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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금융위는 '그들만의 리그'... 서울대‧행시 출신 싹쓸이

이수현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수현 기자] “초등학교 중퇴로 학연이 없어 잘라내기 쉬운 사람이었다”


정국을 집어삼키고 있는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왜 성완종이었느냐’에 대한 뒷배경으로 도는 말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학연은 강력한 무기입니다. 특히 소위 잘 나가는 고등학교와 대학교 출신들의 '우리끼리' 의식의 벽은 두텁고 높습니다.

금융당국의 고위직 인사만봐도 그렇습니다.


이해선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지난 15일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금융위원회 1급 공무원은 모두 서울대 출신으로 채워졌습니다.


금융위의 1급은 사무처장, 상임위원 2명, 증선위원 1명, 금융정보분석원장 등 총 6명입니다.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이병래 전 국장이 신임 FIU원장으로 선임되면서 금융위원회 1급 자리는 서울대 동문회가 됐습니다.


한 단계 밑인 국장급으로 가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주요 핵심 보직 국장인 금융정책국장과 금융서비스국장, 중소서민금융국장은 서울대 상대 출신이며 신임 자본시장 국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학수 국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 부처의 폐쇄적인 인사구조에서 만들어진 정책은 국민들의 시각과 괴리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행시 출신을 절반으로 줄이고, 민간경력자 채용을 늘리라고 주문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행정고시 출신 중에서도 서울대 출신만 살아남는 지독한 엘리트 문화 속에서 비고시 출신들의 소외감과 박탈감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금융위 5급 사무관 가운데 비고시 출신은 40%에 달합니다. 하지만 사무관에서 과장으로 승진한 비고시 출신은 단 한 명에 불과합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른 중앙 부처들도 마찬가지인 상황이고 금융위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이같은 현실을 애써 외면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부처에서 행시 출신 위주의 조직을 운영하지만, 이런 편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들도 있습니다.

기획재정부의 경우 인사 담당 부서에 비고시 출신을 배치해 비고시 출신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관행이 있습니다.


엘리트 중심의 문화의 결과인지, 금융위는 거만한 부처로 유명합니다.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금융위는 국회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거나 태도가 고압적인 것으로 보좌관들 사이에서 악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직접적인 통제권을 가진 국회에서도 불편해하는 금융위가 국민 눈높이에 맞춘 정책을 내놓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전광우, 진동수, 김석동, 신제윤 등 역대 금융위원장은 모두 서울대 출신이었습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위원장 최초로 비서울대, 연세대 출신입니다.


날마다 ‘금융개혁’을 외치며 금융권의 변화를 요구하는 임종룡 위원장이 내부 개혁에는 얼마나 관심이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수현입니다. (shlee@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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