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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열전] 롯데마트 '-65%' 충격...이마트·홈플러스는 기지개

이대호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대호 기자] 동반 부진에 빠진 대형마트 사이에서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터널의 끝이 보이는 마트가 있는 반면, 여전히 바닥을 확인하지 못한 업체도 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조금씩 기지개를 켜는 반면, 롯데마트는 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 롯데마트 영업이익 '-65%'...도대체 무슨 일이?

지난 1분기 롯데마트(롯데쇼핑 할인점 부문) 매출액은 2조 1,54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8%를 기록했다.

대형마트 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져 있지만 롯데마트의 1분기 매출 하락폭은 경쟁사보다 더 크다. 이마트가 4.1% 늘고, 홈플러스가 -0.9%로 선방한 것과 비교하면 롯데마트의 부진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국내 기존점만 놓고 보면 매출 하락률이 -4.3%에 달한다. 기존점 매출이 더욱 악화되고 있고, 신규 출점으로도 매출 감소를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롯데마트의 매출 부진을 '가격 경쟁에서 홀로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지목한다.

현재도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가격 전쟁에 끼지 말라"며 가격보다는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소비 부진과 의무휴업 영향 속에서 '가격 할인'으로 돌파구를 찾는 홈플러스·이마트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롯데마트의 더 큰 문제는 영업이익 급감에 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5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5.1%'를 기록했다. 롯데쇼핑 전체 영업이익이 -21.3%, 롯데백화점이 -24.8%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마트 부문 부진은 심각하다.

원인은 '세일 앤 리스백'에 있다.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건물을 매각하고 이를 다시 임차해 쓰는 '세일 앤 리스백'을 택한 것이 화근이라는 분석이다.

롯데마트는 1분기 기준 115개 점포 가운데 약 40%를 임차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8개 매장 건물을 매각한 뒤 임차료를 내며 쓰고 있다.

롯데마트 측은 "영업이익 감소에 세일 앤 리스백 요인이 가장 크다"며, "매출이 늘면서 비용을 커버해야 하는데, 매출까지 줄면서 고정비 커버가 안됐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고민이다. 이는 1회성 비용이 아니라 고정비 부담이 커진 것이기 때문이다. 향후에도 매출이 크게 늘지 않는다면 이익을 만회하기 어려워진 구조다.

LIG투자증권은 "롯데쇼핑의 경우 신규점 부진과 세일즈 앤 리스백으로 비용 구조가 한 단계 높아져 있기에 소비가 개선된다 해도 실적 반등은 녹록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공격적인 추가 출점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도 문제다.

롯데마트는 지난 2013년 6개에 이어 2014년에도 7개 점포를 신규 출점했다. 이 역시 기존점 매출이 올라야 전체적인 비용 부담을 감내할 수 있지만, 롯데마트는 아직 선순환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2분기 들어서면서 매출이 개선되는 추세"라며, "내부적으로 비용절감 노력을 하고 있고, 온라인 쪽으로도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마트 "희망이 보인다"

이마트의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610억원으로 1.6% 줄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 1,732억원을 소폭 하회하는 실적이다.

다만 매출이 3조 3,99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1% 늘어나 회복세를 기대하고 있다.


눈여겨 볼 점은 추가 출점 효과를 뺀 이마트 기존점(트레이더스, 온라인몰, 주유소 등 제외한 순수 할인점 기준) 매출도 1.1%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12년 1분기 이후 4년만에 처음이다.

할인점 기준 총매출도 2조 7,994억원으로 2.5% 늘었다. 영업이익은 1,955억원으로 7.9% 늘었다. 영업이익률 자체도 7.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포인트 높아졌다.

이마트는 의무휴점의 부정적인 영향이 완화됐고 명절 선물세트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사브랜드 PL상품의 인기가 한몫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1분기 이마트 PL상품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4% 올랐고, 판매 수량도 18.4% 늘었다.

이마트는 매출 증가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월 한달간 연결기준 매출액이 약 8,155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5%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작년 4월 세월호 참사에 따른 기저효과가 담겨 있고 아직 3월 매출(8,765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어서 본격적인 매출 회복은 더 지켜봐야 한다.

▲ 홈플러스 "박리다매 전략, 승산 있다"

영국 테스코가 지분 100%를 보유한 홈플러스는 테스코 방침에 따라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외부감사 대상이어서 감사보고서를 내긴 하지만 3월 결산 법인이어서 2014회계연도 실적도 올해 6월이 돼야 볼 수 있다.


홈플러스 측은 일단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0.9%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마트의 매출 신장에는 크게 못미치지만 롯데마트의 매출 감소보다는 선방한 것이다.

홈플러스 측은 "대형마트가 잘나가던 2000년대 초중반에 비하면 부진한 것이지만, 2012년 영업 규제 이후 마이너스 폭이 커진 것에 비하면 선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2013년 -4.9%, 2014년에는 -1.5% 역성장한 바 있다.

특히 홈플러스는 '연중상시 가격할인' 전략에 기대를 걸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12일부터 500개 신선식품의 가격을 10~30% 낮춘데 이어, 4월 9일부터는 1,950개 가공식품과 생필품의 가격도 그만큼 인하했다.

협력사 마진이 아니라 홈플러스 자체 마진을 줄이는 것이며, 일시적인 행사가 아니라 연중 내내 지속하는 것이다.

개인정보 불법 수집·판매 등으로 홈플러스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지자 반성의 의미를 담아 이같은 승부수를 던졌다.

일단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상시할인을 시작한 이후 지난 11일까지 관련 신선식품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2%, 생필품 매출은 49% 늘었다. 관련 생필품 매출도 49% 급증했다.

4월 한달간 홈플러스 전체 매출이 3% 증가하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세월호 참사 기저효과 속에서 조심스럽게 박리다매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상품 가격을 10~30% 낮춘만큼 홈플러스는 '더 많이 팔아야만' 이익을 보전할 수 있다. 만일 매출이 생각만큼 늘지 않으면 영업이익 하락은 불가피하다.

홈플러스는 가격을 인하한 1,950개 생필품의 경우 평균 마진이 20% 정도 하락한다며, 이를 완전히 보전하려면 해당 품목을 2.5배 더 팔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초 홈플러스는 가격 상시할인에 따른 이익 감소를 약 1,400억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당장은 완전한 이익 보전이 어렵더라도 매출 규모를 키우면서 손실을 줄여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홈플러스가 잃어버린 신뢰와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가격 할인'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는 더 오랜 시간 지켜봐야 한다.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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