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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하이닉스 없었더라면' 가슴 쓸어내리는 SK...총수부재가 더욱 아쉬워

이충우


"3년 전 최태원 회장의 선택이 옳았다." SK그룹으로 인수된 뒤 승승장구하고 있는 하이닉스를 두고 나오는 말입니다.

당시 과잉경쟁에 빠진 반도체 시장, 업종 특성상 끊임없이 재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이유로 반대했던 경영진을 설득해 최종 인수결정을 내린 사람은 바로 최태원 회장입니다.

현재 그룹 내부에서는 하이닉스 인수효과를 보고 '이런 게 바로 오너의 역할'이라며 최 회장의 선견지명에 다시 한번 놀라는 모습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5조 109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하이닉스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것은 어제 오늘일은 아니지만 이번 실적발표가 주목받는 이유가 자체실적 때문만은 아닙니다.

다른 주력계열사들이 실적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면서 하이닉스가
그룹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SK텔레콤은 통신사업 정체로 고전하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은 37년만에 적자가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이닉스의 위상은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룹 임원들 사이에서 "그나마 그룹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하이닉스를 인수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아찔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기존 사업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제 2의 하이닉스' 찾기는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신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그동안 놓친 인수합병건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STX에너지, ADT캡스, STX팬오션과 호주 석유유통업체인 UP 등 인수를 검토하다 막판에 발을 뺀 것만 수차례입니다.

재계에선 미래를 내다보고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총수의 빈자리를 전문경영인들이 대체하기엔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올해는 환율과 유가 변동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 생존을 위한 사업재편 작업은 어느때보다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승연 회장이 복귀한 한화가 삼성과의 빅딜로 신호탄을 쐈습니다. 삼성과 한화간 빅딜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규모의 인수합병으로 평가됩니다.

지난해초 집행유예로 풀려난 김승연 한화 회장이 복귀 효과를 확실히 보여주면서 지난해말부터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던 기업인 선처론은 탄력을 받는 듯했습니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수감 중인 기업인에 대한 가석방이 필요하다는 논리에 힘이 붙으면서 재계 기대감은 고조됐지만 연말 정산 파동이 정국을 강타하면서 선처론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입니다.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구속수감된 최태원 회장은 내일이면 딱 형기의 절반을 채우게 됩니다. SK 내부적으론 하이닉스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총수 장기 부재에 대한 우려로 '제2의 하이닉스'를 찾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재계 관계자는 "위축된 내부 분위기가 가장 큰 문제"라며 "인수를 추진하다가 포기하는 사례가 누적되면서 기업 활력이 떨어지고 소극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충우 기자 (2think@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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