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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커피전문점들 '수상한 가격 인상' 반복되는 이유는

최보윤


불길한 예감은 어찌이리 적중하는지….

지난 7월 국내 커피전문점 1위인 스타벅스가 아메리카노 등 대표 제품들의 가격을 100~200원씩 올렸다. 이를 시작으로 커피빈 등 외국계 커피 전문점 뿐만 아니라 카페베네 등 국내 커피 전문점들까지 줄줄이 가격을 올리겠거니 생각했던 기자의 우려는 벌써 현실화됐다.

그런데 마치 입이라도 맞춘 듯, 가격 인상 배경에 대한 설명은 하나같이 똑같다. 임차료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었다는 것. 이제는 물어보는 사람도 답하는 사람도 민망할 지경이다.

사실일까? 대체 임차료나 인건비 부담이 얼마나 커졌다는 건지 따져보기로 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임차료로 962억 원을 썼다고 공시했다. 전년(800억 원) 보다 162억 원(20%) 늘어난 규모다. 종업원 관련 원가는 1,174억 원으로 역시 전년(918억 원) 보다 256억 원(28%) 늘었다.

얼핏 보기에 스타벅스 주장처럼 임대료나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이 사실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스타벅스의 지난해 국내 전체 매장 수는 599개로 2012년 477개보다 122개(26%)나 늘었다. 종업원 수도 4,817명 에서 5,940명으로 1,123명(23%) 늘었고, 총 매출도 무려 912억 원(31%)이나 급증했다. 매장과 직원, 매출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임대료나 인건비 지급 부담은 줄어든 셈인 것이다.

영업이익률과 매출원가율을 따져봐도 스타벅스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2012년 6.3%이던 스타벅스의 영업이익률은 2013년 6.7%로 소폭 올랐고, 매출원가율은 45.6%에서 44.5%로 오히려 떨어졌다. 그만큼 비용 부담은 줄고 이득은 늘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카페베네도 마찬가지다. (카페베네는 올 상반기 실적 공시를 했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집계했다.) 카페베네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8.8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2013년 1월~6월)에는 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영업이익률 역시 -2.68%였으니, 이익률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반면 매출 원가율은 71.17%에서 67.35%로 3.82%P나 낮아졌다. 물론 영업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카페베네의 가격 인상 핑계가 얼마나 허술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참고로 임대료와 인건비 등이 포함된 판매비와 관리비 항목은 1년 동안 121억 원이나 줄었다.

이상한 것은 하나 더. 너도나도 항상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는 점이다.

가장 기본 커피인 아메리카노 가격을 살펴보자. 스타벅스는 지난 7월 아메리카노 톨사이즈(355ml)의 가격을 기존 3,900원에서 4,100원으로 올렸다. 그런데 뒤이어 가격을 올린 할리스와 카페베네도 비슷한 사이즈의 아메리카노 가격을 각각 200원, 300원 씩 올려 4,100원으로 스타벅스와 같아졌다.

이렇게 수상한 가격 인상 행태는 2~3년에 한 번 씩 반복된다. 언론이나 소비자들의 쓴 소리에도 커피전문점들은 눈 하나 꿈적하지 않는다. 아마도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높다보니 커피전문점들은 '잃을 게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원래 비쌌던 가격 탓인지, 잦은 가격 인상 탓인지, 소비자들 역시 가격 인상에 대해 다른 품목보다는 무딘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커피전문점들이 가격을 다시 내리길 기대할 생각은 없다. 차라리 이왕 올린 가격, 높아진 수익만큼 그에 걸맞게 사회적 책임도 늘려 좋은 일에라도 많이 나서주길 기대해 보는게 훨씬 현실적인 바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머니투데이방송 최보윤(boyun7448@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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