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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KB사태 계기로 금융권 IT '뻥튀기' 비밀 풀리나

이수현 기자

(사진=news1)

금융권을 뒤흔든 KB 사태가 결국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의 해임으로 일단락 돼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근원적인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왜 KB금융 경영진들이 불법까지 써 가면서 유닉스 전환을 강행했는가입니다.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에 따르면 김재열 KB금융지주 전무는 유닉스로 주 전산기를 교체하기 위해 3055억원이었던 전환 비용을 1800억원대로 줄였습니다.


천억원을 마음대로 조정한 김 전무의 대담함도 놀랍지만 IBM측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1870억원이 필요하다고 하더니 이건호 국민행장에게 보낸 메일에는 1540억원에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무려 330억원이 낮아진 겁니다.


수백억, 수천억을 고무줄처럼 조정한 그들 사이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요?


KB 사태를 지켜보던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다른 IT시스템 교체 사례를 들려줬습니다.

A사가 시스템 교체를 위해 처음 받은 견적은 78억원이었습니다. 최고정보책임자, CIO는 시스템 업체와 협상을 벌였고 가격을 40억원으로 낮췄습니다.

CIO는 회사대표에게 자랑스럽게 실적을 보고했습니다. 이를 석연치 않게 여긴 다른 임원은 CIO 몰래 직접 시스템 업체를 방문했고, 재협상을 통해 20억원으로 가격을 낮췄습니다. 처음부터 78억원은 CIO의 성과를 위한 가격이었고 CIO가 협의한 40억원도 부풀려졌던 겁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CIO가 시스템 업체로부터 직접 리베이트를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술과 골프로 이뤄진 친분이 있다는 건 알고 있다”고 귀뜸했습니다.

금융회사는 IT 설비를 갖추기 위해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을 씁니다. 이 과정에서 IT를 잘 모르는 금융인들은 IT 업자들에게 농락당하기 쉽습니다. KB 주 전산기 교체 과정에서 숱한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그런 배경이 있습니다.

검찰도 KB금융 임직원들과 시스템 업체의 유착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IBM을 주장한 측과 유닉스를 주장한 측이 각각 왜 그런 주장을 하게 됐는지 밝혀내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만약 검찰이 수사를 통해 시장에 만연해 있다는 ‘뻥튀기’ 가격의 비밀을 밝혀내면 KB는 물론 전체 금융업계에 커다란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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