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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대통령 한마디에...20일만에 사라진 '금융 보신주의'

이대호 기자

작품이 하나 만들어졌습니다.

대통령이 금융권 보신주의를 질타한 직후 금융위원장이 은행 임직원들을 불러 모았고, 그로부터 불과 일주일 사이 시중은행에서는 각종 '중소기업 지원 계획'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기술금융은 여신이 아니라 투자의 영역"이라는, "은행보다 자본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는 외마디 푸념으로 묻혔습니다.

정부가 만든 '금융 보신주의'라는 프레임 앞에 그런 시장 논리가 통할 리 없습니다.

대통령 취임 초부터 강조한 창조경제에 이제야(?) 탄력이 붙는 것 같습니다.
각 은행들은 홍보자료를 내기에 바쁘고, 어디에 얼마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무척이나 길게도 서술하고 있습니다.

보수적인 은행에서 '조 단위' 금융지원 계획을 어찌나 이리도 빨리빨리 내놓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금융 보신주의가 약 20일만에 개선된 모양입니다.

아직 결과는 모르겠지만, 일단 방향은 나쁘지 않습니다.

기술력은 있지만 담보가 없는 우수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은 매우 훌륭합니다. 중소기업이 강소기업이 되고 중견, 대기업이 되면 은행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이익이죠.

게다가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에 따른 책임 부담을 덜도록 은행원 면책 기준도 완화하겠다 하고, 기술금융을 확대하는 은행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부여하겠다고 하고, 후진적(?)인 금융감독 체계도 고치겠다고 하니 이 정도면 명분뿐 아니라 실리도 있다고 봐야할 겁니다.

그런데 왠지 많은 사람들이 '창조금융'을 보며 '녹색금융'을 떠올립니다.

대통령이 깃발을 올리고 정부 부처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금융기관이 따라가고... 익숙한 모습이기 때문일 겁니다. 내용도 비슷합니다.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전용상품을 만들고...

그러다보니 이번에도 정권이 바뀌면 창조금융이 어떤 이름, 어떤 내용으로 바뀌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모 은행의 기술금융 지원 방안은 2017년 말까지 계획돼 있습니다. 물론 우연의 일치겠지만 그때는 19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즈음이죠.

어찌됐든 기술금융, 창조금융이 성공하길 바랍니다.

관치금융으로 인해 은행 부실이 커지고 먹튀 기업이 많아졌다는 결말은 그 누구도 바라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그때가면 그걸 책임질 사람도 없을 겁니다. 정부에도 은행에도...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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