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MTN현장+] 형제경영 모범이었던 금호家 갈등 언제까지?

염현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4천억원대 배임혐의로 고소했다.

이른바 금호가 형제의 난이 또 일어난 것이다.

금호그룹이 5년 전 워크아웃 돌입 직전 기업어음을 계열사를 동원해 돌려막는 바람에 피해가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사건을 접수하고 고소인 신분으로 우선 박찬구 회장을 조사한 뒤 피소된 박삼구 회장 등을 차례로 소환조사할 계획이어서 금호家 사람들이 줄줄이 검찰 청사를 드나드는 장면이 연출될 것이다.

금호가의 갈등이 워낙 오래 지속되나보니 과거의 금호가 어떠했는 지에 대한 기억을 종종 잊게한다.

금호가 형제들은 선친인 고 박인천 회장이 지난 1984년 세상을 떠난 이후 20년 동안 형제들이 일정 기간만 경영하고 물려주는 모범적인 '형제 경영'의 대표적인 사례였다.

큰 형(고 박성용)이 둘째 동생(고 박정구)에게, 둘째 동생은 셋째 동생(박삼구)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하지만 차남인 고 박정구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부터 형제간의 우애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2006년 박삼구 회장이 대우건설을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부터 동생인 박찬구 회장과 갈등이 생긴게 발단이 됐다.

박삼구, 찬구 형제는 그룹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다 급기야 2009년 7월 동반 퇴진했고 2010년 그룹은 금호아시아나 그룹과 금호석유화학으로 분리됐다.

특히 2011년에 검찰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금호석유에 대한 조사에 나섰는데 박찬구 회장 측은 제보의 배후를 박삼구 회장측으로 의심하면서 갈등의 골은 깊게 파였다.

이후 양측은 그룹의 유동성 위기에 대한 책임소재와 상표권,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 가처분 등 10여건의 크고 작은 소송을 제기하며 분쟁을 이어갔다.

급기야는 동생이 형을 직접 고소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금호그룹은 "박찬구 회장 측이 5년 전 일을 가지고 이렇게까지 나오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룹이 5년째 워크아웃을 졸업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데 동생이 도와주진 못할망정 배임 혐의로 소송을 걸었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비자금이나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오랜 수사를 받고 집행유예를 받기까지 고초를 겪은 데 대한 분풀이가 아니냐는 해석도 한다.

하지만 금호석유 측은 박삼구 회장이 경영권을 독차지하기 위해 워크아웃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각종 꼼수를 부린 게 사실이고 이때 저지를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것일 뿐 시기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돈보다 형제간 우애가 중요하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은 동생을, 동생은 형을 챙기라'는 선대 회장의 유언은 두 형제 모두 뒷전으로 밀려났다.

그렇다면 두 형제의 화해는 요원한 것일까?

적어도 현재까지는 표면적으로 그렇게 보이지만 사람 일이라 바뀔 가능성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도저히 풀리지 않을 것 같던 삼성과 CJ도 앙금을 풀고 화해모드로 급진전 되는 걸 보면 금호나 효성 등 집안싸움에 휘말려 있는 기업들도 충분히 바뀔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해본다.

총수들의 내홍을 지켜보는 임직원들과 가족들의 불안감을 좀 달래주는 건 물론이고 나아가 국민들의 피로감을 해소시켜줘야할 책임에 대해 깊이있게 고민해줄 때가 됐다.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