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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같은 와이파이 쓰는데 스타벅스에서만 개인정보 요구하는 이유는?

최보윤


#대학생 A씨는 과제나 시험공부를 주로 커피숍에서 한다. 자료 검색을 위해 휴대전화나 아이패드, 노트북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잦아서다. 대부분의 커피숍들은 인터넷 사용이 손쉽다. 매장 내 인터넷 공유기 등을 설치해 고객들이 무료로 와이파이를 쓸 수 있도록 해두고 있다.

그런데 요즘 이런 소비자들 사이에서 스타벅스에 대한 불판이 폭발하고 있다. 카페베네나 투썸플레이스, 할리스커피 등과 달리 스타벅스는 유독 와이파이 이용에 앞서 인증절차를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절차가 꽤나 복잡하다. 인터넷 초기 화면이 스타벅스 메인 홈페이지로 연결되는데, 이때 이름과 이메일주소, 휴대전화번호, 통신사까지 샅샅이 적은 뒤 개인정보이용 등에 대한 약관동의까지 해야한다. 와이파이 비밀번호만 누르면 되는 다른 커피숍들과 대조적이다.

이런 불편때문에 온라인 상에서는 '스타벅스 와이파이 편리하게 사용하는 법'이 회자되기도 한다. 일례로 개인정보 인증 초기 화면에서 '영어(english)'를 누르면 외국인 전용 페이지로 넘어가는데, 이 경우 국내용과 달리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하면 바로 인터넷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스타벅스 와이파이 접속 화면. 외국인보다 국내 고객에게 과도한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스타벅스에 인터넷 제공 제휴를 맺은 KT 측은 이에대해 "최적의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소한의 고객 정보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외국인의 경우 휴대전화나 외국인 등록번호(일종의 임시 주민번호)가 없는 경우가 많아 이메일로만 인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공용으로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와이파이 접속을 하는만큼 해킹 등 보안에 취약해 사후관리 차원에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관계 법령에 따라 수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어딘가 굼뜬 해명이다.

KT는 현재 스타벅스의 경쟁사인 카페베네와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 빕스 등과도 같은 와이파이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제휴를 맺고 있다.

하지만 스타벅스와 달리 카페베네나 투썸플레이스 등 다른 매장에서는 고객들이 와이파이 이용을 위해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는다. 대부분 비밀번호 정도만 입력하면 와이파이 연결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대체 왜 같은 KT의 와이파이 서비스(쉬운 설명을 위해 '올레 와이파이존'으로 통칭)를 제공하면서 스타벅스에서만 고객 정보를 수집하는걸까?

KT 측은 "올레 와이파이존 제휴를 맺은 업체들은 기본적으로 스타벅스와 같이 고객들이 개인정보를 입력해야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돼 있지만 이 같은 과정이 번거롭다고 느끼는 업체의 경우 자체 공유기를 달아 IP를 공유할 수 있는 문제"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올레 와이파이존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경우, 일반 와이파이 공유보다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음은 물론이고 행여나 해킹 등의 보안 문제가 발생했을 시 사후 처리 책임을 모두 KT가 지게된다"고 강조했다.

즉 공유기를 사용해 쓸 경우 이용 절차는 간소화 시킬 수 있으나 품질이나 사후관리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스타벅스 역시 이같은 부분을 위해 KT에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스타벅스는 고객 편의 보다는 안전에 비중을 두고 KT에 전적으로 와이파이 서비스를 맡긴 것이라면, 카페베네나 투썸플레이스 등은 안전 문제보다는 고객 편의에 무게를 두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게다가 전점이 직영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스타벅스와 달리 대부분이 가맹점인 타사들의 경우 개인사업자마다 의견이 첨예하게 갈릴 수 있어 운영 방침을 통일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하지만 스타벅스 고객들에겐 여전히 '찜찜함'이 남는다. 이미 많은 사례들을 통해 기업의 개인정보 수집과 마케팅 활용 등의 불편한 진실을 학습해 왔기 때문이다.

KT와 스타벅스는 "와이파이 제공을 위해 수집한 개인 정보는 절대 마케팅에 활용되지 않는다"면서 되레 "대체 왜 이런 논란이 일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안전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를 잔뜩 건네줘야만 하는 것인지, 이것이야 말로 소비자들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는 처사는 아닌지 커지는 소비자들의 원성에 귀기울여야 한다. 기업 편의 보다 소비자 편의 쪽에 서서 이해를 해보고자 한다면 이해가 쉬울 터이다.

국내 스타벅스 매장에는 하루 평균 32만 명의 소비자들이 오간다.

머니투데이방송 최보윤(boyun7448@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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