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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N현장] 대선테마주 난데없이 기승…'투자주의보'

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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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랩, 아가방컴버니, 우리들제약...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바로 2년 전 대선을 앞두고 치솟았다 다시금 떨어진 정치테마주들인데요. 이렇게 정치테마주는 보통 대선을 앞두고 기승을 부리곤 합니다. 그런데 대선까지 3년이 남은 지금. 때 아닌 정치테마주가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자세한 이야기 증권부 임유진 기자와 함께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임 기자 대선테마주가 벌써 꿈틀댄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발단이 된 건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대선후보 지지도를 묻는 한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UN사무총장이 1위를 기록한 건데요. 반 총장은 39.7%의 압도적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여유있게 따돌린 수치인데요. 반 총장이 불출마 의사를 내비쳤음에도 불구하고, 반기문 총장과 관련된 테마주가 급격히 형성됐습니다. 기업 실적과 관련없이 혈연과 지연, 학연이 얽힌 테마주들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우선 화면 먼저 보시고 이야기 이어나가겠습니다.




배전선로 등을 생산하는 전력기자재 업체 보성파워텍.

주가가 4거래일 연속 상한가입니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의 동생 반기호씨가 이 회사의 부회장이라는 게 뒤늦게 알려지며 '반기문 테마주'에 합류한 겁니다.

반 씨는 등기임원도 아닙니다.

대표가 유엔환경기구 상임위원인 한창은 8거래일 연속 오르며 100% 넘게 상승했고, 반 총장의 고향인 음성에 위치했다는 이유로 씨씨에스는 5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였습니다.

이처럼 반기문 테마주가 꿈틀대는 건 최근 한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이 1위에 꼽혔기 때문입니다.

우리사회의 발전을 좀먹는 대표적인 병폐인 학연과 지연, 혈연으로 엮여 주가가 요동을 치는 건 이뿐만이 아닙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대권설이 불거진 하반기부터 전방, 디지틀조선 등이 급등락하고 있고, 야권의 대선주자로 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관련된 휘닉스홀딩스, 모헨즈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인터뷰] 배성진 / 현대증권 연구원
"기업들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고 오를 경우에는 주가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동종목들에 대한 투자시 반드시 실적 수반이 되는지 체크할 필요가 있어...."

"정치테마주는 한국증시의 후진성을 대표하는 현상입니다. 2년 전 대선테마주의 비참한 결과 역시 다들 기억하실 텐데요. 또다시 맹목적인 투기 열풍에 휘말리지 않도록 반성과 신중함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임유진입니다."

앵커> 보성파워텍. 바로 어제까지도 상한가를 기록했네요. 무서운 상승세인데요. 사무총장의 동생이 부회장이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말 반기호 씨가 보성파워텍에 부회장으로 오게 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게 지난 27일인데요. 바로 그날부터 나흘 연속 상한가를 보였습니다. 앞서 보셨듯이 반기호 씨는 비등기임원인데요. 현재 영업본부에서 일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습니다. 이러한 주가 급등세에 대해서 회사 측도 놀라워하고 있는데요. 기업 차원에서 이렇게 오를만한 특별한 호재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거래소는 급기야 오늘(31일) 하루, 보성파워텍을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습니다. 투자주의 종목은 투자경고ㆍ위험종목 지정 전 단계인데요. 투자 경고ㆍ위험 종목 단계로 가면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도 있습니다.

앵커> 단지 동생이 부회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런 기형적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겠네요. 반기문 테마주로 묶인 다른 곳들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급등세가 가장 눈에 띄는 곳이죠. 한창은 앞서 보셨듯이 최승환 대표가 유엔환경기구 상임위원이란 이유로 반기문 테마주로 묶였는데요. 지난 24일 시황변동 관련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중요 공시 대상이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공시 이후에도 급등세를 이어가는 모습인데요. 실제 반기보고서를 봐도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나 줄어들었습니다. 전혀 기업의 실적 측면에서는 이같은 급등세를 설명할 수 없는 거죠.

씨씨에스 역시 마찬가집니다. 씨씨에스는 단순히 반 총장의 고향인 충북 음성에 위치해있단 이유만으로 테마주로 분류됐는데요. 이곳은 2분기 영업손실이 10억원대에 달합니다. 적자폭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늘어난 모습인데요. 그럼에도 반기문 테마주란 이유로 5일간 57%나 올랐습니다.

경남기업도 새로운 반기문 테마주로 거론되는데요. 반기문 총장의 동생 반기상씨가 상임고문으로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바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밖에도 에너지솔루션은 대표가 반 총장의 사촌동생과 고교 동문이라는 이유로, 또 삼보판지는 회장이 반 총장과 서울대 선후배 관계라는 이유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실상 기업 가치와는 무관한 이런 학연, 지연, 혈연들로 엮여 주가가 요동을 쳤습니다.

앵커>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반기문 총장 테마주, 살펴봤는데요. 다른 유력 후보들의 테마주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앞서 본 여론조사에서 2위를 차지한 야권의 대표적 대선 후보죠. 박원순 서울시장의 테마주로는 휘닉스홀딩스와 모헨즈를 들 수 있습니다. 휘닉스홀딩스는 회장이 박 시장과 경기고 동기동창이란 이유로, 그리고 모헨즈는 대표가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의 운영이사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박 시장의 테마주로 묶였는데요. 이들 모두 하반기 들어서만 30% 가량 올랐습니다.

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테마주로는 디지틀조선과 전방, 엔케이, 현대상선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엔케이는 회장이 김 대표와 사돈이라는 이유로, 전방은 김 대표의 아버지 고 김용주 회장이 창업했단 이유로 급상승했습니다.

앵커> 이같은 정치테마주들의 기형적 움직임, 새로운 모습이라고 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지난 2012년 대선 때에도 요동치면서 자본시장의 건전성을 해쳐 왔는데, 투자자들은 아직 그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한 듯한 모습이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과거 테마주들의 말로를 지켜봤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타산지석으로 삼지 못한 것 같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이런 정치 테마주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는데요. 지난 2012년 6월부터 지난해 말까지의 주가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당시 60% 넘게 급등했던 정치테마주 가운데 절반은 선거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들 대선 테마주 가운데 3의 1은 주가 조작과 같은 불공정 혐의가 적발됐는데요. 피해규모는 660억원에 육박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데요. 기업 가치와 실적에 기반하지 않은 거품은 언젠가는 꺼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최근 국내 증시는 밋밋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더더욱 이런 테마주들이 기승을 부리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투자자들에게는 섣불리 투기의 유혹에 빠지지 않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해보입니다.

주말 내내 비온다하고 이후 추워진다는데요. 임 기자 따스하게 주말 보내시구요. 감기 조심하구요. 지금까지 임유진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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