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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섬마을 소년이 '동양의 파바로티' 된 비결은…

MTN 감성인터뷰 [더리더] 성악가 조용갑
대담=최남수 보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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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 한국의 한 성악가가 유명 오페라의 주역으로 활동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 ‘동양의 파바로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오페라 테너 조용갑씨입니다.

작은 섬마을 소년에서 프로 복서로의 도전, 그리고 한국을 빛내는 성악가가 되기까지의 숨은 노력을 더 리더에서 들어보겠습니다. 이 자리에 희망을 노래하는 성악가, 조용갑씨를 모셨습니다.

대담: 최남수 머니투데이방송 보도본부장

“불평할 시간이 없었다. 최선만 다했다!”
최서남단섬 어부의 아들이 ‘동양의 파바로티’로!
‘남들이 할 수 없는 오페라’로 독자적 영역 개척
“돈 벌어야 하는 절박함탓 콩쿠르 28번 우승”
“‘조용갑 성악스쿨’ 운영, 어려운 음악지망생 지원”



Q. 지금까지 오페라 무대에 오른 횟수가 몇 회 정도 되시는 거죠?

A. 300회 이상 됩니다.

Q. 2000년 라보엠에서 주역을 맡아서 이탈리아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을 정식 데뷔하셨는데, 외국인으로서 주연 맡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어떤 점에서 인정을 받으셨다 보시는지요?

A. 외국에도 외국 사람에 대한 편견이 많습니다. 주인공으로 서기 쉽지 않지 않기 때문에 자기만의 특징을 가진 오페라를 생각하고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오페라를 준비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수많은 오페라를 하는데 ‘나만이 할 수 있는 오페라를 선택하자’ 해서, 고음이 나오는, 라보엠, 일 트로 바토레과 같은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오델로로 어려운 오페라를 골라서 전문적으로 열심히 연습을 하게 된 거죠.

Q. 그래서 동양의 파바로티라는 별명도 얻게 된 것이군요. 이탈리아에서 활동하시기 시작한건 언제부터인가요?

A. 1997년에 이탈리아에 처음 갔습니다. 한국 나이로 28살이었습니다. 가서 1년 동안 언어를 공부하고 조수미씨가 나온 산타체칠리아 음악원에 들어가게 된 거죠.

MTN 더리더 / 성악가 조용갑


Q. 외국인, 특히 동양인으로서, 오랫동안 활동하시는데 있어서, 가장 힘든 점은 어떤 게 있었을까요?

A. 이탈리아로 갔으니까 언어적인 어려움이 컸고요. 한국음식을 못 먹는 것이 많이 힘들습니다. 또 외국인이라는 편견과 문화를 극복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죠.

Q. 시계추를 돌려서 동양의 파바로티란 수식어를 얻기까지 걸어온 인생 한번 나눠보겠습니다. 통상 성악이나 기악의 길을 걷는 사람들은 학원도 가고 그중에서 소질이 뛰어난 사람들이 과정을 밟아나가는데, 조금 다르셨죠? 어렸을 때부터 노래에 소질이 있다고 보셨는지요?

A. 저는 고향이 전라도 가거도라고 최서남단에 있는 섬에서 태어났습니다. 자라는 환경이 노래나 음악, 클래식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섬이었는데요. 어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특별한 소질은 몰랐고, 아버님께서 노래를 참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약주 한잔 하시고 나면 항상 밤12시 넘어 저한테 노래를 시킨 기억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두만강 푸른 물’에 하면서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노래들을 많이 불렀죠.

Q. 내가 성악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언제부터인가요?

A. 성악에 대한 재능은 서울에 올라왔을 때입니다. 서울에 상경한 게 중학교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성수동 공장에 취직을 하게 되면서부터인데요. 그때 나이가 14살이었습니다. 공장에 다니며 교회를 다니게 되고 교회에서 노래를 하다보니까 지금 다니고 있는 교회이기도 한데요. 교회에서 노래를 하다 보니 주위에서 자꾸 재능이 있다고 노래를 하라고 권유를 해서 성악에 관심을 갖게 되고 꿈을 갖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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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프로복서도 도전하셨죠?

A.고등학교 때 친구에게 많이 맞고 괴로움 받는 친구를 도와주다가 저도 많이 맞으면서 친구랑 같이 체육관에 가서 권투를 배워 친구 복수를 하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권투를 하게 됐고 프로까지 입문하게 됐습니다.

Q. 복서와 성악, 공통점이 있나요?

A. 어떻게 권투하다 오페라계로 갔냐는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 공통점이 많이 있습니다. 성악도 몸이 악기입니다. 몸이 두껍고 호흡으로 노래를 하기 때문에 복식호흡이 아주 중요한데 저는 몸이 건강하고 운동을 많이 해서 폐활량 같은 것이 좋아져 권투가 노래에 많이 도움이 됐습니다. 권투도 리듬, 박자, 어디에 강하게 때리는지 강약조절이 굉장히 중요한데, 반 박자 원 박자에 때리는 이런 박자감각도 많은 도움이 되고요. 통하는 게 많이 있습니다.

Q. 성악은 혼자 공부하기도 힘들고 실제 돈이 필요하잖아요. 배우는 과정에서는 레슨비가 만만치 않았을텐데 어떻게 조달하셨는지요?

A. 어려운 형편에 알바도 하고 직접 돈을 벌어서 학교도 다니고 운동도 하고 노래도 해야 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레슨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저는 테이프를 샀습니다. 파바로티 테잎을 사서 노래를 하고 흉내를 내면서 성악에 꿈을 갖게 된 거죠. 한국말이 아닌 다른 언어가 나와서 너무 신기했고, 파바로티를 따라하다보니 오늘날 이 자리까지 오게 됐습니다. 파바로티 테잎이 저의 선생님이었던 것이죠.

Q. 취업이나 창업이 어려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 많은데, 본인 과정 돌아보시면 성공을 이루는데 어떤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실 수 있는지요?

A. 주어진 환경에 불평할 시간이 없었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고, 살아남기 위해서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면 결국 도움이 됩니다. 또한 운동을 하면서 참고 인내하고 자기한계를 뛰어넘는 훈련을 계속 하다보니까 정신적인 훈련이 많이 돼서 운동했던 모든 것이 저에게는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성악하는 데도 도움이 됐고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그 한계를 뛰어넘으면서 훈련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Q. 성악가 조수미씨도 나온 산타체칠리아 음악학원, 국내에서 테잎으로 준비하고 했는데 합격 비결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늦게 시작했고 기본기가 많이 준비 안 돼 있어서, 그런 학교를 들어가기 위해서 작전을 달리했다고 봅니다. 한곡을 선택해서 열심히 했습니다. 다른 많은 곡을 다 준비할 시간도 없었을 뿐더러, 그 한곡을 누구보다도 잘하게 되고, 만 번 정도 반복하게 되면 이 곡은 누구보다도 잘하게 된다는 생각에 시도했었고 그 곡을 잘하게 되니까 바로 합격 된 것이죠.

Q. 이런 말이 있습니다. ‘절박함이 중요하다’. 콩쿠르에서 28번 우승을 하셨죠?

A. 네. 28번 우승했습니다. 오페라 콩쿠르 우승에 그 밖의 것들까지 따지면 더 많이 우승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우승해야 제가 생활 할 수 있었고 그 상금으로 하루하루 살아가야 하다보니 완벽하게 준비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도전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Q.콩쿠르 우승 많이 하시면서 본인이 느끼시기에 유럽인들의 반응은 어땠다고 보십니까?

A. 한국사람, 동양 사람의 단점이 많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단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언어를 완벽하게 표현하게 되면 외국사람인데도 이렇게 이탈리안 적인 뉘앙스를 표현하고 또 연기를 잘하고 감정을 표현해 내게 되면 오히려 단점이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부분에 더 집중을 했고 그런 데에 제가 관심을 갖고 이탈리아 사람과 생활도 많이 하고 말도 많이 하다 보니 그런 뉘앙스들이 잘 표현이 돼서 현지인들이 이탈리아 사람이 노래하는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해 주었습니다.

Q. 전국 각지에서 성악가의 꿈을 키우고 있는 음악학도들에게 성공을 위한 조언을 해 주신다면요?

A. 테크닉 적인 방법에서는 성악가들이 소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좋은 소리를 내려고 하지만, 사실 그 외의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노래라는 게 표현인데 그 표현을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 감정으로 이 단어를 고백해야 할 것인가, 노래를 해야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면 그게 묻어 나온다는 거죠. 그 삶의 인물이 돼서 정확히 표현하게 되면 훨씬 감동이 배가 된다는 거죠.

Q. 오페라가 삶 자체가 되셨는데 성악가 오페라 테너 조용갑에게 오페라는 무엇인가요?

A. 오페라는 저의 인생에 희망이었고 꿈이었습니다. 오페라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열심히 노래하고 싶었고 삶이 너무 힘들다보니까 노래를 하는 자체가 많은 위로가 됐습니다. 제가 힘든 환경을 이길 수 있었던 희망이자 꿈이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MTN 더리더 / 성악가 조용갑


Q. 해외에서 오페라 활동 말고 국내에서 활발하게 하고 계신 활동들이 있죠? 성악스쿨도 열었다고 들었는데 소개를 해주시죠.

A. 어려운 형편에 성악하면 돈이 많이 들어가고 넉넉하지 않으면 성악을 할 수 없는 환경이 많잖아요. 그래서 제가 그런 분들을 위해서 형편이 어려워도 넉넉하지 않아도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재능 있고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가르치고 적은 돈으로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조용갑 성악스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재능 있는 사람은 유학까지 보내주고 사람을 키우기 위해 이 학교를 세웠습니다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오디션을 볼 수 있고 재능 있는 사람들은 장학생으로 교육 받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분들이 오십니다. 사연이 많고, 세월호 사건에서 단원고에서도 살아남은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도 어려운 형편에 성악을 배우고 싶은 열정이 있어서 장학생으로 교육받고 있습니다. 또 형편이 재능이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이 지원을 하면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Q. 일반인들이 오페라를 즐길 수 있는 방법, 팁을 주신다면요?


A. 오페라를 어렵다고 생각 하시는데 사실 소리랑 분위기를 느끼시면 됩니다. 모든 걸 먼저 알려고 하다 보니까 느끼는 것 보다 머리로 먼저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감상이란 자체가 떠나버리게 됩니다. 너무 많은걸 알려고 하지 말고 느끼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음악을 몰라도 좋은 느낌을 받아들이면 쉽게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희망오페라라는 책도 내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서로가 살아남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시대인데요. 이런 시대에 우리가 찾아야 될 희망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A. 희망은 개인적인 욕심일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희망을 꿈으로 표현하면 꿈이 자기만의 행복을 위해 갖는 꿈보다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꿈, 가족도 행복하고, 이웃도 행복하고, 인류가 다 행복할 수 있는 희망과 꿈을 가지면 훨씬 더 동기부여가 되고 훨씬 많은 사람에게 기쁨이 되고, 결국 그런 꿈이 진정한 꿈이고 희망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성공에 부합하는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계신데요. 이탈리아에 오래 계시면서 이탈리아 사람으로부터 배워야 할 점이 있다면 뭐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A. 이탈리아 사람들은 표현이 굉장히 좋고, 사람을 많이 의식하지 않고, 자기만의 어떤 표현들을 쉽게 하고 자유롭다는 거죠. 그런 부분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거든요. 영어로 물어보면 절대로 영어로 대답하지 않습니다. 이탈리아에 왔으면 이탈리아 말로 해야지 왜 영어로 하느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 언어와 자국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서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 부족하더라도 이러한 당당함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어린이들, 사회적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는 직장인들, 어떻게 하면 좀 더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A. 많은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갇혀있는 시각으로 보지 말고 생각을 많이 열어놓고, 자꾸 반대적인 시각으로 보고 여행과 경험을 해보면서, 그 경험들이 이론으로 하는 게 아니라 경험하고 부딪혀보면서 창조를 새로운 생각들로 직접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 마지막 질문으로 드리겠습니다.

A. 저는 오페라가수이고 세계적인 성악가가 되기 위한 꿈을 가졌지만, 다리를 다치면서 사람을 키우고 나누고 싶어 한국에 귀국해 그런 일들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저를 후원해주신 그분을 본받아 사람을 키우고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을 키워나가는 학교를 세우는 일이 제 목적이고, 두 번째는 나눔입니다. 재능기부를 통해 재능이 있지만 꿈을 못 펴는 사람들을 후원하는 단체를 만들어가기 위한 재단이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노력해 나가고 있습니다.



☞ 우리사회 아름다운 리더들의 인생철학과 숨겨진 진면목을 만나는 MTN 감성인터뷰 ´더리더´는 매주 월요일 오후 5시 20분 케이블 TV와 스카이라이프(516번), 유튜브-MTN 채널 (youtube.com/mtn)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또 스마트 모바일로 (머니투데이방송 앱, 머니투데이 앱/탭) 언제 어디서나 시청 가능하고 온라인 MTN 홈페이지 (mtn.co.kr)에서도 실시간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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