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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대형마트 답습하는 초대형 SPA…또 다른 골목상권 논란

김이슬 기자

거대 점포를 불려 나가면서 골목상권 죽이기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대형마트. 점포가 들어선 곳곳마다 주변 상권을 몰락시킨 전력 때문에 각종 규제의 대상이 됐다. 이제 초대형 의류업체인 SPA 브랜드가 대형마트의 전철을 밟으며 '또 다른 골목상권' 논란을 낳고 있다.

SPA 브랜드들은 최근 대형마트로 몰려들고 있다. 시장 경쟁이 과열되자 고객 유입률이 높은 대형마트에 안착하려는 이유에서다. 롯데그룹이 지분 40%를 갖고 있어 롯데 계열사로 분류되는 유니클로가 대표적이다. 전체 135 매장 중 35곳이 대형마트에 있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 10개 이상을 출점시켰다.



SPA가 대형마트로 공격 진출하자 중소 입점업체들은 궁지에 내몰리고 있다. 초대형 SPA 입점을 위해 매장을 강제 이전하거나 사실상 퇴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중소 업체들은 매출이 급감하거나 보상도 제대로 못받고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홈플러스에서 영업하던 한 의류업체는 지난 5월 유니클로가 입점한 뒤 매출이 15% 감소했다고 하소연한다. 일반 패션 매장보다 규모가 20배나 큰 SPA 입점을 위해 원래 좋은 자리보다 빠지는 자리로 이동하면서 받은 타격이다.

문제는 대형마트마저 중소 업체들의 피해에 가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업체는 매장 이전에 따른 리뉴얼 공사로 2천만원을 투자했지만, 마트 측으로부터 겨우 10%만 보상받았다. 원칙적으로는 50%, 1천만원 이상을 보상받았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표준거래계약서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요구로 인해 발생한 MD(매장리뉴얼) 개편 등에 따른 비용은 마트가 부담하게 되어 있다.

사실 대형 유통업체들의 SPA 브랜드 특혜 논란은 끊임없이 지적돼왔다. 대표적인 것이 수수료 문제다. 백화점의 경우 유니클로와 자라, H&M 등 해외 SPA 브랜드들의 수수료는 10% 내외로 책정돼 있다. 일반 패션 브랜드가 35~40% 가량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과 크게 차이가 난다. SPA와 비교해 4배나 많은 비용 부담을 짊어지고 경쟁해야 하는 것이 국내 중소 패션업체들의 현주소다.

초대형 SPA가 특혜를 등에 업고 성장하는 사이, 지난해에만 38개 토종 브랜드가 매출 부진으로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달라진 소비 패턴을 읽지 못하면서 스스로 한계에 부딪힌 탓도 있다. 하지만 대형마트에서조차 내몰리는 현실이 토종 기업들을 길거리로 나앉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이슬 기자(iseul@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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