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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부동산 재벌 다큐 찍다 얼떨결 실토…연쇄 살인 범행 덜미

로이터 (뉴올리언스 로이터=뉴스1) 김일창 기자2015/03/16 19:13

(뉴올리언스 로이터=뉴스1) 김일창 기자 = 미국에서 내로라하는 부동산 재벌가의 상속자가 다큐멘터리 제작중 튀어나온 말실수로 30여년간 부인해오던 연쇄 살인 범행에 덜미가 잡혔다.


로이터통신은 미연방수사국(FBI)이 14일(현지시간) 로버트 더스트(71)를 뉴올리언스 매리어트 호텔 로비에서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더스트는 뉴욕의 월드트레이드센터와 나스닥 본부가 있는 타임스퀘어를 소유한 부동산 재벌 고(故) 세이모어 더스트의 장남이다. 더스트가(家)는 총자산이 약 40억 달러(약 4조5000억원)로 포브스 선정 세계 부호 순위에서 매년 상위권에 랭크되는 세계 최상위 0.1%의 재벌가다.

더스트의 살인 행각은 3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1982년 그의 첫번째 아내 캐서린 더스트가 사망한 뒤 줄곧 살인 용의자로 지목 받았지만 뚜렷한 증거가 없어 불기소 처분을 받았었다.

2000년 12월23일 당시 여자친구였던 수잔 버먼이 자택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숨지자 경찰은 또다시 로버트 더스트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2001년에는 이웃 주민을 토막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화려한 변호인단을 앞세워 결국 무죄를 받아냈었다.

그러나 이때부터 더스트는 세간의 관심이 두려워 말 못하는 여자로 분장해 잠적하는 등 은둔생활을 시작했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LA경찰청은 미제 사건으로 남은 1982년과 2000년 사건의 조사를 다시 시작하며 더스트를 공개 수배했었다.

더스트는 "캐서린과 수잔을 누가 죽였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며 당시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결백을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고 했던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더스트의 체포에는 HBO사에서 방영한 6편짜리 다큐멘터리 '더 징크스: 로버트 더스트의 삶과 죽음'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버만의 의붓아들 사렙 카우프만은 더스트가 버만에게 쓴 오래된 편지 한 통을 공개했다.

LA경찰은 이 편지의 서체를 버만이 살해된 뒤 용의자로 의심되는 사람이 비버리 힐스 경찰서로 보낸 편지의 서체와 비교한 결과 둘 다 더스트가 쓴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또 다큐멘터리 촬영이 종료되기 전 더스트가 마이크를 착용한 것을 잊은 채 화장실로 가 "내가 한 이 끔찍한 일이 뭐지. 내가 다 죽였어"라고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그대로 녹음돼 방송됐다.

FBI는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더스트를 버먼과 캐서린의 살해 용의자로 확신하고 검거 작전에 들어갔다.

FBI의 한 수사관은 "더스트가 면허증을 위조해 차량을 빌린 뒤 휴스턴에서 뉴올리언스로 이동했다"며 "14일(토요일) 매리어트 호텔에 들어서는 그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의 남동생 더글라스 더스트는 형이 체포된 직후 "우리 가족은 형의 체포로 안심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그가 저지른 행동에 책임을 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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