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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반짝 세일' 아닌데…샤넬 사러 몰려드는 소비자들

최보윤

[머니투데이방송 MTN 최보윤 기자] 지난 17일 샤넬이 이례적으로 가격을 최대 20% 내렸습니다. 관련 뉴스가 나간 후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샤넬 매장 앞에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등 소비자와 유통업계 모두 '샤넬 쇼크'에 휘말렸습니다.

'노세일'을 고수하며 고가 정책을 고수하던 샤넬이 사상 처음으로 가격을 내린 것도 신선했지만, 그 폭이 20%대로 인기가 높은 가방들의 가격이 100만원 이상 내렸기 때문입니다.

@샤넬이 지난 17일 이례적으로 한국 판매 가격을 인하했다.(사진=뉴스1)

기존 가격을 주고 산 제품을 환불하려는 사람들부터 가격이 내린 김에 가방 하나 장만하자고 몰려든 소비자들까지, 샤넬 매장은 연일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한 백화점에 따르면 가격을 내린 지난 17일 이후 지난 주말까지 샤넬의 매출은 140% 늘었습니다. 샤넬 덕택에 전체 매출 신장률도 소폭 커졌습니다.

롯데백화점은 같은 기간 동안 샤넬을 포함해 해외 고가 브랜드들, 소위 '해외 명품군'의 매출 신장률이 37%를 기록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전에는 높아봤자 12% 수준이던 매출 신장률이 3배나 껑충 뛰어 오른 겁니다.

샤넬처럼 가격을 내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동급 브랜드들에 손님들의 발길이 소폭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매출을 샤넬이 견인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같은 상품군의 매출이 지난 17일 이후 전주보다 14.2% 늘었습니다. 3월들어 평균 3%대를 기록하던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매출 신장률이 5배 가까이 뛴 겁니다.

현대백화점은 같은 기간 동일 상품군의 매출 신장률이 6.3%로 '샤넬 쇼크'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매출이 크게 뛰지 않았지만, 샤넬 외 브랜드들의 매출이 제자리거나 소폭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샤넬이 전체적인 매출 신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온라인에는 샤넬의 '가격 인하 찬스'를 놓치면 안된다는 글들이 쏟아집니다. 가격 인하에도 가방 하나에 300만원에서 600만원을 호가해 선뜻 구매하기 어려운 브랜드지만, '언제 또 올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작용하고 있는 겁니다.

샤넬은 유독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고가 정책을 펼쳤습니다. 소비자들의 과시욕과 허영심을 자극하는 전략인데, 실제 오랜기간 동안 비쌀수록 잘 팔리는 기현상이 펼쳐지며 전략이 제대로 통했습니다.

그랬던 샤넬이 왜 갑자기 전략을 선회한 걸까? 샤넬 측은 "나라별로 가격 격차를 줄이는 '가격 일치화 전략'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업계 시각은 다릅니다.

세계적으로 유통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아시아인들의 '직구'가 크게 확대된 데 따른 영향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관세와 물류비, 배송 시간 등을 감안해도 한국이나 중국보다 20%~50% 이상 저렴하니, 현지 구매 수요가 줄고 유럽 본국을 통한 직구나 구매대행 등이 늘어난 겁니다.

결국 '매출 효자' 노릇을 하던 아시아 시장이 위축되면서 샤넬이 콧대를 꺾고 '신의 한수'를 둔 것이란 분석입니다.

당장은 샤넬의 전략이 또 통하는 모양샙니다. 직구와 가격차가 많이 좁혀지면서 그냥 현지 백화점에서 편히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소비자들이 늘었습니다.

'반짝 세일'이 아닌데도 마치 '반짝 세일'과 같은 효과마저 누리고 있습니다. 샤넬 측은 당분간 가격 재인상은 없을 것이란 입장입니다. 유럽과 아시아간 가격 차도 최소한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학습효과 탓인지 이를 믿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습니다. 샤넬이 진짜 글로벌 가격 정책을 통일시킬 작정이라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울만한 확실한 가격 정책과 부연 설명을 내놓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최보윤(boyun7448@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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