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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N현장]도심 부동산중개업소로 파고든 청약통장 불법 매매

반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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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최근 부동산 분양시장이 살아나면서 청약 통장 불법매매가 다시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적발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아예 부동산중개업소에서 대놓고 알선을 하고 있다는데요. 건설부동산부 반기웅 기자와 실태와 문제점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반기자, 청약통장 매매 업자들의 불법 거래가 요즘 기승을 부린다고요?

-네, 사실 청약통장 불법거래는 이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시장에서 청약열기가 뜨거워지면 불법거래도 함께 늘어나곤 했는데요. 지난 2012년에는 세종시에 청약 열풍이 불면서 청약통장매매업자들이 몰리기도 했지요. 한때 세종지역 일부 아파트 분양권 프리미엄만 수천만 원에서 1억 원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 부동산 관련 규제가 풀리고 아파트 청약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데요. 이 시기를 노린 청약 통장 매매 브로커과 투기꾼들이 급증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요즘은 음성적으로 이뤄지던 불법거래가 도심 한가운데서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고 하던데요. 제가 알기론 보통 이런 불법거래는 이동식 불법중개업소, 이른바 '떳다방'을 통해 이뤄지는 걸로 알고있습니다만. 반 기자가 취재해보니까, 요즘은 많이 대담해졌다고요?

-그렇습니다. 도심 전신주를 보면 '청약통장 삽니다'같은 문구와 함께 휴대폰 번호 찍힌 광고 전단지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이런 전단지는 청약통장 매매브로커들이 붙여놓은 겁니다. 여기에 적는 전화번호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대포폰을 개통해 만든 번호고요. 보통 몇개월만 반짝 쓰고 버리는 임시 번호입니다. 청약통장 매매 브로커들은 주로 이렇게 광고를 해서 판매자를 찾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수법이 좀 대담해졌습니다.

일반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청약통장 매입한다는 간판을 버젓이 걸어 놓고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청약통장 거래는 그래도 음성적으로 이뤄져 왔지만 이제는 아예 눈치를 안보고 불법거래를 하고 있는 겁니다. 실제 서울의 한 부동산업소를 찾아가 봤는데요. 청약통장 팔 수 있냐고 물어보니까 그 자리에서 견적을 내주더라구요.

잠깐 들어보시죠.

(녹취) 부동산 중개업자
"서른 다섯에 불입 7백만원, 신혼부부. 그럼 6백에 5백해서 1천 백만원 갖다 쓸 수 있는 거에요."

"(통장거래)엄청 많이 합니다 제가. 최근에 일주일에 두세 개씩 해요. (걸리면)쌍방이 쌍벌죄를 받는데, 팔았다 샀다 얘기할 리가 없잖아요."

대화에도 나왔지만, 제가 불법아니냐고, 처벌 받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니까, 일주일에 두 세개씩 거래한다고 걱정할 거 없다고 안심시켜 줍니다. 누군가 신고하면 적발되는데, 쌍벌제니까 서로 신고할 일이 없으니 문제 없다는 거죠.

(앵커) 너무 당당하고 문제가 없다고 말하니 지금 대화만 들으면 불법이란 생각이 들지 않네요.

반기자. 그런데 통장 매입과 함께 청약 통장을 담보로 대출도 한다고요? 대출은 왜 해주는 겁니까?


-네. 매매 뿐만 아니라, 통장만 있으면 대출을 받게 해주는데요. 결국 대출은 통장을 매입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통장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분들, 말 그대로 형편이 어렵고 상황이 여의치 않은 분들이 대부분이죠.

이렇게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통장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습니다.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통장은 매매업자 손에 들어가게 되는 겁니다.

(앵커) 이렇게 불법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당국은 별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건가요, 이런 투기꾼이 몰려들기 시작하면 분양시장이 어지러워질텐데요.

-그렇습니다. 사실상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있지요. 청약접수를 현장에서 하던 이전과 달리 요즘은 인터넷으로 하고 있는데다가 대포통장, 대포폰으로 거래를 하기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적발될 우려가 없다보니 매매업자들은 통장 거래를 정부에서 사실상 허락했다고 말하며 거래를 유도하기도 하는데요.

매매업자 얘기 한번 들어보시지요.

(녹취) 매매업자
"(정부가)단속을 안하잖아요. 정부에서 봤을때도 이건 누구도 피해자가 없는 거고. 지금 상황은 경기를 살리려고 하기 때문에 (단속)하지를 않아요"

(앵커) 정부가 이런 거래를 문제 삼지 않는다는 얘기네요. 이정도로 얘기하면 일반 시민들은 청약 통장 거래가 불법인지 아닌지 헷갈릴 수도 있겠는데요.

-네, 정부가 부동산 경기를 살리고, 미분양 사태 막기 위해서 청약통장 거래는 눈감아준다는 얘기를 상담 과정 중에 계속 합니다.

그렇지만, 청약통장 거래 엄연한 불법입니다.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 계약취소, 10년간 청약 제한 같은 처벌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적발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지난 3년동안 청약통장 불법 거래로 적발된 건수는 고작 7건에 불과합니다.

국토부 관계자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국토부 관계자
"정부에서는 단속을 하려고 하는데 법망을 피해가니까. 대포통장 쓰고 대포폰 쓰고..."

아까 말씀드렸던 것 처럼 단속이 쉽지 않다는 얘기 합니다. 그런데요, 사실 인터넷과 생활정보지를 뒤져보면 청약통장 산다는 부동산 중개업소 광고가 꽤 있습니다. 주소와 연락처도 버젓이 적혀있고요. 대포폰도 아닙니다. 이런 중개업소 영업이 성행하고 있는 걸 보면 단속 의지가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단속할 만한 곳도 이뤄지지 않고 있군요. 그러니까 더 대담하게 영업을 하고 있고. 적절한 대책이 시급할 것으로 보이네요.

반기자 얘기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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