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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테마주' 사스 때와 비교해보니…잘해야 원점회귀

박지은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박지은 기자]

#1.
코스닥 상장사 고려제약은 2003 3월 말 701원(2006년 액면분할 반영)에 거래됐지만 약 한 달 만에 2,500원까지 올랐다. 상승률은 256% 9거래일 연속 10% 내외의 급등을 이어갔다. 고려제약이 급등한 이유는 수입해 판매하고 있던 약품 펜타글로빈이 당시 유행했던 중증 호흡기 질환(사스)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공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급등한 주가는 오래가지 못했다. 다시 한 달 만에 2,500원에서 1,050원까지 반 토막이 난 것. 이후에도 사스 관련 이슈가 나올 때 마다 주가가 등락을 반복했지만 주가는 하향세를 이어가 1년 뒤인 2004 6월에는 700대로 떨어졌다. 고려제약의 2003년 영업이익 역시 전년 38억원보다 6억원 작은 32억원으로 기록됐다.


#2.
엔바이오테크과 인바이오넷은 2003년 사스 사태 당시 관련 수혜주로 꼽혔던 종목이다. 당시 엔바이오테크는 자사의 면역강화 물질 '베타-글루칸'에 대해 사스 원인균과 독감인플렌자 증식 억제 효능에 관한 특허출원을 완료했다고 공시했고 또 12월에서는 사스 억제 유산균 제품을 출시했다고 밝힌바 있다. 인바이오넷 역시 당시 사스 진단 DNA 칩을 세계 첫 상용화 시켰다고 밝혔다. 하지만 엔바이오텍은 두 번의 상호 변경 끝에 비엔디로 바꿨지만 2010년 상장폐지됐고 인바이오넷도 2008년 아이비진으로 상호변경했지만 역시 증시에서 퇴출됐다.

중동 호흡기 질환(MERS·메르스)이 확산되면서 제약·백신·바이오 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과거 2003년 사스 사태 당시 수혜주로 꼽히며 크게 올랐던 종목들이 이내 급락한 바 있고 일부 종목들은 그 이후 상장폐진 된 사례도 많아 투자에 유의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진원생명과학은 전 거래일보다 2,950(14.86%) 상승한 22,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0일까지만 해도 1만원에 채 못 미쳤던 진원생명과학은 연일 상한가를 이어오며 단 8거래일 만에 두 배 이상 뛰었다.

진원생명과학이 급등한 것은 메르스 확산에 따른 수혜 기대감 때문이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7일 진원생명과학이 관계사 이노비오와 함께 메르스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DNA 백신을 개발키로 했다고 밝히면서 주가 상승을 불일 지핀 것.

메르스와 관련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종목은 이뿐만이 아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전날부터 백신주 이-글 벳, 제일바이오, 고려제약, 중앙백신을 비롯해 바이오니아(메르스 진단키트 생산업체), 오공(마스크 관련), 파루(손세정제 관련) 등이 상한가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과거 사스 사태 때의 사례를 보면 이들 종목의 급등세는 위험해 보인다.

2002년 사스 사태 당시 고려제약, 파루, 엔바이오테크, 인바이오넷 등이 수혜주로 급등한 바 있지만, 재료 소멸 이후 급락세를 보였다. 특히 실적이 좋지 않았던 몇몇 종목들은 이후 수익 악화 등을 겪다가 몇 년 새 상장폐지되기도 했다.

때문에 메르스 관련주가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메르스 치료제 등과 직접적인 관련 있는 기업들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치료제도 없는 상황이고 치료제 개발에 들어간다고 말하지만 그게 언제 실적으로 나올지는 미지수다"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김현욱 연구원 역시 "기업본질적인 가치로 본다면 메르스와 관련된 제약, 바이오주들이 지금과 같은 강세를 보이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라며 "지금 임상을 시작한다고 해도 상용화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최근 개인유동성이 늘어난 가운데 IT, 자동차 등 대형주 부진으로 갈 곳을 잃은 자금들이 많아 수급적인 측면에서는 조금 더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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