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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황영기 회장에 거는 기대

최종근 기자

(사진=신임 금융투자협회장으로 선출된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기자실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머니투데이방송(MTN) 최종근 기자]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어서오세요."

지난 20일에 있었던 금융투자협회 회장 선거 직전, 최종 후보자 3명은 회원사 대표 맞이에 정신이 없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금투협 회장 선거는 혼전이었다. 뚜렷한 강자가 없었고, 업계에서의 평가도 엇갈렸기 때문이다.

금투협 회장 선거는 1차 투표결과에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2차 투표가 실시되는데 그동안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는 후보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금투협 제3대 협회장 선거에서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50.69%의 득표율을 기록해 신임 회장으로 당선됐다.

황 후보자 조차 개표 직후 "박빙의 승부로 알고 있었고, 2차 투표까지 가는 걸로 생각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투표권을 지닌 회원사 대표들이 지금의 구조적인 증권업계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황 후보자가 지닌 화려한 인맥과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는데 공감을 표하며 막판에 표가 몰렸다는 후문이다.


황영기 신임 회장은 삼성투자신탁운용 사장, 삼성증권 사장, 우리은행장, 우리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회장 등을 거쳤다. 그는 업권을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에서 연륜을 쌓아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동안 업계는 금융투자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규제가 줄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현실은 업계의 주장과 반대로만 움직여왔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코스피200 선물과 옵션 상품에 양도소득세를 과세키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안그래도 파생상품 시장이 선진 시장에 비해 뒤떨어져 있는데, 설상가상 과세까지 확정되면서 파생상품 시장이 고사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아울러 업계가 꾸준히 주장해 온 방문판매법 개정안은 불완전 판매에 대한 우려로 2년 가까이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이 때문에 금투협의 역할이 미진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되 온 상황.

결국 금융투자업계는 추진력과 힘 있는 협회장을 원했다. 정부와 국회, 금융당국을 아우르는 협상력을 원했고, 그 바람이 '검투사' 황영기의 컴백으로 구체화된 것이다.

황 신임 회장도 이러한 부분을 꾸준히 강조했다. 회원사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힘과 소통력, 그리고 시장의 파이를 키우겠다는 비전은 그가 꾸준히 주장해왔던 부분이다.

황 신임 회장은 투표 결과 발표 후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그동안 많은 분들과 유대 관계를 맺고 정책적 과제를 다뤄본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와 국회, 언론 등에 정책을 제안하고 관철시키겠다는 뜻을 강조했고 그런 부분들이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턱대고 자본시장의 규제 완화만 주장하면 설득력이 약하다. 신뢰 회복을 위한 업계의 노력이 병행되어야한다. 끊이질 않고 이어지는 금융 사고와 불공정 거래로 국민들이 자본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황 신임 회장은 "금융투자산업이 국민 행복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금융투자협회가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포부가 구체화되려면 회원사의 이익이 곧바로 국민(투자자)의 이익으로 직결되는 베스트 모델을 하루빨리 제시해야할 것이다.

황 신임 회장은 선거기간중 주요 회원사를 세번 방문했다. 그때마다 호소는 절박했고, 힘있는 공약을 제시했다고 한다. A 증권사 사장은 "자존심이 강한 분으로 알았는데, 세번씩이나 직접 찾아오는 모습을 보고 인상이 바뀌었다. 협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 기대에 부합하는 회장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그러면서 "앞으로 협회에서 큰 기삿거리가 많이 나올 것"이라며 기자를 압박하기도 했다.

B 증권사 사장은 "여러 분이 도움을 주셔서 황 회장이 선거에서 이긴 것으로 안다. 도와주신 분들에 연연하지 말고 업계와 투자자가 원하는 길을 가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황 신임 회장의 첫 시험무대는 내달 4일 취임 직후 예상되는 협회 임원 인사다. 파벌과 라인을 혁파해 일을 제대로 하는 조직구성을 해야한다.

이를 바탕으로 말라죽어가는 파생시장 살리기 등 현안을 차근차근 풀어나가야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회, 정부부처, 금융감독당국, 언론 등과의 원만한 관계설정은 기본이다. (물론 기본이 어려운 것임을 황 회장은 너무 잘 알 것이다.)

C 증권사 사장은 "황 회장이 증권업계 컴백은 11년만이다. 그간 시장도 제도도 크게 바뀌었다. 회원사들이 강추한 검투사의 검이 녹슬지 않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방송 최종근 기자 (cjk@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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