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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붐비는 이케아 VS 텅빈 롯데월드…무슨 차이?

김이슬 기자

이케아가 뚜껑을 열었다. 지난 18일 오픈 당일, 이케아 광명점 앞은 유명 콘서트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구름 인파가 몰렸다. 평일에도 사람들이 많지만, 주말에는 인근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는 교통지옥을 경험해야 한다. 이케아 부근 2km 도로가 꽉 막혀 진입까지 1시간이 걸린다는 방문기도 속출하고 있다.

주변 교통 여건이 협소한 편은 아니다. 이케아 광명점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광명역이 있고, 버스 노선도 현재 14개가 지나간다. 오픈 초기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몰려 혼란이 생겼을 뿐, 대중교통이 부족해 발생한 교통난은 아니라는 게 광명시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이케아가 유발하는 교통난은 어쩌면 필연적이다. 이케아의 영업 방식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직접 소비자가 물건을 찾고, 싣고, 조립해야 한다. 박스로 포장됐지만 꽤 무겁고 덩치 큰 상품을 옮기기 위해서 자가용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주말 마음먹고 장보기 위해 차를 끌고 대형마트에 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교통이 마비될 정도지만, 광명시는 그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약 800명의 이케아 직원들에게 대중교통 이용을 권하거나 불법주정차 단속을 강화하는 수준이다. 개장 3일만에 4만8천명이 다녀갔다는데 해당 대책이 효과가 있을 지는 의문이다. 이케아의 무료주차 서비스 시간 단축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라고는 하지만 시가 강제하거나 명령할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못밖았다.


광명시의 솜방망이식 대책은 서울시가 강력 규제한 '제2롯데월드'와 극명한 대비가 된다. 제2롯데월드는 교통 혼잡으로 시민들의 불편을 촉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강력한 주차 규제를 받았다. 주차 사전예약제를 신청해야하고, 주차요금을 전면 유료화한 것이 골자다. 현재 10분당 1000원, 3시간이 지나면 1500원의 주차요금을 받고 있다.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 조건인데다, 교통량이 7% 이상 증가 시 주차장 폐쇄 등의 엄포를 놓은 탓에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다.
<텅빈 제2롯데월드 주차장과 이케아로 진입하는 차량들로 꽉 막힌 도로 모습이 극명히 대비된다. 사진=뉴스1>

강력한 규제 때문인지 현재 제2롯데월드 주차장은 파리만 날리고 있다. 동시 2700대 수용 가능한 주차장에는 현재 평일 하루 200대 정도만 다녀간다. 지난 20일~21일 주말에도 겨우 1100여 대에 그쳤다. 당연히 영업에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제2롯데월드에 입점한 롯데마트는 다른 점포와 비교해 객단가가 70%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케아 출점이 유력한 해당 지자체들이 이런 문제를 모를 리 없다. 이케아는 경기 고양시와 서울 강동구에 차례로 출점할 계획이다. 향후 2020년까지 4개 매장이 추가로 생길 예정이다. 현재 이케아 관계자들이 전국에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1호점이 들어선 광명시 사례에서 보듯 이케아가 들어설 각지에서 교통대란이 생길 여지가 충분하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이케아 유치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분위기다. 아무래도 이케아 효과로 외부 인구 유입이 늘고, 집값 상승 등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벌써부터 이케아 유치를 위한 사전작업을 벌이기도 한다. 강동구의 경우 기존 이케아가 내놓은 상생방안에 더해 토착 업체를 위한 아웃소싱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상태다.

다만 교통문제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교통 대책에 대해 묻자 광명시에서 야기되는 교통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는 답변만 돌아온다. 뿐만 아니라 이케아가 이미 부지매입까지 끝낸 고양시의 경우, 아직 상생방안이나 교통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케아 효과'가 있다. 집값이 오르는 등 주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교통난 등 부정적인 효과도 함께 낳고 있다. 물론 지자체 입장에서는 이케아가 놓치고 싶지 않은 거물급 유통기업일 수 있다. 다만 유치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그로인해 파생되는 문제를 잠재우는 게 우선이 아닐까 싶다.

애써 모른 척 하지 말고 롯데에게는 안해주는데 이케아에게만 특혜(?)를 주는 이유에 대해 납득할만한 해답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이슬 기자(iseul@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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