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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中 화장품사업장 준공…made in china 통할까

김이슬 기자


"주름이 없어졌는지, 보습력이 탁월한지 비포-에프터를 확인할 수 있죠"

'비쥬얼 CR'이란 기계 앞에 한 여성이 얼굴을 갖다대자 피부 상태가 자동 측정된다. 화장품 사용 전과 후를 비교하는 연구다. 주름 개선이나 보습력을 꼼꼼히 따져보는 과정의 일환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상해 뷰티사업장 연구실에선 피부 특성연구가 한창이다. 이번 연구의 경우 중국인 600여 명의 임상 테스트를 거쳤다. 중국 전용 상품 개발을 위한 작업이다. 이를 통해 주름개선용 마몽드 에이지와 보습력이 뛰어난 라네즈 슬리핑팩 등이 탄생했다.

상해 뷰티사업장은 커지는 중국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이 총 13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생산ㆍ연구ㆍ물류 통합센터다. 기존 공장보다 생산력을 10배 확대해 연간 1 3천톤, 본품 기존 1억 개를 생산할 수 있다. 물류도 대폭 보강해 기존 7일 이상 걸리던 배송 기간을 평균 3~4일로 축소했다. 선양, 청두에 있는 지역 물류센터와의 연계를 통해서다.

상해 뷰티사업장은 철저히 '중국 맞춤형'에 중점을 뒀다. 이곳 생산 제품은 같은 이름일지라도 한국 제품과 기능이 다르다. 예로 '마몽드 에이지'의 경우 중국 생산 제품은 '마몽드 에이지 XP'로 제품명은 비슷하지만 피부 특성에 맞게 다르게 제작된다. 건조한 피부가 특징인 중국인을 위해 보습력을 강화한 제품이 많다.

인력도 현지화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소 인력 90% 이상이 현지인이다. 전체 연구원 30명 중 한국인은 용인 연구원 파견인력 3명 뿐이다. 향후 2020년까지는 100여 명 수준으로 현지인력을 대폭 늘릴 예정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지난 1992년 중국지사를 설립 이후 현재까지 120번 중국을 방문했다. 가장 중요한 시장인 만큼 중국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매출도 중국이 단연 압도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전체 해외 매출은 5399억원으로 지난 3년간 65% 성장했다. 이중 중국 매출은 62% 3,38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이번 중국 화장품 사업장 준공에 대한 기대감 뒤에는 한계도 엿보인다. 'Made In Korea'을 포기한 전략이 통할 지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대부분 중국인들이 아모레퍼시픽 화장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한국 프리미엄 이미지가 크게 작용한다. 중국산일 경우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아모레퍼시픽은 고급 브랜드인 설화수 만큼은 한국 생산만 고집할 예정이다. 글로벌 화장품 업체 로레알이 프랑스에만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서 회장은 이같은 우려에 대해 '브랜드 컴퍼니'를 지향할 것이라고 답했다. 생산한 곳보다 중요한 건 브랜드의 힘이란 것을 강조했다. 서 회장은 "이미 5개 중 3개 제품은 중국 생산품인데, 그런 이유로 싫어하는 고객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해 뷰티사업장을 한국과 똑같은 규격 공간으로 만들고, 같은 원료를 사용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상해 뷰티사업장은 친환경에 가장 중점을 뒀다. 기존 중국 공장에는 없지만, 한국 경기도 오산공장에는 있는 시설이 추가로 생겼다. 공기정화 시설이다. 마이크로단위로 여과하는 작업으로 공기온도도 조정된다. 제조실과 충전실로 정화한 공기를 주입한다.

가장 집중 투자한 부분은 '물 관리'. 중국의 경우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피부 관리에 특히 민감하다. 정경수 상해 뷰티사업장 부총경리는 "화장품 제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이라며 "물 속 불순물을 제거하고, 녹아있는 금속 이온부터 미생물, 냄새까지 제거해낸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향후 2020년까지 뷰티사업장 생산 규모를 현배 수준인 3조원 가량으로 키울 계획이다. 시설 증축과 여유부지 확보 등 투자 계획도 세웠다. 타국 기업에 배타적인 중국 정부도 호의적인 편이다. 정 부총경리는 "상해 가정구 마륙진 내에서 아모레퍼시픽이 납세율 1위 기업"이라며 "부지 확보나 건축 허가 등이 수월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상하이 = 머니투데이방송 김이슬 기자(iseul@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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