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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인덕'이 '인맥'을 이기다

KB금융 회장 선임전, '하영구의 인맥'을 넘어선 '윤종규의 인덕'
이대호 기자

KB금융그룹 회장 선임에서 '인덕'이 '인맥'을 이겼습니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의 화려한 인맥도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의 인덕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좌)윤종규 KB금융 회장 내정자, (우)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이번 KB금융 회장 선임을 앞두고 후보별 학연, 지연, 정관계 인맥까지 광범위하게 회자됐습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누가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 회추위원들과 누가 더 각별한 사이인지, 세간은 큰 관심을 갖고 말도 많이 만들어 냈습니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이른바 KS라인(경기고-서울대)으로 화려한 인맥을 자랑합니다. KB금융 사외이사 9명 가운데 8명이 서울대 출신이고 그 중 2명은 경기고 동문이기도 합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인연은 이미 여러 차례 기사화되기도 했습니다.

회장을 직접 뽑는 회추위원들과 동문이고, 금융당국 수장, 대통령 측근과도 막역한 사이라고 하니 이보다 더 막강한 인맥이 또 있을까요?

하지만 결론은 '인맥의 승리'가 아니었습니다.

상업고등학교를 나와 야간 대학을 다닌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인덕의 승리'였습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내정자는 항상 자신을 낮추는 성품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평을 듣습니다. 상대를 먼저 배려하며 늘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달고 삽니다. 경쟁자에게 먼저 "형님 아우하며 지내자"라고 할 정도로 포용력도 넓습니다.

아직 전라도 사투리가 남아 있는 그의 말투는 이런 성품과 어울려 구수하게 느껴집니다. 지난 22일 KB 회추위 심층면접 날 그를 처음 본 카메라 기자들도 "인상이 참 좋다"고 말하더군요.

KB금융그룹 근무 기간이 6년 정도에 불과하지만, KB 임직원들에게 신망이 두터운 이유는 이렇게 내면과 외면에서 풍기는 인품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입니다.

반면, 하영구 행장의 온기 없는 언행은 큰 대조를 이뤘습니다.

회추위 심층면접 당시 KB금융지주 로비에 쫙 깔린 카메라들을 향해 하영구 행장이 던진 말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검찰에 온 것 같네"가 전부였습니다. 면접을 보고 돌아가는 길에 남긴 말은 "회장 되는 사람한테 물어보세요."뿐이었습니다.

1차 회추위 투표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부사장과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의 표결은 5:4였습니다. 2차 투표에서 한표가 이동하며 6:3으로 윤종규 씨가 KB금융 회장으로 선임됐습니다.

그 표 차이가 두 사람 능력의 차이는 분명 아닐 것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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