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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현대차 아슬란, 의외의 연비성능·최강 정숙성 돋보여

조정현 기자

현대차 아슬란은 수입차 공세에 대응하고 상대적으로 부진한 고급차 시장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현대차가 전략적으로 출시한 전륜구동 최상위 세단이다. 출시 이후 분위기는 밝지 않다. 지난 1분기 석달 동안 판매량이 3000대에도 못미친다. 기대와 우려 속에, 논란의 현대차 아슬란을 시승했다.

아슬란에 대한 비판의 상당수는 정체성을 겨냥한다. 그랜저와 차별성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뚜렷한 목표 의식이 보이지 않는 모델이다, 등의 평가가 그것이다. '범퍼만 늘여 놓은 그랜저'라는 혹평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실제로 아슬란과 그랜저는 전장을 제외하면 전고와 전폭, 축거가 동일하다. 하지만 아슬란의 내외관 및 주행 성능을 뜯어 보면 차별화는 분명 드러난다.

우선 아슬란의 외관에선 존재감이 상당하다. 아슬란의 전장은 그랜저보다 50mm 길다. 이 차이는 상당하다. 그랜저의 외관이 대형보다는 중형에 가깝다면 아슬란은 보다 대형 세단에 근접한다. 크롬 소재의 대형 라디에이터그릴과 하이테크한 이미지의 리어램프도 빛을 발한다.

인테리어도 그랜저보다 훨씬 정돈됐다. 물론 그랜저와 완전히 동일한 도어트림은 아쉽다. 시트를 조절할 수 있는 버튼도 너무 전면부에 배치돼 인체공학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제네시스부터 이어지는 센터페시아의 수평적 레이아웃은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특히 살짝 고개를 들고 있는 버튼의 조작감은 대단하다.

주행에선 차이점이 보다 확실하다. 주행시 노면 소음과 진동을 걸러 내는 실력이 그랜저HG 대비 월등하다. 잔 진동은 걸러주고 큰 진동을 받아내 소화한다. 특히 정숙성은 최고 수준으로, 조용하기로 유명한 일본 브랜드 중·대형 세단과 버금가거나 능가하는 수준이다. 최소한 렉서스ES보다는 조용하다. 법정 제한 속도 이상의 상당한 고속에서도 풍절음과 엔진음이 전혀 거슬리지 않는다.

그랜저HG를 재해석한 아슬란은 제네시스나 쏘나타, 투싼 처럼 환골탈태한 단단한 달리기 솜씨를 뽐내진 않는다. 기존의 현대차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 감각을 이어가면서 안정성을 일부 보완한 느낌이다. 차급을 뛰어 넘는 코너링 솜씨 등을 기대하긴 어렵다. 보완 작업의 일부는 고속 안정성, 나머지 상당 부분은 정숙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숙성은 어지간한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에 버금갈 수준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아슬란 3.3 모델의 성능은 최고출력 294마력, 최대토크 35.3kg·m로, 차고 넘치는 수준이다. 다만 디젤과 가솔린 터보를 중심으로 한 다운사이징이 대세인 지금, 자연흡기 6기통 엔진이 제원상 스펙과 얼마나 매치되는 지가 관건이다. 결과를 미리 말하자면, 눈을 번쩍 뜨이게 할 정도까진 못되지만 전혀 아쉽지 않은 수준이다. 등을 떠미는 듯한 가속감을 체감할 순 없지만 시종일관 진득하게 밀어주는 주행감각이 일품이다. 300마력에 가까운 고출력의 GDi 엔진은 고속에서도 쉽게 지치지 않는다.

연비의 경우 도심과 고속에서 극명하게 엇갈린다. 가솔린 3.0과 3.3 모델 중에 시승차는 3.3 모델로, 연비는 리터당 9.5km/l다. 도심 8.1㎞, 고속도로 11.9㎞/l다. 서울시내 구간과 서울~부산의 고속도로에서 시승한 결과, 도심과 고속도로 주행시 실연비가 확연히 나뉘었다. 시내주행에서는 정체구간이 잦을 땐 리터당 5km 대의 극악의 연비도 심심찮게 나타낸다. 반면 고속도로에서는 리터당 13km의 실연비를 내 공인 연비를 웃돌았다. 연비를 감안한 정속 크루징을 한 상황이 아닌, 밟을 때는 밟고, 일부 구간에서는 주말정체도 꽤 마주쳤던 시승의 결과니 예상보다 훨씬 훌륭하다. 도심과 고속도로에 따라 엇갈린 결과는 진득하고 부드럽게 가속력을 내는 가솔린 6기통 엔진의 성격 탓으로 볼 수 있다. 연비주행을 하면 고속도로에서 충분히 리터당 14km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4일 동안 아슬란을 1000km 가량 시승한 결과, 의외로 주말 나들이가 잦은 4~5인 가족의 패밀리 세단으로는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과 후측방 경보장치, 통풍시트 등 6, 7000만원 대 수입차에서나 볼 수 있는 각종 안전 및 편의사양을 차고 넘치게 장착한 데다 트렁크와 뒷자리는 광활하다. 고속 연비는 예상보다 매우 우수하다. 정숙성은 최고 수준이다. 기존의 준대형 세단이나 비슷한 가격 대의 수입차에선 느낄 수 없는 풍요와 여유가 아슬란에는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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