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 실패한 KB금융…금감원장 중대 결단?

< 앵커멘트 >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한 경징계 처분을 내렸지만 금감원장이 최종 결정을 미루면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징계 이후에도 KB금융의 내분이 재발되면서 금감원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권순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에 대해 동반 경징계로 결론이 난 KB금융 관련 제재심 이후 자숙은 커녕 KB금융 수뇌부간 내분이 오히려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제재심에서 중징계를 받은 지주 측 임원을 검찰에 고발하는가 하면 화합을 위해 마련된 템플스테이에서도 조기 귀가하며 타협의 의사가 없음을 보여줬습니다.

KB금융 수뇌부의 불화가 다시 드러나면서 최종 결정권을 가진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금감원이 KB금융 내분에 검사권을 동원해 적극적으로 개입했지만 혼란을 수습하지 못한 채 '원점'으로 회귀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민간위원이 절반이상으로 구성된 제재심의위원회의 결론도 명확하지 않은 점도 최 원장의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지난 21일 제재심의위원회는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안건과 관련해 위원들간의 타협점을 찾지 못해 다수결로 결론을 내렸고, 경징계로 낮춘 사유에 대한 설명 없이 검사반에 제재심의 결과만 통보했습니다.

제재심의 결과가 만족스러지 못한 최 원장은 이례적으로 제재심의 결과가 감독기준, 양형기준에 맞는지 중징계를 추진한 검사부서에 법률 검토를 지시했습니다.

금감원도 내부통제 정밀진단을 통해 KB금융에 대한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싱크]박세춘 / 금감원 부원장보
"내부통제와 관련된 정밀 진단을 실시해서 전반적인 내부통제의 문제점이 뭔지 들여다보고 그 결과에 따라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뭔지 검토할 예정입니다."

금감원은 국민은행의 국민주택채권횡령과 동경지점불법대출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지만 최고경영진의 사활이 걸린 주전산기교체와 고객정보유출 사고에 대한 결론은 추후로 미뤘습니다.

금감원이 솜방망이 처벌로 혼란을 수습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더불어 KB금융 내분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최 원장이 '중대 결단'을 내릴 것인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입니다. (progres9@naver.com)

(사진=머니투데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