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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한전 부지 매각 서울시 딴지...쩐의 전쟁에 대한 경고?

서울시 '실수요자에게 매각해야'...한전 '개발은 서울시랑 매수자의 몫'
이충우

(사진=news1)

서울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땅인 한국전력 부지 매각을 위한 공개입찰 마감이 17일로 10여일 남짓 남았다.

한전이 제시한 부지 감정가는 3조3346억원으로 경쟁이 붙는다면 4조원은 훌쩍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강남 부지를 팔고 나주로 이전해야하는 한전으로선 당연히 가장 높은 가격을 받고 싶을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최고가 입찰방식으로 마감만 남은 상황에서 서울시가 딴지를 걸고 나섰다.

정작 가장 중요한 부분이 매각공고에서 누락됐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시는 인수참여자들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인 '국제교류 복합지구' 개발 계획이 제대로 공고되지 않았다며 한전부지개발 관련 가이드 라인을 제시했다.

서울시의 개발 계획에 맞게끔 한전 부지에 전시·컨벤션과 국제업무, 관광숙박시설 등이 들어서야 한다는 것인데 과연 이 계획에 누가 적합한지를 판단할 요소가 빠졌다는 것이 골자다.

특히 이런 가이드라인에 충실하게 개발하려면 실수요자에게 매각되는게 바람직하다는 조언까지 덧붙였다.

한전 부지를 인수한뒤 상업적 개발에 따른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착공에 나서지 않고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점도 명확히 한 것이다.

서울시의 이런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한전으로선 매각공고를 다시 내야 하는 난처한 상황.

최고가를 써낸 매수자가 아니라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개발계획까지 포함해서 매수자를 선택하라는 요구이기때문이다.

하지만 한전은 땅주인은 땅만 팔면 되지 그 땅을 어떻게 개발할 지는 서울시와 매수자가 알아서 해야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전은 공공자산 입찰 시스템을 통한 매각에선 가격이 최우선 순위이고 기업들은 가격만 제시하기 때문에 인수예정자의 개발계획까지 검토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한전으로선 공기업이 서울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이 어떻게 개발될 지에는 관심이 없고 땅을 비싸게 파는데만 혈안이 됐다는 비난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내심 고심하고 있다.

인수주체들은 이런 미묘한 상황을 서로 유리하게 해석하는 분위기다.

쩐의 전쟁으로만 간다면 서로 인수가격이 부담스러워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실수요자로서 과연 누가 적임자인지 인수의 명분도 중요한 요수로 평가받을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한전 부지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현대차로선 실수요자라는 측면과 함께 개발측면에 있어서도 BMW나 메르세데스 벤츠처럼 글로벌 교류지구로 개발해 하나의 관광자원으로까지 만들겠다는 계획을 강조하는 전략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대차는 이미 서초동 삼성타운을 갖고 있는 삼성보다 초라한 사옥을 갖고 있는 자신들이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더 절박한 '실수요자'로 평가될 것이란 기대를 품을만도 하다.

그동안 말을 아꼈던 삼성은 뒤늦게 공식입장을 냈지만 어쩐지 한전부지 인수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는 선에 그치고 있다.

또한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힌 현대차와 달리 삼성은 아직 구체적인 부지 활용계획에 대해 밝히지 않는 상황이다.

미리 선언해서 경쟁의 불꽃이 너무 빨리 타오르게 할 필요가 없다는 측면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은 막대한 투자재원을 갖고 있기때문에 마지막까지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인 것은 틀림없다.

한전 부지의 총 개발비용은 인수가격 외에도 1조3,300억원의 기부채납과 건축비 3조원, 여기에 취득세 등 부대비용 등을 감안해 총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개발과정에서 추가될 수 있는 비용까지 감안하면 개별기업들에겐 상당한 부담이다.

이른바 '쩐의 전쟁'으로만 흘렀다간 소위 말하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어서 서울시의 발언은 딴지 걸기가 아니라 지나친 과열경쟁을 막는 '심판의 호각' 으로 들린다.

머니투데이방송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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