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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N] 뚜껑연 이케아, '가구점 탈 쓴 대형마트?' 지역상권 붕괴 위기

김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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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앵커> 고가 논란부터 일본해 표기 지도 판매 등으로 개장 전부터 몸살을 앓은 '가구공룡' 이케아가 이달 18일 국내 1호점인 광명점의 공식 오픈했습니다. 숱한 논란이 무색할 만큼 수많은 인파가 몰렸는데요. 개장 3일 만에 총 4만8천명이 방문했다는 발표도 나왔죠. 주변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교통대란까지 겪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런 이케아 때문에 인근 지역 중소 상인들의 걱정은 갈수록 태산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산업부 김이슬 기자 나와있습니다.

< 리포트 >
앵커> 올해 뜨거운 감자였죠. '가구 공룡' 이케아가 드디어 문을 열었죠?

기자> 네, 지난 18일 예정대로 이케아 국내 1호 매장인 광명점이 공식 개장했습니다. 고가 논란과 일본해 표기 지도 문제 등으로 고조됐던 국민 반감이 무색할만큼 엄청난 방문객이 이케아를 찾았습니다.

우선 국내서 첫 영업을 시작한 이케아 광명점은 규모부터 압도적입니다. 이케아 광명점은 세계 최대 규모인 연면적 13만1550㎡로, 쉽게 말해 축구장 10배 크기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주차장 3개층, 제품 전시된 2층, 계산대와 창고가 있는 1층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케아 관계자 말에 의하면, 내부를 전부 둘러보기 위해서 넉넉잡아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이케아에 오시는 분들은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곧장 2층 쇼룸부터 구경하도록 동선이 짜여져 있습니다. 2층서 쇼룸과 상품들을 구경한 뒤 바로 아래 창고형 매장에 내려와 계산하는 구조입니다. 매장 직원들이 배치돼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소비자가 알아서 상품을 찾고 옮기고, 조립해야 하는 시스템입니다.

이런 불편에도 불구하고, 16~17일 진행됐던 프리오픈 기간부터 개장 첫날까지 총 3일간 4만8천명이 이케아를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실제 이케아를 찾아가봤더니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앵커> 자가용을 갖고 오는 사람들이 많아 교통대란까지 나타나고 있다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네, 사실 이케아 광명점과 도보로 약 10분 가량 떨어진 광명역 근처는 코스트코와 버스터미널 등이 몰려 있어 교통 혼잡이 빚어지는 곳입니다. 여기에 공룡 이케아까지 가세해 극심한 교통체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겁니다. 실제 이케아 광명점 주차장으로 진입하기 위해, 하나뿐인 좌회전 차선으로 차량들이 밀려들면서 근방 2㎞ 도로 전체가 극심한 정체를 빚었는데요. 이케아에 들어가기까지 40분이 걸린다는 방문기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앵커> 제2롯데의 경우, 교통난을 우려해 주차제한 등 각종 규제를 가했는데 광명시의 경우는 아무 대책이 없나보죠?

기자> 네 상당히 대비가 되는데요.

이케아의 경우, 이렇게 차량이 몰리는데 무료 주차 서비스까지 해주고 있습니다.

이케아는 내부 주차장에 2000개의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바로 옆 롯데아울렛 1450대, 그리고 길 건너 임시 주차장에 600대를 세울 수 있습니다.

규정상으로는 5시간만 무료 주차인데 개장 초기라는 이유로 이케아 측에서는 당분간 무료주차 서비스를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케아 개장 이후 교통체증이 극심한데도 광명시에서는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광명시는 이케아 측과 무료주차 시간을 줄이는 안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논의를 거칠 뿐 명령이나 규제 대상은 아니란 입장입니다.

비슷한 상황을 겪은 제2롯데월드의 경우 서울시가 주차 사전 예약제를 시행하도록 하고 비싼 주차요금까지 물리도록 강제하는 상황입니다.

현재 제2롯데월드의 기본 주차요금은 10분에 1000원이고, 3시간 이후부터는 10분에 1500원까지 오릅니다. 물건을 사도 주차비를 깎아주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이러다보니 제2롯데월드 주차장은 텅텅 비었고 마트의 매출은 다른 점포에 비해 턱없이 미미한 수준입니다.

두 경우가 너무 대조적인데 서울시의 규제명분이 시민들의 불편인 점을 감안하면 광명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사진=머니투데이)


앵커> 게다가 이케아가 과연 가구전문점이냐는 논란도 일고 있어요? 김 기자가 실제로 다녀왔죠? 어떤가요?

기자> 네 실제 이케아를 가보니 대형마트에서 파는 상품은 거의 다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 같았는데요, 관련 영상부터 확인하고 다시 얘기 나누겠습니다.

이달 18일 영업을 시작한 이케아 광명점.

개장한 지 3일 만에 총 4만8천명의 방문객이 다녀갔습니다.

입구에서 처음 맞닥뜨리는 쇼룸부터 구름 인파가 몰려 한걸음 떼기가 힘겨울 정돕니다.

[인터뷰] 김영희 / 경기도 안양시
"종류가 많고 색상이 다양하고 디자인이 못보던게 있으니까..가구도 봤는데, 괜찮은 것도 있는데 배송비 설치비 생각하면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가구점' 이케아를 들여다봤더니 가구가 아닌 상품들이 더 많습니다.

복잡한 동선을 따라가다보면 펜과 공책 등 소모품을 비롯해 어린이 장난감과 장식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줄지어 나타납니다.

2천원짜리 김치볶음밥을 판매하는 레스토랑과 스웨덴 식재료를 파는 식품점도 있습니다.

실제 이케아가 판매하는 총 8600여개 상품 중 가구는 40% 뿐이고, 나머지 60%는 주방용품 등 비가구 상품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대형마트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인데 가구점 간판을 달았기때문에 의무 휴업일 등 영업규제는 고스란히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업계가 추산한 이케아 광명점의 연매출은 3천억원으로 점포당 최대 연매출이 2천억원대인 국내 대형마트 수준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인근 가구단지 상인들은 물론 주변 생활용품 업체들은 이케아의 출현으로 상권이 초토화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지역 상인
"지금 현재 상태도 어려워서 난리인데, 여기서 매출 떨어지면 다 망하는거죠 어떻게 할거에요. 이케아 갔던 사람이 여기와서 사겠냐고요 끝난 거죠."

이케아는 향후 2020년까지 전국에 4개 매장을 추가로 개장할 계획입니다.

지역상권을 싹쓸이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지만 규제를 검토하겠다던 정부는 아직 묵묵부답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이슬(iseul@mtn.co.kr)입니다.

앵커> 실제로 보니 지역 상인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겠어요? 말그대로 상권을 싹슬이할 거 같은데요?

기자> 네, 그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케아로부터 7km 떨어진 지점에 광명가구단지와 생활용품 업체들이 몰려 있는데요. 같은 날 이케아와 주변 가구단지를 다녀왔는데 이케아는 사람이 바글바글하고 가구단지는 한산하고 정말 극명히 대비가 됐습니다. 지역 상인들은 하나같이 이케아 등장으로 상권이 무너질 것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정부도 지역 상권 붕괴 문제로 이케아에 주목했지만, 현재는 손을 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국감 당시 윤상직 산업부 장관이 지역 상권과의 상생을 위해 이케아 영업규제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이후 그렇다할 대책이나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지역 상인들의 시름이 이렇게 큰데, 지자체들은 이케아 유치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이케아는 향후 2020년까지, 불과 5년 이내에 매장을 5개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벌써 부지 확보를 끝낸 경기도 고양시 원흥지구에 2호점을, 서울 강동구 고덕동 부지에 3호점을 낼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케아 관계자 말에 의하면, 추가 부지 선정을 위해 전국에 안가본 곳이 없을 정도라고 하는데요. 추가 매장 확보에 대한 의지가 크다는 말인데, 지역 상권의 우려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이케아 광명점 역시 지역 상권들의 반발이 거세 중소상인 판매공간 확보, 광명시민 직원 우선채용 등의 상생 방안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 상인들의 원성은 잦아들고 있지 않고 있는 상태여서, 앞으로도 이같은 지역 상권과의 마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국내 가구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죠?

기자> 네, 이케아 공습이 본격화되면서 중소 가구업계 뿐 아니라 국내 대표 가구업체인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두 업체는 이케아 개장을 일주일 앞두고 주가가 요동치기도 했는데요. 실제 이케아 공식 개장 바로 뒷날인 19일, 한샘과 리바트의 주가는 최근 고점비 25%나 떨어지면서 해당 업체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들 업체들은 아직 개장 초기이기 때문에 좀더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앞서 이케아 길목에 대형 직매장을 잇따라 출점시키면서 만반의 준비를 마쳤고, 이케아와 차별화 포인트인 고객서비스 강화를 통해 정면 승부하겠단 포부도 밝히고 있습니다.

앵커> 이케아가 베일을 벗으면서 국내 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단 말처럼, 눈구경은 실컷 하고 가지만 정작 쓸만한 가구는 없더라는 소비자들의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이케아가 관심을 끄는데는 일단 성공했지만, 모든 장사가 그렇듯 향후 '재방문율'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승패를 가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 기자,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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