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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N현장] 신세계는 왜 금호산업 인수전 뛰어들었나?

염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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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금호산업 인수전에 신세계그룹과 호반건설, IBK펀드 등 사모펀드 4곳이 참여했습니다. 사모펀드들과 호반건설은 당초 참여가 예상됐지만 입찰 마감 직전 신세계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그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산업부 염현석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 리포트 >
질문1. 금호산업 인수전의 판이 짜여진 것 같습니다. 일단 어떤 기업들인지부터 살펴보죠?

답변1. 금호산업의 인수전에 재계의 관심이 모아졌던 건 아무래도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이라는 메리트 때문인데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신세계와 호반건설, 사모펀드 4곳만 금호산업 인수합병 입찰에 참여했습니다.

kt렌탈 인수전에 20여개 기업이 참여한 것을 감안하면 아시아나 항공의 경영권 확보라는 큰 메리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단 흥행에 실패한 셈이 됐습니다.

신세계와 롯데, CJ 등 유통 빅3와 삼성그룹, 제주항공을 가지고 있는 애경그룹, 지난해 11월부터 금호산업 지분을 모았던 호반건설 등 이름이 거론됐던 기업들 중에서 단 두곳만 적중했습니다.

재계 관계자들은 대기업들이 대거 불참한 이유에 대해 "재계 총수들이 의리를 지킨 것 아니냐?", "박삼구 회장의 마당발이 통한 것 같다"는 분석들을 내놨습니다. 박삼구 회장과의 친분때문에 다들 참여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질문2. 당초 예상만큼 흥행이 된 거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신세계라는 큰 기업이 참여한 점이 눈에 띄는데요?

답변2. 그 동안 신세계그룹의 태도로 미뤄보면 신세계의 참여는 의외입니다.

신세계는 금호산업 인수에 별 관심이 없다고 밝혔고 정용진 부회장도 금호산업 인수에 대한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직접 말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아 반신반의한 상태였는데요.

어제 오후 신세계그룹 내부에서 인수 참여로 의견이 갑자기 선회됐다고만 알려졌습니다. 극히 일부만 안 상태에서 결정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신세계그룹 홍보실측은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며 함구하다가 곳곳에서 원성을 샀는데요...입찰 참여 사실이 확인된 뒤에야 뒤늦게 이를 시인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습니다.

실제 어제(25일) 오전 매각 주관사측에 이번 주말까지 금호산업 인수의행서 접수 마감일을 주말까지 연장해달라는 모 대기업의 요청이 있었다고 합니다.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데 결정하는데 시한이 너무 촉박하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산업은행 등 매각 주관사는 이 요청을 받고 긍정적으로 검토했다가 최종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자 이 대기업은 막판에 급히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습니다.

그 대기업이 바로 신세계그룹이라는 말로 정리됩니다.

질문3. 당초 인수전 참여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신세계그룹이 갑자기 참여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어떻게 볼 수 있나요?

(사진=머니투데이DB/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답변3. 신세계가 갑자기 인수전에 참여한 원인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투자은행쪽에서는 신세계가 뒤늦게 롯데그룹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한 사모펀드들 가운데 한 곳과 손잡고 참여할 것이란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막판에 뛰어들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충분한 자금력과 막강한 M&A 인력풀을 갖추고 있는 신세계그룹이 허겁지겁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시한 연장까지 요청한 원인을 유통 맞수인 롯데의 인수전 참여가 아니면 설명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최근 벌어지고 있는 유통업계들의 자리 싸움도 한 몫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인천에서 신세계가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인천터미널 부지를 롯데그룹이 인수했습니다.

이 때문에 신세계는 수년 후 이 부지 위에서 더 이상 백화점 등의 사업을 벌일 수 없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런 비슷한 상황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광주신세계에서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광주신세계는 현재 금호터미널이 보유한 토지 위에 들어서 있는데 신세계는 5000억원 가량을 지급하고 이곳을 장기 임차했습니다.

그런데 롯데그룹이 금호산업을 인수하게 되면 금호터미널은 롯데의 수중에 떨어지게 되고 롯데가 해당 부지의 보증금을 신세계에 돌려주면 신세계는 쫓겨날 수도 있습니다.

질문4. 신세계는 롯데를 견제했다는 건데 정작 롯데측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실제론 참여했을 가능성도 있습니까?

답변4. 사모펀드들 사이에선 롯데가 인수전에 참여한 사모펀드들 가운데 한 곳과 손잡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구체적으로 IBK펀드나 자베즈파트너스가 조성할 펀드에 출자를 했다는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매각주관사 측도 "어떤 방식이든 롯데가 참여할 개연성을 충분하다"며 "사모펀드 뒤에 대기업이 포진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 대기업이 롯데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롯데와 신세계는 국내 유통업계 맞수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기내 면세점 등 유통업을 직접 영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고객이 많아지는 요즘 항공업은 여러 면에서 유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어 롯데 입장에선 금호산업 인수를 탐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롯데그룹이 최근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하고 있어 이번 인수전에도 어떤 형태로든 참여할 가능성이 큽니다.

질문5. 유통 맞수인 신세계와 롯데가 참여했다면 이번 인수전이 과열양상으로 치닫을 가능성도 있는데 그렇다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회장으로선 긴장할 수 밖에 없겠군요?

질문5. 네, 맞습니다.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금호산업의 인수가격은 최대 1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신세계와 롯데가 과열 경쟁을 벌인다면 1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삼구 회장은 예상보다 차분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실제 어제 오전 박삼구 회장을 직접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요.

심경을 묻자 "금호산업 인수는 순리대로 될 것"이라며 "금호아시아나가 사회적 역할을 다했다면 인수가 될 것이고 안 했다면 안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선문답이긴 하지만 금호그룹이 사회적 역할을 다한만큼 금호산업을 되찾아 오는데 자신이 있다는 말로 풀이됐습니다.

또 1조원 가량의 자금 마련에도 박삼구 회장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한 고위 관계자는 이미 자금마련 방안은 어느 정도 끝낸 상황이라고 귀띔하기도 했습니다.

질문6. 금호산업 인수전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염현석 기자가 관전 포인트를 좀 알려주시죠?

답변6. 아직까지는 수면 위로 올라온 선수들의 경기보다는 물 밑에서 작업 중인 선수들의 움직임들을 주목해야 합니다.

만약 롯데가 사모펀드와 연계하지 않아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신세계의 선택이 주목됩니다.

롯데가 빠진 상황에서 끝까지 가서 금호산업을 인수할 것인가? 아니면 실사를 포기하고 조용하게 중도퇴장할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단독 인수까지 할 필요가 없어 빠진다고 하더라도 또다른 선택의 가능성이 있긴 합니다.

정용진 부회장이 박삼구 회장의 백기사로 역할을 바꿔서 전략적 투자자로 손을 잡을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인수전에 뛰어든 사모펀드들의 배후에 누가 있는댜는 겁니다.

사모펀드들 역시 단독으론 금호산업 인수를 시도하면 아시아나항공 경영권 때문에 정부에서 인수합병 승인을 받기 힘듭니다.

이 때문에 참여 사모펀들은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물밑 작업을 하고 있는데 과연 드러나지 않은 초대형 선수가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호반건설 역시 중요 관전 포인트입니다.

자금력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시아나항공까지 감당하기엔 호반건거설 규모를 감안하면 무리란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 때문에 호반건설은 반드시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드려야 하는 상황인데 호반건설이 누구와 손 잡을지도 주요 관심사입니다.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다음달 초까지 입찰적격자를 선정하고 4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입니다.

본입찰에 가봐야 정확한 선수구성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박삼구 회장이 어떤 기업을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들일 지도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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