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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IT업계 특명…'아마존을 카피하라'

이규창 기자



한 때 IT 업계는 '스티브 잡스 따라하기'에 열중했다. 잡스가 이끈 애플은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세상을 움직였고, 경쟁자들은 좋든 싫든 그 흐름을 쫓을 수밖에 없었다.
잡스의 타계 이후 잠시 늦춰진 '혁신'의 시계바늘을 다시 돌리는 건 아마존이다.

아마존이 한국에 공식 진출하지 않은 상태여서, 우리는 그 '혁신'은 아마존을 모방한 경쟁자를 통해 간접 체험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IT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알리바바는 처음부터 아마존을 본 따 만들어졌다. 샤오미가 '중국의 애플'로 불리듯, 중국 최대 온라인 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린다.

구글은 아마존의 움직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아마존이 '아마존 프라임 에어'(Amazon Prime Air)라는 무인항공기(드론) 배달 서비스를 공개하자, 구글도 본격적으로 드론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주 구글이 공개한 드론 배달 시스템 '프로젝트 윙'(Project Wing)은 아마존의 서비스와 거의 흡사하다. 아마존이 시작하면 구글이 뒤따르고, 그 서비스는 곧 대중화되는 게 요즘의 트렌드다.






아마존의 본업은 '온라인 상거래'이지만 스마트폰 시장에도 영향을 줬다. 지난 6월 자체 제작한 스마트폰 '파이어폰'을 공개하면서 특별할 것 없는 스펙으로 차별화된 기능을 선보여 기존 제조사들을 긴장시켰다.

특히 대화면 스마트폰이 주류가 된 이후 많은 사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한 '한 손 사용법'의 대안을 제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한 손으로 쥐고 엄지손가락으로 클릭하기 어려워진 스마트폰을 살짝 기울이거나 비트는 동작으로 명령을 수행하게 한 것.

이는 두 달 뒤 SK텔레콤과 LG전자가 손잡고 내놓은 'G3 A'에 그대로 구현됐다. 비록 사용하는 기술 방식은 다르지만 기능은 거의 흡사한 'T액션'은 기존 G3 모델보다 사양이 더 낮음에도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게 했다.




이미 우리가 생활 속에서 익숙해져 버린 '혁신'들도 상당수가 아마존의 작품이다.

'클라우드'는 아마존이 대중화한 대표적인 IT 서비스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이다. 과거 '닷컴 열풍'이 불었을 때 "커피 한 잔 가격의 웹호스팅"으로 이미 이 분야 세계 최고에 올라선 아마존이니 긴 설명이 필요 없다.

요즘 국내 기업들에게 화두가 되고 있는 '빅데이터'도 마찬가지다. 유통, 금융 등 여러 분야에서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 상품을 추천해주거나 타깃 광고를 하기 위해 앞다퉈 '빅데이터'를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자사 온라인 쇼핑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별로 상품 배열을 다르게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전자상거래, 전자책, 해외 직구 등 아마존은 이미 우리 생활을 크게 바꿔놓았다. 아마존이 새롭게 제시할 '미래상'도 단지 그들의 상상으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

아마존은 최근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였다. 아마존은 음악을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그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 패턴을 분석할 단서를 얻는다.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음악 청취자의 온라인 쇼핑 데이터를 매칭 분석해 음악 취향과 쇼핑과의 관계를 풀어낼 계획이다.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면 글씨, 영상, 소리 등 모든 주변의 사물이 데이터로 입력되고 검색, 쇼핑, 배달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것도 아마존이 제시하는 미래의 모습 중 하나다.

이 단초를 통해 보건대, 아마존은 머지 않은 미래에 지금은 생각지도 못할 방식으로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읽어 내고 그에 맞춰 소비자를 휘어잡을 새로운 '혁신'을 내놓을 것이다. '노스트라다무스'에 가장 근접한 기업은 구글이지만, 소비자를 가장 잘 아는 기업은 아마존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기업들은 아마존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갈지, 아니면 맞설 대안을 마련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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