 임원 해외 출장에 이 방안을 적용했다.

최고위직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달 초부터 중순까지 바쁜 해외 일정을 소화했다. 박대영 사장은 매년 관례대로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 초청돼 결승전을 관람한 뒤 곧바로 러시아로 날아가 쇄빙 MR탱커 수주 계약서에 싸인했다. 이후 인도에서 초대형 에탄운반선의 수주고를 올렸다. 삼성중공업 사장은 원래 출장 시 퍼스트석을 이용했지만 박 사장은 비용 절감 대책에 따라 이번 해외 일정에서 내내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악화와 그룹의 고강도 경영진단으로 '구조조정'설에 시달리던 삼성중공업이 허리띠 졸라 매기에 나선 것이다.

1분기 실적에 5천억 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선반영했던 삼성중공업은 2분기에 2천6백억 원 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깜짝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 한숨을 돌릴 상황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수익성이 낮은 플랜트 공사의 비중이 높은 탓에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과 원가 절감 대책이 필요하다. 생산 현장을 직접 관리하기 위해 박대영 사장의 거제도 행도 부쩍 잦아졌다는 후문도 들린다.


ⓒ조선업계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이달부터 비용 절감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9일 발표된 2분기 실적에서 영업손실 1조 1천억 원 대의 창사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환율 하락이란 대외적 악재 속에 반잠수식 석유시추선과 원통형 FPSO의 공기까지 지연되며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수주 당시에는 '세계 최대'급 프로젝트로, 현대중공업의 자랑거리로 꼽혔던 사업들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5천억 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선반영한 만큼 3분기부터는 흑자 전환할 거란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주요 저수익 플랜트들의 공사가 오는 2018년까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실적 악화 추세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현대중공업은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분기 실적이 발표된 날 현대중공업은 임원 180여 명 전원을 모두 울산 본사에 불러 모았다. 이 자리에서 임원들은 인력과 조직개편 등 원가 절감과 경영 효율성 제고를 결의했다. 중복 조직 통·폐합을 비롯해 출장비 절감과 각종 사내 행사 축소 또는 폐지 등 전방위적 원가 절감 대책을 구상 중이다.

조선업계에선 "이미 지난 6월 현대중공업이 임원 일부 급여 반납 등 비상경영을 결의했던 만큼 이번엔 인력 구조조정을 포함한 고강도의 구조조정 방안이 마련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2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작년부터 각종 비용 절감 대책을 시행 중이다. 임직원들은 국내 출장 시 상대적으로 비용이 비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이용을 자제하고 경남 지역 기업에 할인 혜택을 부여하는 저비용 항공사, 에어부산을 이용 중이다. 해외 출장 시에도 직항 대신 경유편을 이용하고 역시 국적기가 아닌 외항사를 적극 권장하는 분위기다.

조선업계가 저가 수주의 역풍 속에 어느 때보다 엄혹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중국 업체의 추격 속에 원화 강세로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이 모두 악화돼 전망이 밝지 않다. 실제로 산업은행은 올 하반기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이 작년 하반기보다 19%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상공회의소도 '하반기 산업기상도'에서 조선업 전망을 '구름 조금'에서 '흐림'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저가 수주와 실적 악화의 늪에서 얼마나 빨리 빠져 나올 수 있을 지, 조선강국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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