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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N현장]강점만 내세우는 시내면세점 '약점'은 없을까?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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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대호 기자]


< 앵커멘트 >
시내면세점 유치전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마지막으로 이랜드까지 오늘 면세점 입지를 확정하면서 특허권 2개를 놓고 7개 대기업이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습니다. 대기업들은 저마다 특장점을 알리며 시내면세점은 우리가 유치해야 한다고 한창인데요. 그렇다면 약점은 없을까요?
대기업들의 숨기고픈 약점을 이대호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1) 먼저, 롯데면세점의 경우에는 시장 독과점 사업자 아닙니까? 그게 이번에는 가장 큰 약점이 될 텐데요. 추가 특허를 받아도 걱정이라고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롯데면세점(호텔롯데)의 국내 면세점 시장 점유율은 50.8%에 달합니다. 전체 6곳 가운데 3곳이 롯데 매장인 서울시내 면세점만 놓고 보면 그 점유율은 60.5%까지 올라갑니다.

경쟁 업체들은 "롯데는 당연히 배제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롯데면세점을 사실상 경쟁자 중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롯데면세점에 사업권을 추가로 내줄 경우 특혜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은 관세청에게도 부담입니다.

롯데면세점은 억울해 합니다.

사스 파동 등으로 어려운 시기, 경쟁 업체들이 사업권을 반납할 때도 버텨낸 결과 만들어진 점유율인데, 이를 독과점으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이번에 추가 사업권을 받아도 걱정입니다.

서울 명동 본점과 잠실 롯데월드몰점 특허가 올해 말에 만료돼 다른 업체들과 다시 경쟁 입찰을 벌여야 하는데, 사업장이 많아졌다는 이유로 기존 알짜배기 면세점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롯데가 두 곳 특허를 모두 놓친다면 매출 2조 4,584억원(2014년 기준, 명동 본점 1조 9,763억, 잠실 롯데월드점 4,820억원)이 일순간 날아갑니다.


(2) 신세계그룹은 몇년 전 진출한 면세점 사업에서 계속 적자를 보고 있다는데,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요?

신세계그룹은 면세점 사업을 특화시키겠다며, 기존 신세계조선호텔 내 면세점 사업부를 별도의 법인으로 독립시키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조선호텔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한 조치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관세청이 마련한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 심사 평가표를 보면 '운영인의 경영 능력'이 300점으로 1,000점 만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신세계가 지난 2014년 4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김해공항 면세점은 물론 2012년 10월 인수한 파라다이스면세점도 아직 흑자를 낸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세계조선호텔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면세점 사업부가 속한 기타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00억원 적자였습니다. 호텔부분은 41억원 흑자였지만, 면세점 사업부의 대규모 적자로 인해 조선호텔 전체 영업이익이 159억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초기 투자비용을 감안하면 (사업이)일정 궤도에 올라와야 수익성이 턴어라운드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면세점 후보지로 결정한 신세계 본점에는 관광버스를 주차할 곳이 크게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하루에도 면세점 한 곳당 관광버스 300~500대가 이동한다"며, "교통과 주차 문제는 신세계가 풀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신세계 측은 주변 사업자들과 주차공간 임차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인근 롯데면세점 명동점이 대규모 교통 혼잡을 유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해법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아가 롯데면세점이 일궈놓은 유커 상권에 신세계가 숟가락만 올리려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따갑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매출 파이를 키우는 게 아니고 나눠먹기가 될 것"이라며, "정부가 말하는 관광 인프라 확대와도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습니다.


(3)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은 독과점 논란을 피하기 위한 전략 아니냐는 시선도 받고 있죠?

면세점 업계에서는 삼성가와 현대가가 손잡은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연합군을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습니다.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과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이 전면에 나서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을 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같은 연합전선을 "독과점 이슈를 피하기 위한 꼼수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냅니다.

신라면세점(호텔신라)의 시장점유율은 30.5%로, 롯데면세점과 합하면 81.3%에 달합니다. 롯데나 신라 어느 한 곳에 특허권이 추가되면 점유율이 90%를 넘길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호텔신라 입장에서는 면세점 사업에 신규진출하는 현대산업을 파트너로 삼아 독과점 논란의 농도를 흐리고 용산 아이파크몰이라는 입지도 확보하는 일석이조를 거두는 셈입니다.

용산은 외국인 거주지이지 관광지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2014년 서울시 관광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이 서울시내에서 주로 방문하는 관광지는 동대문, 명동, 경복궁, 서울N타워, 인사동, 남대문시장 등의 순으로, 용산지역은 순위권(20위)에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HDC신라면세점 측은 용산 아이파크몰의 경우 관광버스 수용 능력이 가장 좋고 철도를 이용해 지방 관광과도 연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이제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경쟁 우위를 갖는 것이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4) 한화갤러리아의 최대 경쟁자는 대기업이 아니라 중견기업라고요?


면세점 후보지를 여의도 63빌딩으로 정한 한화갤러리아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이러니하게도 중견중소기업군에 있는 유진기업입니다.

서울시내 면세점 3곳 중 2곳이 대기업, 1곳은 중견중소기업에 배정되는데, 중견기업인 유진기업이 면세점 후보지를 여의도 MBC 부지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만약 유진기업이 중견중소기업군에 배정된 시내면세점을 유치하는 데 성공할 경우, 정부가 대기업 면세점까지 여의도에 내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합니다.

일각에서는 한화갤러리아의 MD(상품구성)와 명품 브랜드 유치 능력에 의문을 던집니다. 백화점 사업을 기반으로 한다지만 한화갤러리아의 사업 규모가 경쟁 업체보다는 작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한화갤러리아 측은 "만약 그렇다면 제주공항에서 실패했을 것"이라며, "제주국제공항 면세점(갤러리아 듀티프리)은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8개월만에 흑자를 내는 등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반박합니다.


(5) 현대백화점그룹은 중소기업들과 합작법인을 만든다면서 상생을 강조하는데요. 그런데 계열사끼리 투자하는 것을 합작으로 과대포장 했다는 지적도 있어요?

현대백화점이 들고 나온 시내면세점 차별화는 바로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합작법인'입니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이 50%, 한무쇼핑이 20%, 모두투어가 17%를 투자하고, 나머지 지분 13%는 엔타스듀티프리, 서한사, 현대아산, 제이엔지코리아, 에스제이듀코 등이 나눠 갖게 됩니다.

그런데 한무쇼핑은 현대백화점과 정몽근 명예회장 등 특수관계자가 지분 65.4%를 가진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입니다.

계열사끼리 지분 70%를 투자하면서 '중소기업 합작'이라고 말하는 것은 과대포장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13%를 투자하는 중소기업들 각각의 지분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현대백화점이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정한 삼성동 무역센터점은 주차 공간이 부족하고, 인근 롯데면세점 코엑스점과 맞닿아 있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현대백화점 측은 6월 1일 입찰 마감 이후 세부적인 사업전략과 보완책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만 밝혔습니다.


(6) 워커힐 면세점을 운영하는 SK네트웍스는 건물을 임차해서 쓸 계획이라고요?

쟁쟁한 대기업들이 면세점 유치 장소로 자사가 가진 랜드마크 빌딩을 선정한 것에 비하면 SK네트웍스의 전략은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워커힐 면세점을 운영하는 SK네트웍스는 동대문 케레스타로 후보지를 정했는데, "특허권을 받을 경우 임대해서 쓰겠다"는 입장입니다.

업계에서는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은(업계 1위 롯데면세점 기준 7%) 면세점 특성상 임대료 지출은 수익성에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SK네트웍스는 동대문 상권과의 시너지를 표방합니다. 하지만 중소중견기업뿐만 아니라 경쟁기업과도 합종연횡 하고 있는 경쟁사들에 비하면 적극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광장동 워커힐 면세점의 특허기간이 올해 11월 만료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SK의 이같은 행보는 자칫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잃을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대해 SK네트웍스는 지난 1992년부터 23년간 면세점을 운영한 노하우를 갖고 있고, 중국인들에게도 차별화 된 서비스로 호응을 얻고 있다며 아직 본 게임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7) 이랜드는 가장 늦게 면세점 사업 전략을 발표했는데요. 일각에서는 "이랜드가 '명품 브랜드'를 제대로 유치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도 내놓고 있네요? 사업 부지를 늦게 결정한 만큼 영업개시에 대한 부담도 크다고요?

이랜드는 오늘(27일) 시내면세점 입지를 홍대 입구에 위치한 서교자이갤러리 부지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현지 사업에서 강점을 가진 이랜드가 홍대 상권을 많이 찾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면세점 사업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다만 서교자이갤러리는 기존 GS자이 모델하우스 건물이어서 이를 철거하고 면세점 건물을 새로 지어야 한다는 큰 과제가 남았습니다.

만약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면 당장 내년 초부터 영업을 시작해야 하는데, 반년 조금 넘는 시간에 건물 신축부터 상품 구성까지 모두 마치기에는 시간이 매우 빠듯하다는 지적입니다. 또한 건물이 GS건설 소유여서 임차료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업계에서는 "면세점은 쇼핑몰과 다르다"며 이랜드의 면세점 운영 능력에도 의문을 던집니다.

현대백화점과 한화갤러리아마저 면세점 명품 브랜드 관리 능력에서 의문을 사는 마당인데, 이랜드가 명품 브랜드 유치와 관리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겠느냐는 시선입니다.

이에 대해 이랜드는 세계 최대 면세점인 듀프리에서 명품과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공급을 지원하기로 해 이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8) 시내면세점이 워낙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다보니 그 선정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는데요. 어쨌든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죠?

시내면세점을 유치하기만 한다면 '차이나 머니 파워' 덕에 '조 단위' 매출이 기대된다는 점은 유통 대기업들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게도 합니다.

업계에서는 이미 '어디가 앞서고 어디가 뒤쳐져 있다'는 나름의 판세 분석을 합니다.

그러나 "평가는 관세청에서 하는 것이지 업계에서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은 의미 없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습니다.

15년만에 이뤄지는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는 오는 6월 1일 입찰 마감에 이어 7월 중 선정 결과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입니다.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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