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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임종룡식 금융개혁 톺아보기②…혼연일체 금융위-금감원

권순우 기자

[MTN현장+]임종룡식 금융개혁 톺아보기②…혼연일체 금융위-금감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취임 후 처음 방문한 곳은 금융감독원입니다. 임종룡 위원장은 “금융개혁을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한 몸이 돼야 한다”며 긴밀한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또 ‘금융개혁 혼연일체’라는 글귀가 담긴 액자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에게 선물했습니다. 같은 글귀로 2개가 제작된 이 액자는 하나는 금융위에, 하나는 금감원에 설치됐습니다.



사실 일반 사람들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잘 구분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금융당국을 담당하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정무위원 조차 금융위와 금감원을 구분하지 못해 망신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을 관리 감독하는 동일한 목적의 가진 기관이며 심지어 2012년까지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건물에 같이 살았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방문이라는 표현자체가 새삼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굳이 임 위원장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그만큼 양 기관 사이에는 깊은 갈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양 기관의 존폐와 관련된 금융감독체계 개편이나 금융회사와 임원에 대한 제재권 갈등부터 보기 좋은 정책을 누가 발표하느냐까지 별 걸 다가지고 얼굴을 붉힙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은 우리가 다하고 금융위는 표지만 바꿔서 자기들이 한 일처럼 생색만 낸다”고 입을 삐죽거렸고, 금융위 관계자는 “산하기관이 금융권의 정보를 독점하며 검사권을 이용해 정부 방침에 저항한다”고 불평을 했습니다.

금융사고가 발생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오면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납니다. 동양사태가 발생하자 금융위는 금감원이 동양증권에 대한 검사를 똑바로 못했다고 책임을 떠넘기고 금감원은 금융위가 규정을 이상하게 고쳐놔서 실효성 있는 검사를 할 수 없었다고 항변했습니다.

애매한 규정 해석은 서로 안하려고 떠넘기기 일쑤입니다. 외국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사안이 발생했을 때 금융위 금감원 중 어느 기관을 접촉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콜센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임 위원장의 방문에 대해 금감원 임직원들은 멋쩍긴 하지만 기분 나쁘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취임사에서부터 금감원에 대해 유능한 파트너이자 동반자라고 이야기하고 방문까지 하면서 진정성은 확실히 느껴졌다”며 “말 한마디에 감정이 상하기도 하고 풀어지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임종룡 위원장의 의지는 강력합니다. 위원장은 “금감원이 한번 지도하면 은행원들은 그와 비슷한 건은 일절 취급하지 않으려고 한다. 두 기관이 한 목소리가 아닌 두 목소리가 나는 일만은 결코 없애겠다. 그것은 내가 현장에서 체험한 일이기 때문에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수행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한 여러가지 물리적인 개선책이 시행됩니다. 2주에 한번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이후에 양 기관 수장의 ‘2인 회동’, 관계부처 합동으로 추진되는 ‘금융개혁추진단’, 양 기관에 같이 만들어 지는 ‘금융개혁 전담조직’, 실무진으로 구성되는 ‘금융개혁 현장점검반’까지.

역할 분담에 대해서 임 위원장은 “금융위와 금감원간의 잘할 수 있는 일 위주로 권한과 역할을 명확히 해서 금융회사의 중복 부담을 해소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금감원 사이에는 밥 그릇 빼앗기와 책임 떠넘기기는 언제든 발생할 개연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역할과 책임의 분담은 두 기관 사이에 갈등이 생길 때마다 나왔던 이야기지만 실무적으로 선을 긋기 애매한 분야가 너무나 많습니다.

‘혼연일체’를 강조하는 임 위원장의 일성은 오랜 불신으로 차가워진 양 기관 사이에 따뜻한 기류를 흐르게 했습니다. 하지만 외부적인 여건이 변할 때 ‘혼연일체’는 시험대에 오를 겁니다.

금융위가 금감원을 포용하기 위해서는 정무적인 판단에서 금감원의 검사권이 동원되고 관치, 인사 개입 압력이 발생할 때 든든한 방패막이가 돼줘야 합니다. 복잡한 시장 현상이 발생했을 때 금감원에 떠넘기며 유권해석을 미루는 관행도 개선돼야 합니다.

임종룡 위원장은 “금융감독이 어떠한 태도를 갖느냐가 금융회사의 문화를 만든다”며 위에서부터의 변화를 이야기했습니다.

그처럼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가 변해야 금융감독원도 변한다는 것을 명심해야겠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입니다.(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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