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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합병 반대에 나선 우투 노조..설득력 있나

박승원 기자

연말 우리투자증권이 뒤숭숭하다. 통합증권사인 NH투자증권의 공식 출범을 한달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가 임시 주주총회 무산 투쟁에 나서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노사갈등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사실 우리투자증권 노사는 회사가 매각 과정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갈등을 빚어왔다. 인수 후보자에 KB금융과 NH금융지주,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가 포함되자 이들 모두 자격이 없다며 인수후보 배제를 촉구하는 대규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또, NH금융지주로 인수가 확정된 이후에는 대규모 희망퇴직 계획을 이유로 파업에 나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노조의 행동이 어느 정도 용인됐다. 노조원인 직원들의 생존권을 위해 행동에 나섰다고 인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투자증권 노조의 행동을 보면 이러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막' 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열린 우리투자증권 임시 주주총회에서 우리투자증권 노조가 투쟁에 나선 이유는 두가지다.

첫 번째는 주주 권익 보호다. 합병 상대인 NH투자증권이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2번의 기관경고를 받은 만큼, 통합증권사 영업력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해 주주권이 훼손된다는 논리다. 이에 우리사주를 보유한 노조가 주주의 입장에서 합병 반대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주주 권익 보호 외에 투쟁에 나선 주된 이유가 바로 임금이다. 우리투자증권 노사는 수차례에 걸쳐 임금단체협상에 나섰지만, 임금 인상률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2015년 임금은 동결하되 2014년 임금인상률을 4%로 소급적용하자고 못박고 나선 노조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사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노조의 강경 대응에 대해 '너무 배가 부른 것 아니냐'는 장탄식이 나온다. 다른 증권사는 여전히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는데, 업계 최고의 대우를 받는 우리투자증권 노조의 행동은 설득력을 잃는다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투자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는 곳이 바로 우리투자증권"이라며 "여기서 더 받으려고 합병 반대에 나서는 것은 현재 업계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귀족노조 마인드"라고 지적했다.

물론 노조라고 해서 정치적인 행동과 판단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주주권 훼손을 외치며, 내부적으로는 임금협상만을 주장하는 식의 이율배반적인 논리는 옹색한 게 사실이다.

여전히 금융투자업계는 불황 속에 인력 구조조정과 지점 축소, 연봉 감액 등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에서 시작된 금융시장 불안이 우리나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지금은 임금 인상만을 외칠 게 아니라 혹시 모를 위기를 대응하기 위해 화합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머니투데이방송 박승원(magun1221@mtn.co.kr)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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