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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8282' 대통령과 '부랴부랴' 공무원들

강효진 기자

지난 3일 열린 2차 규제개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연신 '빨리빨리'를 외쳤습니다.

'
내년요? 당장 내일부터 해결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세요'라는 박 대통령의 외침은 규제회의 이후 유명해졌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기업체 사장, 치킨집 주인, 발레 교습소 원장, 전통시장 상인 등 현장의 하소연들은 당장 해결하지 못할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한 치킨점 사장이 옥외 테라스 영업을 허용해 달라고 하자 안행부 장관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해결이 돼야 하고 해결이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행 옥외 테라스 영업은 지자체장이 허용하면 가능한데 현재 전면 허용하는 지자체도 있고 전면 불허하는 지자체도 있어 해당 치킨집 주인 입장에선 답답한 노릇입니다.


길 한 켠을 두고 이쪽은 되고 저쪽은 안된다고 하면 열 받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웃긴 건 이 모든 것들이 대통령이 인상 쓰고 다그치면 해결되고 그렇지 않으면 '무관심'으로 돌변하는 세태입니다.


더욱이 장관들은 대통령 앞에서 '책임 지고 내일 당장 규제를 풀겠다'고 했지만 이 일이 또 담당 부서 실무자 라인으로 내려가면 언제 고쳐질지 모를 일입니다.


이런 규제 개선 요구가 수천, 수만 건에 달하는데 장관들이 일일이 체크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대통령 앞에서 직접 건의만 할 수 있어도 '로또'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겁니다. 사실 대통령 앞에 보고되는 건 빙산의 일각일 뿐일텐데 말이죠


공무원들은 이번 2차 규제 회의를 앞두고서도 부랴부랴 일을 처리하는 오랜 전통(?)을 노출했습니다. 당초 2차 규제개혁회의는 지난달 20일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준비 부족으로 3일에야 열리게 됐습니다.

박 대통령의 준비 부족 지적에 공무원들은 신속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8월 중에만 다섯 차례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과제 해결에 열을 올렸습니다.


회의가 열린 날짜만 봐도 다급합이 느껴집니다.


8.18일 국무조정실장 주채 차관회의,
8.19일 기재부 차관보 주재 실무조정회의
8.21, 26, 28일 기재부 1차관 주재 관계 차관회의


2차 회의 예정일인 20일을 전후로 벌어진 웃지 못할 광경입니다.


박 대통령도 이런 공무원들의 행태를 두고 2차 회의 시작 직후 따끔한 일침을 가했습니다.


"1차 회의 이후 현장 건의 과제 52건..90여 건의 후속 과제 등 각 부처가 신속히 하려는 의지만 있었더라면 완료 시기를 더 앞당길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3일 회의에서 기자의 귀를 가장 크게 때린 말은 이것이었습니다.


한 민관합동규제개선추진단 관계자의 말이었습니다.


"공무원들이 절실함과 진정성을 가지고 규제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
현장에서 회자되는 하나의 사실은 일을 하려고 하면 방법이 보이고 일을 안하려고 하면 규제가 보인다는 것이었다"


'8282' 대통령이 다그치기 전에 '부랴부랴' 공무원들은 '좀 알아서' 일을 하길 바랍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강효진 기자 (standup@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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