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이슈N현장] "내 보증금은 안전할까?" 깡통전세 우려가 현실로...

임채영

thumbnailstart


< 앵커멘트 >
봄 이사철, '전세대란'이 따로 없습니다. 전세가격은 자고 일어나면 올라있고, 대출이라도 받아 전셋집을 구하려 해봐도 전세물량이 씨가 말랐습니다. 날이 갈수록 수급불균형이 심해지면서 전세가격은 세입자들이 감당하기 벅찬 수준에 이르렀는데요. 사상 유례없는 전세대란에 우려했던 부작용이 속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건설부동산부 임채영 기자 나와있습니다.

< 리포트 >
[앵커1] 임 기자, 오늘 저희가 함께 나눌 이야기는 전세난에 따라 나타나고 있는 부작용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현재 전세난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 수준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세입자들의 고통이 말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기자1] 네, 그렇습니다. 최근 전셋집을 구하러 다니신 분들 혹은 살고 있는 전셋집을 재계약 한 분들은 전세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실감하셨을 겁니다.

부동산에 예약을 걸어놓고 와도 전셋집 구경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고, 다행스럽게 세 들어 살던 집에서 2년간 더 살게 됐더라도 보증금이 수 천 만원씩 오른 경우도 많습니다.

수백만 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는 포털 사이트의 카페를 돌아다니다 보면 전세난의 심각성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데요.

제가 카페에 게시돼 있는 글 몇 개를 가지고 와 봤습니다. 이주호 앵커가 글의 제목 부분만 간단히 읽어주겠어요?

[앵커2] "전세가 별로 아니고 아예 없다네요", "전세 알아보는데 가격 깡패네요", "미친 전세가" 이런 내용들이 담겨있네요. 전세가격이 너무 오르다 보니까 전셋값을 폭력 없는 깡패에 비유한 글이 특히 눈에 띄네요.

[기자2]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을 '전세가율' 이라고 합니다. 최근 각 언론사 부동산 뉴스마다 전세가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단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생소한 단어는 아닐텐데요.

이주호 앵커가 눈에 띄었다는 글을 쓴 분도 아마 전세가율이 너무 올라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의 전세가율은 22개월 연속 올라 70.6%을 기록했습니다. 1998년 말과 비교해 20% 가량 높은 수준인데요.

쉽게 말하자면 매매가격이 1억인 집의 전세가격이 7천만 원을 넘어버린 겁니다.전세난이 극심한 일부 지역에선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80~90% 수준까지 오른 곳도 있습니다.

[앵커3] 전세가격에 조금만 돈을 보태면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이 됐다는 거네요.작년부터 전세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깡통전세' 우려가 나왔었는데, 이제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기자3] 네, 그렇습니다. 내가 세 들어 사고 있는 집이 경매에 넘어갔을 때 보증금을 전부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를 소위 '깡통전세'라고 표현하는데요. 말씀하신 대로 최근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굉장히 컸었는데, MTN 취재 결과 그 우려는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었습니다.

화면에 보이는 아파트는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에 위치한 단집니다. 최근 이 아파트 중층에 위치한 한 집이 경매를 통해 새 주인에게 넘어갔는데요.

낙찰가가 1억 2천 789만원이었습니다. 현재 이 아파트의 전세 시세 상한가인 1억 3천만 원보다 낙찰가가 200만 원 정도 저렴했습니다.

다행히 이 집의 세입자는 몇 년 전에 전세계약을 맺었던 상태라 보증금이 9000만원이 조금 안됐었습니다. 그래서 보증금을 떼이진 않았지만, 만약 최근 시세 대로 보증금을 내고 살고 있었다면 '깡통전세'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MTN이 경매업체에 요청해 올해 1월 1일부터 2월 27일 사이 경매시장에서 깡통주택 위험에 노출된 아파트, 그러니까 낙찰가격이 매매가격보다 낮게 책정된 물건을 조사해봤는데요.

낙찰가가 전세가보다 낮은 아파트 물건 수는 총 85건이었습니다. 이 중에 여러 가지 조건 등으로 보증금이 보장되는 물건을 제외하면 39건은 깡통전세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습니다.


[앵커4] 임 기자, 앞으로도 깡통전세 우려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시장에서는 어떻게 내다보고 있습니까?

[기자4] 이주호 앵커 말처럼 시장에서도 깡통전세가 더 늘면 늘었지 줄어들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정부가 여러 가지 대책들을 내놓고는 있지만, 전세시장의 수급불균형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이고, 이에 따라 전세가격은 앞으로 더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전문가들이 진단한 전세시장 전망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양지영 / 리얼투데이 실장
"만성적인 전세물량 부족에 올해는 입주물량이 줄어듭니다. 올 봄부터는 강남의 재건축 이주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서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전세난은 작년보다 심각해질 전망입니다."

[인터뷰] 김규정 / NH투자증권 연구위원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낮고 상승 속도도 제한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전세가격은 월세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돼 좀 더 가파른 상승 국면을..."

특히 서울의 입주물량 아파트는 3069가구로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고, 올해 예정된 강동과 강남지역의 재건축 이주수요는 2만 4000여 가구에 육박해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깡통전세 위험이 더 커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그나마 대안으로 떠오르던 미분양 아파트도 예고된 전세난에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악재가 겹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5] 결국은 세입자들이 조금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방법 외엔 이렇다 할 해결책이 없을 것 같은데요. 내가 깡통전세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어떤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지 설명해주시죠.

[기자5] 뻔한 답일 수 있지만 현재로선 뻔한 답이 가장 명쾌한 해답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세입자들이 전셋집 계약 전과 후에 꼭 확인해야 할 사항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정대홍 / 부동산태인 팀장
"내 보증금을 지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등기부등본을 한 번 살펴보고 근저당권이 설정되지 않은 깨끗한 집을 찾는 것이 가장 좋고요. 불가능할 경우에는 내 보증금으로 근저당권을 말소한다는 조건을 특약으로 걸어서 계약하는 것이 두 번째로 안전한 방법입니다. 세 번째로 어쩔 수 없이 입주하게 된다면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은 후 집 주인의 동의를 받아 전세권을 설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만약 이런 것들이 다 불가능한 상태라면 일단 전세계약을 맺고 입주를 한 후에 대한주택보증 등에서 제공하는 보증금 보장 보험에 가입해 두는 것이 혹시라도 있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설마 나는 아니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 보다는 내가 살고 있는 집도 혹시 깡통전세가 될 가능성은 없는지 한 번씩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임 기자, 수고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