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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허니버터칩 잘 나가는데…해태는 왜 이마트 감자칩 위탁생산할까?

최보윤

'허니버터칩' 열풍이 여전하다. 아직도 못 먹어본 사람들의 구입 문의가 빗발친다. 대형마트, 편의점 할 것 없이 품귀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허니버터칩 끼워팔기', '고가 중고거래' 등이 연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지경이다.

제조사인 해태제과는 '없어서 못 파는 과자'의 탄생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일주일에 30억 원 어치가 팔려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혹시 해태제과에서 이런 '품귀'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생산물량을 줄이거나 중단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팽배하다.

이럴때마 해태제과 측은 "생산 공장을 24시간 풀가동 하는 등 소비자 불편을 덜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해왔다.

@이마트는 22일부터 해태제과에 생산을 맡긴 'PL 감자칩 4종'을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해태제과의 이상한 행보가 눈에 띈다. '허니버터칩'이 이토록 잘 나가는데, 이마트 브랜드를 단 PB감자칩('피코크 프리미엄 포테이토 칩' 4종)을 위탁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허니버터칩'을 생산하고 있는 강원도 문막 공장에서 말이다. 심지어 '허니버터칩'과 이마트 감자칩은 같은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진다.

이마트 감자칩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그만큼 허니버터칩 생산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해태제과 측은 "이마트 감자칩은 이제 막 생산을 시작한 것인데다, 이마트에만 납품되는 제품으로 생산 물량이 많지 않다"면서 "허니버터칩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과연 그럴까?

이마트는 전국 14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매장 당 하루에 2박스(박스당 12봉지) 씩만 감자칩을 푼다해도 하루 282박스, 3,384봉지가 필요하다.

최소 하루 4,000여 봉지 정도는 해태제과에서 생산해 줘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추후 소비자 반응이 좋을 경우 이마트는 해태제과 측에 추가 공급을 요청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은 최소 물량만을 생산한다 쳐도 사실상 '갑'의 위치에 있는 대형마트의 요청을 해태제과가 거절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해태제과 역시 그건 그때 가봐야 알 수 있는 문제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문막공장의 전체 생산능력은 영업비밀이라 밝힐 수 없지만, 허니버터칩은 24시간 풀가동해 하루 16만 여 봉지, 월간 최대 60억원 어치를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이마트 감자칩 생산 계약은 이미 올해 초, 허니버터칩이 출시(8월)되기 이전에 맺은 것이라 어쩔 수 없이 약속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라고 해명한다. 이마트 역시 "허니버터칩의 인기에 편승하려는게 아니라 올 초 맺은 계약에 따라 해태제과와 함께 수개월에 걸쳐 새로운 감자칩을 개발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아직도 SNS상에서는 '허니버터칩'을 찾아 발품을 팔고 헛탕만 쳤다는 글들이 쏟아진다. '해태는 위탁생산보다 자사의 소비자들부터 먼저 챙겨야 하는 게 순서가 아닐까?'하는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아울러 자사 제품 만들기도 벅찬 회사에 엇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납품하도록 요구한 이마트는 대형 유통기업의 힘을 너무 과시하는 것 아니냐는 역풍을 맞을 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머니투데이방송 최보윤(boyun7448@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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