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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시험대에 선 민간출신 협회장...'흔들기'는 곤란

강은혜

올 봄 전 국민을 비탄에 빠지게 한 세월호 사고의 직격탄을 맞은 그룹 중 하나는 '관피아'로 통칭되는 고위관료들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관피아의 적폐를 이번 기회에 청산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전직 고위 관료가 민간 기관에 '낙하산'으로 꽂히기 힘들어졌습니다.

서슬퍼런 분위기 속에 세월호 사고 이후 금융권에서도 '관피아'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대신 민간 회사에서 CEO를 지낸 인물들이 관피아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일련의 흐름을 타고 세월호 참사 이후 첫 민간 출신 협회장이 된 인물이 지난 8월 선임된 장남식 손해보헙협회장입니다. 12년만에 나온 민간 출신 협회장이기도 합니다.

장 회장은 LIG손해보험에 입사해 미국 지점장, 영업총괄, 경영관리 총괄 사장을 거쳐 CEO까지 오른 정통 '보험맨' 입니다.

이제 장 회장이 부임한 지 100일이 넘어서면서 보험업계 내부에서 이런 저런 평가들이 나옵니다.

모든 평가에는 긍.부정이 엇갈리게 마련인데요.

굉장한 의욕을 가지고 협회 내.외부 일을 챙기고 있다는 점은 모두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반면 관을 거치지 않은 취약점도 노출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수십년간 인연으로 얽힌 관료 출신이 아니기에 대관 능력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겠죠.

이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장 회장은 취임 직후 관가와 정치권 등 대외 인사들과 접촉하는 데 많은 시간을 기울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정무적 능력을 앞세운 관료 출신 협회장에 익숙한 회원사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장 회장이 업계를 대변하는 목소리를 크게 내줘야 하는 데 너무 약하다는 게 요지입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관 출신이 왔을 경우, 산적해 있는 보험 이슈에 대해 힘쓸 수 있는 부분이 많았을텐데 민간 출신이다보니 아쉬운 게 많다"고 말합니다.

그래서인지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되는 장상용 손보협회 부회장 자리에는 금융감독원 출신 인물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회장의 약점을 감독기관 출신 부회장이 커버해 줄 수 있지 않냐는 것입니다.

차기 회장 인선이 임박한 '이웃집' 생명보험협회도 비슷한 고민입니다.

때문에 어차피 힘 센 관피아는 올 수 없으니, 민간 출신 중에서도 '펀치력'이 좋은 인물이 왔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합니다.

회원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게 최우선인 협회 내부에서는 '비공식적 루트'를 통해 현안을 풀어갈 수 있는 '파워맨'을 회장으로 선호하는 것도 일면 당연해 보입니다.

그렇다고 약점만 부각시켜 민간 출신 CEO를 흔드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곤란한 일입니다.

'드디어 관피아의 굴레에서 벗어났다'고 환영할 때가 엊그제인데 얼마 지나지 않아 "구관이 명관이다" , "차라리 관 출신이 낫다", "너무 낯을 가린다"며 깎아내리는 모양새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지점이 장 회장의 노력이 더 필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민간 출신도 관피아 못지 않게 협회의 목소리를 잘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야 세간의 잡음을 잠재울 수가 있겠죠.

여전히 업계에 만연해 있는 관피아의 향수를 지우는 것이야 말로 시험대에 서 있는 장 회장에게 주어진 시대적 임무이자 과제이고, 성공으로 가는 길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강은혜(grace1207@mtn.co.kr)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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