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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연속 1위 한투 유상호 사장 "올핸 리테일 영업 패러다임 변화 원년"

-저금리 시대에 맞게 0.3% 거래세 현실화해야
박승원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박승원 기자] 업계 최연소 CEO, 최장수 CEO, 전설의 제임스, 국제통..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에 따라 붙는 화려한 수식어들이다.



올해 3월 8번째 연임에 성공해 9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는 유 사장. 지난해 순이익은 2,261억원으로 전년대비 180% 넘게 급증했다. 4년 연속 업계 1위다. 증시 불황에 경쟁사들이 지점을 축소하고, 직원들을 내보내는 상황에서 한국투자증권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같이 가야 오래 그리고 멀리 갈 수 있다'는 유 사장의 소신 때문이다. 지난해 성과는 그만큼 더 빛이 나고 있다.

◇수익원 다변화..직원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

남들이 부러워하는 실적의 비결은 바로 수익원의 다변화에 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은 브로커리지 비중이 40%, 투자은행(IB)와 자산관리(AM)이 각각 30%로 구성돼 있다. 이런 포트폴리오가 어려울 때 큰 힘을 발휘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 거래대금 감소와 주식시장 침체로 한투의 수탁수수료와 자산관리 부문 수익도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다. 수탁수수료 이익이 전년대비(2013년 4월~12월) 대비 5.4% 감소한 1,698억원, 자산관리 수익도 3.5% 줄어든 83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SDS 등 국내 주요 기업공개(IPO) 주관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IB부문에서 큰 폭의 수익을 달성해 수탁수수료 손익과 자산과리 수익의 부진을 상쇄했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이 IB부문에서 얻은 수수료 수익은 747억원으로 전년(2013년 4월~12월) 537억원 대비 139.2% 급증했다.

유 사장은 "증권회사의 수익원이 되는 주된 비즈니스가 5~6개 되는데, 우리랑 경쟁관계에 있는 증권사의 경우 한 분야에서 1등은 하지만, 다른 분야에선 10등을 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우리는 5~6개 메인 수익원 모든 분야에서 1등 아니면 적어도 2, 3등은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조적으로 보면 수익원이 제일 다변화돼 있다. 골고루 다 잘하다 보니 시장이 안 좋을 때도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수익원의 다변와 함께 직원들의 '헝그리 정신'도 한투가 자랑하는 기업문화다. 재벌이나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가 아닌 독립계열사이다 보니 직원들 각자가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하고 업무에 매진한다는 것이다.

유 사장은 "큰 재벌이나 은행 같은 배경이 없다보니 직원 각자가 자기 몫을 다해야만 한다는 정신으로 무장돼 있다"며 "'내가 내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최고가 되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 넘어질지 모른다'는 각오가 하나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리테일 영업 패러다임 변화 원년..신규 수익원도 개척"

유 사장은 올해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말부터 거래대금이 증가세로 반전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012년 2월 이후 처음으로 8조원을 넘어섰다. 3월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500억원으로 201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코스피보다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인 코스닥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도 3월 들어 3조원을 돌파했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 정착으로 개인의 금융자산 구성이 크게 변화하는 시기인 만큼, 다양한 상품 판매에 따른 수수료 수입의 증가도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 사장은 올해 고객수익률을 최우선시하는 새로운 형태의 자산관리 영업을 정착시키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고객은 자산 증대와 만족도 향상을, 회사는 수익 증가라는 결실을 얻는 상생경영의 원년으로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유 사장은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이 적시에 공급될 수 있도록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내부 평가 및 보상 기준도 새로운 전략에 맞춰 변경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영업직원들의 영업 방식과 자세까지 변화시켜 새로운 형태의 자산관리 영업이 조기 정착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객수익률을 최우선하는 자산관리 영업 정착과 함께 신성장엔진 발굴을 통한 신규 수익원 개척에도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자본규제 완화에 발맞춰 IB부문에서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기로 했다.

유 사장은 "초저금리 금융환경을 감안할 때 자본시장을 육성하고, 규제를 완화하고자 하는 금융당국의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완화된 자본규제를 감안해 리스크관리의 최적화를 도모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금융과 범IB부문에서의 영업력 향상과 수익 극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힘주었다.

◇해외시장 경쟁력 향상도 역점..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은 미정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 향상도 올해 역점 사업 중 하나다.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몸집을 키운 베트남 현지법인을 올해에는 10대 증권사에 진입시키고, 지난해 사무소를 설립해 진출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도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할 계획이다.

유 사장은 "베트남 현지법인은 2014년 흑자기조 구축에 이어 올해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통해 이른 시일 내에 베트남 10대 증권사에 진입시킬 계획"이라며 "2014년 설립한 인도네시아사무소의 경우 현지 파트너와 다양한 제휴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점포가 없는 은행인 인터넷전문은행 진출과 관련해선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인터넷·모바일만을 이용해 시중은행처럼 예금수신·이체·대출 등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은행을 말한다. 영업점에 가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나 계좌를 개설하고 예금과 대출을 할 수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핀테크 산업 활성화와 관련해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6월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최종방안'을 확정하고, 하반기에는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유 사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은 고려하고 검토해야 할 사안이 많다"며 "해당 이슈는 현재 초기이기 때문에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파생상품시장 규제 완화해야..세제 지원도 필요"

증권업계를 비롯한 국내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제언도 내놓았다. 바로 파생상품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다. 금융당국의 규제가 리스크 헤지수요를 감소시키고 외국인투자자를 해외시장으로 내몰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코스피200선물·옵션 등 장내 파생상품 전체 거래량은 6억계약으로 2011년 39억계약과 비교해 82.7% 급감했다. 거래대금(명목) 역시 지난해 9,100조원으로 2011년(1경6,000조원)보다 43% 줄었다. 2008년 키코사태에 이어 2010년 도이치 옵션 만기 사태로 국내 파생상품시장의 신뢰도가 추락한 데 이어 주식워런트증권(ELW) 호가 제출 제한, 옵션 승수 상향조정, 적격 개인투자자 제도 도입 등의 각종 규제가 더해진 영향이다.

유 사장은 정부의 미니선물옵션 도입을 환영하면서도 추가적인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격 개인투자자 제도는 개인의 무분별한 시장 진입 및 투자 손실을 방지할 수 있지만, 파생시장 자체를 위축시키고 결국 현물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며 "가뜩이나 파생상품거래 양도세마저 도입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해외 이탈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자본시장 저변 확대를 위한 세제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저금리시대를 맞이해 증권거래세를 현실화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 사장은 "앞으로 도입될 개인자산관리종합계좌(ISA)의 펀드 투자 등에 대해 세제상 유인을 크게 설계해야 한다"며 "또, 금융투자업자의 위탁수수료율(평균 0.097%)은 지속적으로 하락한 반면 증권거래세(0.3%)는 1996년 도입 이후 불변했는데, 저금리시대에 맞게 증권거래세 현실화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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